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희는 밀알복지재단 대학생기자단 3기 정여은, 한예진 입니다.
저희는 지난 6월 진행된 제18회 밀알콘서트 ‘우리, 함께’를 통해 거주시설에 계신 장애인들의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에 대해 알게 되었습니다. 실제 그룹홈에 거주하고 있는 장애인들의 일상과 코로나19가 미친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밀알복지재단에서 운영 중인 옥수그룹홈에 방문하였습니다. 경기도 성남시에 있는 옥수그룹홈에는 안정온 원장과 고세창 씨(52세), 김상범 씨(45세), 배상언 씨(35세), 강현성 씨(28세)와 반려견 티치가 살고 있습니다. 안정온 원장은 거주자의 자립을 목표로, 서로 기다리며 존중하는 자세를 익히기 위해 노력한다고 했습니다.
* 그룹홈(Group Home System) : 사회생활에 적응하기 힘든 장애인이나 노숙자 등 가족이 아닌 사람들이 모여 공동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한 시설
먼저 옥수그룹홈을 이끌고 있는 안정온 원장과 대화를 나누어 보았습니다.
함께 살고 계시는 분들의 일상이 궁금합니다. 일과가 어떻게 되나요? 지켜야 할 생활 규칙도 있나요?
낮에는 각자의 직장에서 일하고 퇴근하여 저녁에 집으로 돌아옵니다. 퇴근 후에 함께 저녁을 먹고 각자 원하는 시간에 취침을 하고요. 정해진 규칙은 기상 시간 외에 없고 대부분 자율에 맡기는 편입니다. 예를 들어 화장실 청소는 나이순으로, 아침 설거지를 세창 씨가 하면 저녁 설거지는 현성 씨가 하고 이런 식으로 집안일도 자율적으로 역할을 분담해서 하고 있어요.
코로나19로 운영에 있어 달라진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코로나 이전에는 문화생활도 자주 했는데 거의 하지 못하게 되었고, 주 1회 함께 외식을 하던 것도 음식을 배달시키는 것으로 대체하고 있어요. 성남시 그룹홈 연합회를 통해 함께 나들이를 가거나 송년회를 했던 행사들도 진행하지 못하고 있고, 그룹홈 거주자끼리 모여서 함께 받던 교육도 비대면으로 진행되어 새롭게 적응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과 모여서 하는 활동을 기대하고 좋아했는데 요즘은 그런 것들을 하지 못해서 많이 아쉬워하고 있어요.
앞으로 운영 계획은 무엇인가요?
식구들의 욕구를 최대한으로 파악하려고 노력해요. 개선과 교육에 초점을 두면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많고 무조건 가르치는 것은 제가 원하는 방향이 아니에요. 스스로 할 수 있도록 기다려주는 것이 우선 목표입니다.
원장님에게 옥수그룹홈이란 어떤 의미인가요?
저의 가능성을 확인한 곳이요. 옥수에서 일하기 전에는 평범한 주부로 살아왔기에, 내가 잘 할 수 있을까, 잘하고 있나 라는 생각을 많이 했는데, 주변에서 잘하고 있다고 알아봐 주니 저의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특히 오랜 시간 함께 해준 세창 씨에게 고마워요.
다음으로 옥수그룹홈의 역사를 함께한 가장 오래된 거주자, 세창씨와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맨 처음 어떤 경로로 입주하게 되었고, 얼마나 거주하셨나요?
저는 옥수그룹홈이 만들어진 2008년부터 거주하게 되었고, 평소 친하게 지내던 지인을 통해 입주하게 되었습니다.
평소 생활은 어떤가요?
저는 룸메이트 조사를 통해 상범 씨와 같은 방을 쓰게 되었는데, 서로 마음이 잘 맞고 배려해주어서 다툼이 없습니다. 함께 생활하는 다른 친구들과도 싸운 적이 없는데, 그 비결은 서로 기다려주기인 것 같습니다. 평일에는 직장인 굿윌스토어에서 일하고, 퇴근 후 TV를 즐겨봅니다. 최근에는 KBS 드라마 ‘빨강 구두’를 즐겨보며 여가를 보내고 있습니다.
코로나 이후 거주 시설에 달라진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평소 저녁 식사 이후 산책하는 것을 좋아했는데 코로나19로 인해 요새는 마음대로 나가지 못합니다. 집안에만 있으니 너무 답답하고, 빨리 코로나19가 종식되어 그룹홈 친구들과 함께 노래방에 가서 신나게 춤을 추면서 노래를 부르고 싶습니다.
세창 씨에게 옥수그룹홈은 어떤 의미인가요?
저에게 옥수그룹홈은 행복한 집입니다. 단순히 잠을 자거나 생활을 하는 것을 넘어서 행복한 마음이 들게 하는 집입니다.
취재를 마치며
"기다림"이 가장 큰 운영의 신조라는 원장님의 말씀과 이미 한 식구가 된 거주자들의 모습을 통해, 강제로 맞춰가기보다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으로 지속 가능한 공존의 방법을 찾는 것이 진짜 식구(食口)가 되는 법이라고 느꼈습니다.
앞으로 장애인들이 선택할 수 있는 가족의 형태가 더 다양해졌으면 좋겠고, 그룹홈이 장애인들이 자연스럽게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 중 하나로 많은 사람의 인식 속에 자리 잡았으면 좋겠습니다.
- 한예진 기자
복지관을 가 본 경험은 많지만, 그룹홈을 가 본 경험은 처음이었습니다. 그룹홈을 처음 듣고 취재를 결심했을 때만 해도, 그룹홈에서 생활하는 것이 불편한 것이라고 생각하며 어려움에 취재 기사의 초점을 맞췄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방문해서 취재하며, 전혀 불편함 없이 행복하게 사는 그룹홈 사람들을 보며, 제가 편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깨달아 매우 부끄러웠습니다. 평소 장애인과 복지에 관심을 많이 가지고 활동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장애 인식 개선에 조금 더 관심을 가지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 정여은 기자
글. 밀알복지재단 대학생 기자단 3기 정여은, 한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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