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10년째, 발달장애인 미술작가 꿈나무들의
성장과 사회참여를 돕는 ‘봄(Seeing&Spring)’
봄 프로젝트(Seeing&Spring)는 발달장애 아동청소년의 미술적 재능을 보고(Seeing), 이들이 미술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는 방법을 배우며 예술가로서 성장하길 바라는 희망(Spring)을 담아 2014년 시작된 밀알복지재단의 발달장애인 아동·청소년 미술교육사업입니다. KB국민카드의 꾸준한 후원과 관심으로, 봄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학생들은 전문 미술 교육과 정기 전시회 참여 기회 등 창작 활동을 지원받고 있습니다.
‘떠오르는 꿈’ 제10회 봄 정기 전시회 현장에서 기념 촬영 중인 참여 작가들
그림으로 마음을 전하는 게 가장 즐거운 우리
봄 프로젝트 소속 작가들은 초등학생부터 만 24세까지의 발달장애 아동·청소년으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올해 초, 서류 심사와 드로잉 오디션을 거쳐 선발된 24명의 작가들은 봄이 시작되던 지난 3월부터 주1회 개인과 그룹으로 미술수업을 지원받았습니다. 그동안 그리지 않았던 주제의 그림을 그려보기도 하고, 아크릴과 유화 등 처음 접해보는 소재를 다뤄보는 등 전문 미술 강사의 지도 하에 ‘미술작가’라는 꿈에 한발짝 더 가까이 다가가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가을, 어느덧 실력이 무르익은 작가들은 그동안 갈고 닦은 실력을 뽐내고 그림으로 소통하는 장을 갖고자 전시회를 가졌습니다. ‘제10회 봄 프로젝트(Seeing&Spring) 정기 전시회 '떠오르는 꿈'은 지난 9월 25일부터 30일까지, 6일 간 서울 인사동 갤러리은에서 개최되었습니다.
‘떠오르는 꿈’ 제10회 봄 정기 전시회 현장
남녀노소 즐기는 미술 전시로 장애 인식을 개선하다
이번 전시에서는 회화, 조소, 영상, 그리고 행위예술까지 50점 이상의 작품이 전시되며 더욱 풍부한 볼거리를 만나볼 수 있었는데요. 알록달록한 색감과 천진난만한 그림들이 인사동을 지나치는 수많은 사람들의 발길을 사로잡은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지나가다가 ‘학생들이 전시를 하네?’ 하면서 들어왔는데, 전시를 다 보고나서야 발달장애 아동들의 그림 전시라는 걸 알게 됐어요. 작품만 보고는 장애가 있는지 모를 거 같아요. 하고 싶은 말을 그림으로 종알종알 풀어내는 것 같아서 마음이 흐뭇했고요. 얼마나 기특해요, 이렇게 잘 그린다는 게...”
작품 앞에서 수 십 분을 보내며 ‘말해주지 않았다면 발달장애인 작가들의 작품인 줄 몰랐을 것’이라 말하는 관람객을 포함해, 전시회를 찾은 수많은 관객들은 작가들만이 가진 남다른 시선과 개성이 담긴 전시에 감탄을 금치 못했습니다.
이렇게 6일의 짧은 전시 기간 동안 방문한 관람객 수는 총 6,000명. 전시 종료 전날인 일요일에는 하루만에 무려 2,700명이 넘는 시민들이 봄 프로젝트 작가들의 그림을 관람했습니다. 특히 어린 자녀와 함께 방문한 가족 단위의 관람객들이 많았는데요. 그림 속 동물이나 캐릭터에 대해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에서 발달장애가 무엇인지, 장애인들이 그림을 그리고 사회에 참여하는 일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장애인에 대한 인식을 개선할 수 있도록 교육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습니다.
제10회 봄 프로젝트 정기 전시회 현장에서 자신의 작품을 선보이는 유강빈 작가
제10회 봄 프로젝트 정기 전시회에 참여한 나현호 작가
봄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어서 행복합니다!
관객 중에는 10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변함없이 발달장애인 작가들을 위해 묵묵히 후원해 온 KB국민카드에 놀라움을 표하기도 했습니다. 동시에 발달장애인도 자신이 가진 재능을 발휘하고 원하는 꿈을 이룰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려면, 꾸준한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에 공감하는 분들도 많았습니다.
봄 프로젝트 졸업생 김지우 작가의 ‘분홍 꽃 자화상’ (좌)
작업실에서 그림을 그리는 김지우 작가(우)
실제로 봄 프로젝트는 10여 년간 KB국민카드의 변함없는 지원이 있었기에 사업을 이어올 수 있었고, 오랜 지원이 누적되면서 참여했던 작가들이 미술 공모전에서 수상하거나, 전업 작가로서 취업에 성공하는 등 좋은 소식들이 들려오고 있습니다. 일례로, 올해 봄 프로젝트를 통해 처음으로 전문적인 미술 교육을 받은 유강빈 작가는 3개월 만에 전국장애청소년예술제와 전국장애청소년미술대전에서 각각 입선, 장려상 수상이라는 쾌거를 이뤘습니다. 또한 봄 프로젝트 졸업생인 김지우 작가는 비장애인들과 경쟁해 예술대학에 진학, 학과 수석의 자리를 꿰찬 것은 물론 수 십번이 넘는 크고 작은 전시회에 참여하는 등 베테랑 작가로서 입지를 탄탄히 굳혀가고 있습니다.
발달장애인 미술작가 꿈나무들이 봄(Spring)을 맞이하길 기대하며
봄 프로젝트를 통해 교육을 받는 예비 미술 작가들은 매년 전문 강사와 매칭되어 다양한 기법, 재료, 소재를 다루는 교육을 받게 됩니다. 그리고 1년 동안 갈고 닦은 그림 실력을 선보일 수 있는 ‘정기 전시회’를 기다리며, 설렘과 기대를 안고 작품을 준비합니다. 봄 프로젝트를 통해 어엿한 미술작가로 성장할 교육생들의 봄(Spring)을 기다리며, 이들이 일찍이 보여주는 가능성을 함께 지켜봐 주세요(Seeing)!
글 | 밀알문화예술센터 김재윤 간사
편집 | 밀알복지재단 홍보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