2014년, 11살의 앳된 소녀(김지우 작가)가 캔버스 위 볼펜을 한 번도 떼지 않고 그림을 그려냅니다. 놀라운 실력에 사람들의 웅성대는 소리로 가득한 현장. 그러나 지우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 듯, 오직 그림에만 몰두합니다.
<금강초롱에서 숨바꼭질 캐릭터> 김지우 作
2014년부터 2022년까지 ‘봄 프로젝트’(발달장애아동·청소년 미술지원사업) 소속 작가로 9년간 활동해 온 지우. 올해 20살이 된 지우는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아 ‘인블라썸' 프로젝트(성인 발달장애인 미술작가 양성사업) 소속 작가로 한 단계 더 성장하여 더욱 더 폭넓은 지원을 받게 되었습니다.
꼬꼬마 어린 시절부터 어여쁜 대학생이 되기까지 10년의 세월을 함께한 지우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큰 울림을 전합니다. 장애를 뒤로하고 오직 실력으로 한남대 회화과에 입학한 지우. 비장애인과 똑같이 경쟁하여 일반 전형으로 대학에 합격한 지우는 지난 1학기 학과 수석을 했습니다. 하루하루 지우가 성장해 나가는 모습을 보며 또 다른 장애인들은 “할 수 있다” 다시 한번 희망을 가지게 됩니다.
한남대학교에 입학한 김지우 작가
밀알복지재단은 지우와 같이 다양한 문화·예술 분야에서 재능을 가진 수많은 장애인들과 함께합니다.
장애와 상관없이 재능을 꽃피우며 살아가는 수많은 예술·체육인들의 이야기... 지금 시작합니다!
#그림으로 세상을 잇다... 장애예술인들의 이야기
① 보고 희망하다, '봄(Seeing&Spring)프로젝트'
‘봄 프로젝트’는 발달장애 아동·청소년의 가능성을 보고(Seeing) 예술가의 희망(Spring)을 키울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발달장애인 아동·청소년 미술교육사업입니다. 현재 24명의 작가가 활동하고 있으며 그림으로 자립을 실현하는 아티스트가 되기 위해 미술교육과 작품 활동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제9회 '봄 프로젝트' 정기전시회 현장
봄 프로젝트 작가들의 이러한 노력은 10월 11일부터 10월 16일까지 개최된 전시회를 통해 엿볼 수 있었습니다. 서울 종로구 갤러리인사1010에서 진행된 봄 프로젝트 정기전시회 현장에는 지난 1년간 24명의 발달장애인 작가가 그린 주요 작품 60여 점이 전시되었습니다. 비장애인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그림 실력과 각 작가들의 독창적인 시선이 담긴 작품들은 많은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했습니다.
'봄 프로젝트' 이은규 작가와 작품 ‘LOVE SUBAK 2’
이은규 작가는 자폐장애를 갖고 있어 긴 시간의 대화를 나누기에 어려움은 있지만 그림을 그릴 때만큼은 무서울 정도의 집중력을 발휘합니다. 5~6살 때부터 그림 그리길 좋아했던 이은규 작가는 2019년 봄 프로젝트를 통해 본격적인 미술 교육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첫 정기 전시회를 성공적으로 마치며 미술작가로서 그리고 한 개인으로서 자부심과 희망을 갖게 된 이은규 작가는 '개인전'이라는 새로운 꿈을 꾸게 되었습니다. 훗날 멋진 개인전을 개최하는 화제의 예술가로 성장하길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② 만발할 꽃이 되길 바라며, '인블라썸(InBlossom)'
밀알복지재단은 발달장애인 아동·청소년 미술지원사업 봄 프로젝트에 이어 성인 발달장애인 자립 연계형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2023년 ‘인블라썸' 프로젝트를 새롭게 시작했습니다. 인블라썸은 성인 발달장애인에게 미술작가라는 직업적 범위를 넘어 사회적, 경제적 자립의 발판을 제공하는 사업으로 인블라썸 소속 작가들은 기업 콜라보, 사회적 메시지를 전하는 공익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인블라썸’ 김지우, 이민서 작가 활동 모습
인블라썸 프로젝트에는 김지우 작가와 이민서 작가가 소속되어 활동하고 있습니다. 김지우 작가는 최근 외부 기업의 캐릭터(이모티콘) 디자인을 의뢰받아 작업 활동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이민서 작가는 식물보전의 중요성을 알리는 전시회 ‘제2회 러쉬아트페어’에 참여해 자신만의 스타일로 표현한 작품을 선보였습니다. 오랜 기간 따뜻한 나날을 기다리다, 드디어 봄을 만나 예쁜 꽃을 피우게 된 작가들, ‘인블라썸’으로 자립의 꿈을 실현해 나가는 두 작가의 앞길에 무궁무진한 기회가 주어지길 바라봅니다.
③ 자립을 위한 또 다른 발걸음, '브릿지온 아르떼(Bridge On Arte)'
밀알복지재단이 창단한 발달장애인 예술단, '브릿지온'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연결하는 다리의 역할을 감당하겠다는 뜻을 가지고 미술(브릿지온 아르떼)과 음악(브릿지온 앙상블) 두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 중 현재 총 3명의 미술작가로 구성된 브릿지온 아르떼는 작품 전시, 체험활동, 아트상품 제작·판매뿐만 아니라 법정의무교육인 직장 내 장애인 인식개선 교육 활동을 수행하는 전문 강사로 활동하며 자립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독창적이고 자유로운 시선으로 바라본 예술적 세상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선보이는 이들의 활동은 많은 사람들에게 벅찬 감동을 선사합니다.
'렛츠플레이아트전' 최석원 작가 전시회 섹션
한편, 브릿지온 아르떼 최석원 작가는 처음으로 외부 전시회에 단독으로 참여했습니다. 7월 22일부터 9월 10일까지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진행된 <렛츠플레이아트전>에서 7개 작품을 전시했습니다. 최석원 작가는 작품을 통해 동물나라에 빗대어 꿈꿔왔던 장애인과 비장애인 간의 차별 없는 세상을 보여주며 대중에게 발달장애인 최석원이 아닌, 예술가 최석원으로 당당히 설 수 있었습니다.
#음악을 사랑하는... 장애뮤지션들의 이야기
① 음악으로 날개를 펴다, 밀알첼로앙상블 '날개'
2012년 창단한 밀알첼로앙상블 '날개'는 국내 최초의 발달장애 첼로 오케스트라입니다. 밀알복지재단은 발달장애가 있는 청소년들의 예술적 재능을 발굴하는 것은 물론, 음악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는 방법을 배워 많은 사람들에게 꿈과 희망을 나눌 수 있도록 전문적인 음악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현재 소속되어 있는 20명의 날개 단원들은 장애를 갖고 있는 그 모습 그대로 첼로를 연주하며 음악으로 세상과 대화하고, 세상을 느껴가고 있습니다.
‘날개’ 차수환 단원
날개의 차수환 단원은 2018년 날개에 입단하며 처음 첼로를 잡았습니다. 첼로를 좋아하는 마음과 훌륭한 첼리스트가 되겠다는 다짐으로 매일 6시간씩 연습해 온 차수환 단원은 2023년 올해 덕원예술고등학교에 입학해 전문 음악인이 되기 위한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습니다. 차수환 단원의 가족은 무언가를 집중해서 하는 것만으로 감사한 시기가 있었다며 기적과 같은 차수환 단원의 힘찬 행보를 기대해달라고 전했습니다. 웅장한 선율로 세상과 이야기하며 즐거움으로 첼로를 연주하는 차수환 단원의 힘찬 날갯짓을 응원하고 기대합니다.
② 화합의 하모니로 감동을 선사하다, ‘브릿지온 앙상블(Bridge On Ensemble)’
바이올린, 첼로, 플루트, 드럼, 건반 등 총 8명의 발달장애인 성인 연주자로 구성된 ‘브릿지온 앙상블’은 악기 연주자 및 문화·체험형 직장 내 장애인 인식개선 교육 활동을 수행하는 전문 강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10월 현재까지 학교, 기업, 공공기관 등 총 70곳을 방문하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브릿지온 앙상블은 화합의 하모니로 차별 없이 평등한 세상의 꿈을 연주하고 있습니다.
'브릿지온 앙상블' 최의택 단원
브릿지온 앙상블의 분위기 메이커, 최의택 단원은 뛰어난 예술적 재능을 가진 발달장애인 아티스트입니다. 2016년 카르디아스 플롯 오케스트라와의 협연으로 플루리스트로서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았으며 장애인 청소년 예술제 우수상(2015), 전국 장애인 음악 콩쿨(2023)에서 2등을 수상하는 등 음악 분야에서 뛰어난 두각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최의택 단원은 음악에 대한 열정으로 최근 성공회대 대학원에 진학했으며 무한한 성장가능성을 확인한 한 단체를 통해 장학금을 받기도 했습니다. 특유의 아름다운 선율로 사람들의 눈과 귀를 집중하게 만드는 최의택 단원의 꿈같은 연주가 끊임없이 이어질 수 있도록 밀알복지재단도 함께 하겠습니다.
#‘국가대표’를 꿈꾸며... 장애 체육인들의 이야기
전 세계를 뜨겁게 달군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이어 10월 22일부터는 항저우 패럴림픽이 개막해 많은 장애 체육인이 경기를 이어갑니다. 땀과 눈물로 경기를 준비하는 장애인 선수들, 밀알복지재단은 국가대표 장애인 운동선수를 꿈꾸는 장애 청소년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① 꿈을 향해 뛰어오르다, '점프(JUMP)'
‘점프’는 운동에 재능을 가진 저소득 장애 청소년(만 14세~24세)에게 훈련 레슨비와 훈련 장비 등을 지원하며 운동선수로서의 건강한 성장을 도모하는 사업입니다. 현재 16명의 선수와 3개 단체가 점프에 소속되어 활동하고 있으며 이들은 국가대표라는 꿈을 향해 열심히 달려가고 있습니다.
‘점프’ 김지혜 선수 (제42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 3관왕)
김지혜 선수(시각장애)는 15살이 되던 해, 장애인 육상 선수를 꿈꾸며 운동을 시작했으나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더 이상 훈련받지 못할 위기에 처했습니다. 다행히 우연한 계기로 밀알복지재단의 점프를 통해 훈련비를 지원받게 되며 다시 운동을 시작하게 된 김지혜 선수는 ‘장애인 육상 유망주’로 불리며 체육계의 다크호스로 떠올랐습니다.
김지혜 선수는 지난해 창던지기, 원반던지기, 포환던지기 세 종목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3관왕(2022년 제42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의 영예를 거머쥐었습니다. 오는 11월 열리는 전국장애인체육대회 출전을 준비하며 바쁜 나날들을 보내고 있는 김지혜 선수. 이번 대회에서도 김지혜 선수의 금빛 릴레이를 기대하겠습니다.
재능 있는 장애인이 꿈을 꽃피울 수 있도록 함께해 주세요.
세상에는 아직 그림을 그리고 싶어도 그림을 그리지 못하는 장애인이 많습니다. 음악을 하고 싶어도 음악을 연주하지 못하는 장애인, 운동하고 싶어도 운동하지 못하는 장애인도 많습니다. 밀알복지재단은 그런 장애인들이 마음껏 꿈꾸고 실현해가는 세상을 위해 노력합니다. 장애를 가진 이들이 더 이상 사회에서 소외되지 않고 그들만의 재능을 꽃피우며 진정한 사회의 일원이 될 수 있도록 함께해 주세요.
밀알복지재단은 후원자님과 함께 봄날의 아름다운 꽃으로 피어나기까지, 자유롭게 날갯짓할 수 있는 세상으로 |
글.홍보실 노태수
사진.밀알복지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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