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매거진

손의 온기로 전해지는 진심, 밀알틔움봉사단 '흙사랑' 농업체험활동 현장
2024.07.30

밀알복지재단 헬렌켈러센터에서는 시청각장애인 자조모임의 일환으로 한 달에 한번씩 ‘흙사랑’ 농업체험활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난 7월 11일 진행된 농업체험활동에는 특별한 손님이 함께했는데요. 바로 밀알복지재단의 대학생 봉사단, ‘밀알틔움봉사단’의 대학생들이 자원봉사자로 함께한 겁니다.


‘흙사랑’ 농업체험활동 현장에서 밀알틔움봉사단과 시청각장애인 

밀알틔움봉사단은 ‘밀알이 땅에 떨어져 싹을 틔워 열매를 맺는 것처럼, 밀알과 대학생들이 함께 만나 희망과 사랑을 함께 싹틔워보자’라는 의미를 담은 이름입니다. 그 이름처럼 밀알틔움봉사단은 국내외 소외된 이웃을 돕기 위해 다양한 나눔 캠페인을 기획, 봉사활동을 진행중입니다. 대표적으로 전기 없이 어둠 속에서 살아가는 해외 에너지빈곤국 주민들의 일상을 밝게 비춰주는 ‘라이팅칠드런’ 캠페인,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벽을 허물어뜨리는 ‘배리어프리’ 캠페인이 있습니다.


밀알틔움봉사단은 배리어프리 캠페인의 일환으로 ‘점자 동화책 제작 챌린지’를 진행해 시청각장애인에게 점자 동화책을 선물하기도 했는데요. 시청각장애인을 위한 활동을 해오고는 있었지만, 실제로 시청각장애인과 대면해 함께하는 활동은 이번 농업체험활동이 처음이었습니다. 이에 봉사단원들은 그 어느때보다 큰 기대와 설레임으로 농업체험활동을 기다리며 준비했습니다.


본격적인 활동을 앞두고 한 컷!



손의 온기로 전해지는 진심

농업체험활동 진행에 앞서, 밀알복지재단은 밀알틔움봉사단을 대상으로 시청각장애인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한 사전교육도 진행했는데요. 교육은 시청각장애에 대해 전반적인 이해를 높이는 '이해교육'과 장애 특성에 알맞게 보행을 돕는 '보행교육', 시청각장애인의 의사소통 방법에 대해 알아보고 간단한 대화도 나눠보는 '의사소통 교육'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사전교육에 참여한 봉사단원들은 열심히 교육을 듣고, 아직은 서툰 손짓이지만 촉수화와 필담도 연습해보며 시청각장애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필담으로 대화를 나누는 밀알틔움봉사단과 시청각장애인 



함께하는 기쁨을 누리는 우리

즐겁고 유익했던 사전 교육을 마치고, 설렘으로 기다리던 흙사랑 농업체험활동 봉사활동 당일이 되었습니다. 사전교육을 통한 이해를 바탕으로 시청각장애인과 봉사단원들은 2:1로 짝을 이뤄 간단한 수어를 통해 인사하고 대화하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처음 하는 수어와 필담이 어색하고 어렵게 느껴졌지만, 다양한 대화를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한층 더 가까워질 수 있었습니다.


“저와 동행하셨던 저시력·청력장애인분은 걷는 걸 좋아하셔서 산책하며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마라톤, 달리기를 좋아하셔서 23년 동안 약 400회 정도의 마라톤에 참여하셨다는 이야기를 듣고, 저도 모르게 갖고 있던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없애는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 총신대학교 양민수 단원 


채소와 허브를 수확 중인 밀알틔움봉사단과 시청각장애인


짧게만 느껴지던 대화를 마치고, 본격적으로 흙사랑 농업체험활동이 시작되었습니다. 짝을 이룬 밀알틔움봉사단과 시청각장애인들은 마련된 텃밭에서 채소와 허브를 수확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봉사단원들은 시청각장애인 분들과 함께 농작물을 직접 만져보고, 향기를 맡으며 촉각과 후각을 통해 수확하는 즐거움을 만끽했습니다. 함께 수확한 채소와 허브는 이어진 ‘팜 파티(Farm Party)’에 사용되었는데요. 팜 파티에서는 직접 수확한 채소와 허브를 세척, 손질해 고기와 함께 맛있게 먹었습니다.


식사가 마무리 된 이후에는 마지막 활동으로 향긋한 향기가 가득한 허브농장을 거닐며 산책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밀알틔움봉사단은 보행교육 시 배웠던 방법대로 시청각장애인과 한 걸음, 한 걸음 발 맞춰 걸으며, 이제는 자연스러워진 수어와 필담으로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봉사단원들과 시청각장애인들은 오늘의 짧았던 만남의 아쉬움을 뒤로 하고, 오늘의 행복했던 시간을 되돌아보며 다음 만남을 기약했습니다.


수확한 채소와 함께하는 ‘팜 파티’ 현장


 

허브농장을 산책하는 밀알틔움봉사단과 시청각장애인



나누며 배가 되는 감동

흙사랑 농업체험활동이 마무리 된 후, 밀알틔움봉사단원들은 한자리에 모여 활동에 대한 소감을 나누었습니다. 서로의 소감을 들으며 각자 어떠한 마음가짐과 생각으로 봉사활동에 임했는지 공유하고, 새로운 깨달음도 얻는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시각과 청각의 도움 없이 느끼는 세상, 시청각장애인분들이 살아가는 삶이 궁금해서 기쁜 마음으로 농업체험 활동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필담과 수어를 통해 소통하고 교감하며, 세상을 만나는 방식이 다를 뿐 나와 다를 게 없는 분들이라는 것을 배웠고, 시청각장애인분들의 삶이 의미 있게 구성될 수 있도록 많은 노력과 관심을 기울여야겠다고 생각했어요.” - 성균관대학교 이정은 단원


“처음으로 시청각장애인분들과 함께하는 시간이었는데, 간단한 수어를 통해 소통하며 고기도 직접 구워드렸던 점이 인상깊었습니다. 하지만 소통에 어려움이 있었던 순간들이 많아 아쉽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수어에 대해 더 공부해보고 익혀보면서 앞으로 시청각장애인분들과 더 많은 얘기를 나누며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총신대학교 이성령 단원


“처음에는 어떻게 해야 할지 걱정도 되고 어색했었는데, 저의 서툰 수어에도 친절하게 반응해주시고 제 보행속도에 맞춰 잘 따라와 주셔서 너무 감사했습니다. 짧지만 시청각장애인분들에 대해 더 깊게 이해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 안산대학교 최유성 단원


밀알틔움봉사단 단체 사진
 

밀알틔움봉사단은 앞으로도 전국 대학교에서 캠페인 활동을 전개하며 학우들에게 나눔의 가치를 전할 예정입니다. 나눔이 싹을 틔워 숲을 이루는 그 날까지, 밀알틔움봉사단이 펼쳐갈 활약을 관심 있게 지켜봐 주세요.



글 | 밀알복지재단 미래나눔팀 이시온

편집 | 밀알복지재단 홍보실 오솔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