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알복지재단에서 운영하고 있는 성남시한마음복지관은 장애인에게 필요한 생애주기별 맞춤 서비스를 지원하는 장애인복지관입니다. 대학생기자단이 잠깐이나마 둘러본 한마음복지관은 모든 이용자들과 사회복지사들이 마주치면 살갑게 인사하는 정 많고 따스한 공간이었습니다. 많은 시설과 다양한 프로그램들도 가득했고요. 장애인과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통합을 만들자는 미션으로 운영되고 있는 한마음복지관은 지역사회의 일선에서 함께의 가치를 실현하고 있었습니다.오늘 소개할 점자도서관은 한마음복지관 1층 복도 끝에 위치해 있습니다. 외관상으로는 다른 도서관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점자도서관만의 특별한 점을 찾을 수 있습니다. 바로 이곳엔 점자도서, 점묵자도서, 큰글자도서, 촉각도서 등이 마련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점자도서관은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도서뿐 아니라 일반도서(묵자도서) 역시 비치되어 있어 장애인과 비장애인 구분 없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점이 큰 특징입니다. 또한 지면의 단차가 거의 없어 장애인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된 점 역시 눈에 띄었습니다. 점자도서관은 장애인들에게 독서를 통한 문화적 복지를 지원함과 동시에,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진행하며 여러 방면에서의 복지지원에 힘쓰고 있었습니다. 더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점자도서관 심정아 사서님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습니다. |
Q. 한마음복지관 점자도서관에서 어떠한 일을 하고 계신가요?
사서로서의 기본적인 업무로 책을 구매·등록하고, 대출할 수 있도록 컴퓨터에 입력하고 책 라벨을 붙이는 업무, 대출과 반납을 도와주는 업무를 주로 담당하고 있어요. 그리고 도서관에 지역 아동들이 방문하기도 하는데, 지역 아동들을 대상으로 동화구연, 독서치료, 원화 전시와 같은 정기적인 프로그램과 독서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Q. 점자도서관을 하루에 몇 명 정도 이용하고 있나요?
코로나19 영향이 있어 정확한 수치를 말씀드리기는 조금 어렵지만, 최근에는 하루에 70~80명 정도 오시는 것 같습니다. 프로그램 이용자를 제외하고 도서 열람을 위한 방문자 수만 그 정도 됩니다.
Q. 점자도서관에는 어떠한 종류의 책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점자도서, 점묵자도서, 녹음도서, 큰글씨도서, 촉각도서가 있어요. 먼저 점자도서는 종이에 점자만 찍혀 있는 책이에요. 그래서 시각장애인분들만 이용 가능합니다.
점묵자도서는 일반 그림책에 점자 스티커를 붙여 시각장애인과 비시각장애인이 같이 볼 수 있도록 만든 책이에요. 페이지에 맞는 점자 스티커를 만들어 붙여서 제작합니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도서이지만 비시각장애인도 도서 이용이 가능해 장애인식개선의 효과도 있습니다. 아이가 “이 스티커는 왜 붙어 있는 거야?”라고 물으면, “그건 시각장애인이 읽을 수 있도록 만들어진 책이야.”라고 알려줄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녹음도서는 CD 플레이어나 컴퓨터로 들을 수 있습니다. CD 플레이어 사용이 용이하지 않은 분들이 많아 음원을 네트워크에 업로드하는 작업도 함께 하고 있어요. ‘국가대체자료공유시스템 DREAM’ 서비스인데, 홈페이지 또는 모바일 앱을 통해 자료를 다운받아 청취가 가능합니다. 단 도서관에서 시각장애인으로 인증을 받은 분만 이용할 수 있어요.
큰글자도서는 글씨가 큰 책이에요. 보통 책의 글씨 크기가 10pt 정도라면 이 책은 16~18pt 정도예요. 저시력 시각장애인을 위한 도서인데, 시력이 좋지 않은 어르신들도 많이 이용하고 계십니다.
촉각도서는 점자와 글씨가 같이 있고, 다양한 재료로 그림이 입체적으로 표현되어 있어 질감을 만져보며 읽을 수 있는 책입니다.
Q. 점자도서가 만들어지는 과정은 어떻게 되나요?
점자도서는 입력봉사자가 책 내용 글자 그대로 PC에 타이핑합니다. 타이핑한 내용을 책 원본과 대조하여 오탈자, 띄어쓰기의 검수과정을 거치고 난 뒤 점역프로그램을 이용하여 점자파일로 변환합니다. 생성된 점자파일에 특수문자 또는 글자에 오류가 없는지를 다시 한번 교정해야 합니다. 교정이 마무리되면 점자 프린터를 이용하여 출력하고 제본해서 책을 만듭니다. 그림책에 스티커를 붙여 만드는 점묵자도서도 동일한 과정을 거치는데 점자스티커 형태의 모텍스 용지에 출력하여 만들고 있어요.
Q. 음성도서는 어떻게 만들어지나요?
먼저 음성도서 제작을 위한 녹음봉사 지원자들을 모집해요. 시각장애인 당사자가 듣기에 내용 전달력이 좋은 분으로 선별하여 호흡법이나 발성법의 낭독기술과 오디오녹음·편집방법을 교육합니다. 교육을 수료한 낭독봉사자들이 비로소 녹음에 임하게 되는데요. 이전에는 도서관 녹음부스에서 작업했었어요. 그런데 코로나19 이후에는 도서관 방문이 어렵다 보니 홈레코딩 봉사자를 별도 모집해서 봉사자가 자택에서 녹음하고 편집하여 음성파일로 보내주고 있습니다. 받은 파일은 재편집 과정을 거쳐 음성 CD로 제작하거나, 온라인에 업로드하고 있습니다.
Q. 한마음 복지관 점자 도서관의 다양한 프로그램 중 대표적인 것은 무엇이 있나요?
한마음복지관 점자도서관에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2011년 개관 이후 2012년도부터 성인 시각장애인을 대상으로 운영중인 ‘글쓰기 교실’입니다. 참가자들이 작성한 시와 수필을 강사와 함께 읽고, 다른 참가자들과 함께 나누는 시간을 보내요. 이 과정에서 참가자들은 마음의 여유를 가지게 되고, 대회에 출품해 수상하기도 합니다.
음악교실도 있는데요. 코로나19 이전에는 노래교실이었지만 코로나19 이후 다양한 악기를 연주해보고 화음도 쌓아보는 음악교실로 바뀌게 되었어요. 음악교실을 통해 코로나19로 울적하고 힘들었던 분들께 “힐링 되었다.”라는 말씀을 많이 들었죠.
또 동네 상점들에 점자메뉴판을 만들어드렸던 프로그램이 생각나네요. 평소에 시각장애인분들과 이야기해보면, 근처 음식점들에 어떤 메뉴가 있는지 모르겠다는 분들이 많았어요. 보통 시각장애인분들은 활동보조인과 함께 다니지만, 혼자 다니시는 분들도 많아 어딜 가더라도 항상 똑같은 알고 있는 메뉴만 주문하시거든요.
이런 분들에게 다양한 메뉴가 있다는 걸 알려드리고 싶어서 복지관 주변 상점들과 시각장애인분들이 많이 거주하시는 동네의 상점들에 제안해 점자 메뉴판을 만들었어요. 특히 점자와 한글을 함께 표시하여 시각장애인과 비시각장애인이 함께 볼 수 있게 메뉴판을 만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Q. 마지막으로 점자 도서관 이용자들께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나요?
언제든 즐겁게 방문하시고 이용해주시면 좋겠습니다. 특히 저희 도서관 이용자 중 많은 분들이 60대 이상의 어르신들인데요, 코로나19로 외부활동이 많이 줄어드셨을 터라 건강이 염려돼요. 얼른 회복하시고 도서관을 다시 찾아주시면 좋겠습니다.
시청각장애아동을 위한 노력
시청각장애인은 시각뿐만 아니라 청각기능까지 함께 손실돼 의사소통과 정보 접근에 취약합니다. 특히 시청각장애아동의 경우 장애특성에 따른 교육환경의 부재로, 성장 과정에서 누려야 할 교육권에서 소외돼 있는 실정입니다. 이에 영풍문고는 수도권 중대형 매장 10곳(종각 종로본점, 여의도 IFC몰점, 용산 아이파크몰점, 분당 서현점, 김포공항점, 사당역점, 스타필드 코엑스몰점, 신림점, 홍대점, 왕십리역점)에 설치된 시청각장애아동을 위한 기부함을 통해 마련된 기금으로 촉각도서 및 점자도서를 마련하여 헬렌켈러센터를 통해 시청각장애아동 30명을 대상으로 직접 만지고 느끼면서 학습할 수 있도록 1인당 3권씩, 총 90권을 지원했습니다.
도서를 전달받은 시청각장애아동 박모 군의 어머니는 “소외된 시청각장애인에게 관심을 가져주는 것만으로도 많은 감동과 위안을 받는다”며 “아이들을 위해 도서 기부를 추진해주신 밀알복지재단과 영풍문고 관계자 분들께 감사드리며, 우리 아이에게 희망찬 미래가 있다는 걸 보여주게 돼 기쁘다”고 전했습니다.
글. 대학생기자단 김세연, 서민석, 이소희, 홍보실 오솔길
사진. 대학생기자단 김세연, 서민석, 이소희, 홍보실 정이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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