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매거진

[제1회 내가 GREEN 그림 미술공모전 수상자 인터뷰] "발달장애인 청소년들의 빛나는 예술성"
2024.06.17

지난 5월 KB국민카드의 후원으로 밀알복지재단이 뜻깊은 공모전을 개최했습니다. 바로, 6월 5일 '환경의 날'을 기념하는 <제1회 내가 GREEN 그림 미술공모전>입니다. 실력이 출중한 전국의 발달장애인 청소년들이 응모해주어 심사가 무척 까다로웠다는 후문이 있는데요. 그런 높은 경쟁률을 뚫고 4명의 학생이 수상의 영광을 안게 되었습니다.

이들이 화폭에 담은 환경 보호의 메시지를 함께 감상하러 가보실까요?



[대상] 김나경, '순환의 수레바퀴 낀 도마뱀'


김나경, '순환의 수레바퀴 낀 도마뱀'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김나경 학생의 프로필 사진 

(나경) 안녕하세요. 저는 부산에 살고 있는 석포여자중학교 1학년 김나경입니다. 저는 초등학교 때 부산 금정산성이라고 하는 곳에서 살았는데, 그곳에서 몇 년을 살다 보니 자연에 관한 깊은 관심이 시작되었습니다. 좀 더 재미있는, 자연에 관한 체험들을 겪으면서 자연에 관한 이해심이 커졌습니다.

저는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합니다. 저와 제 그림은 끈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저는 그림을 못 그리면 아무것도 하지 않는 돌이 됩니다. 그런데 그림을 그리면 온갖 재미있는 상상들이 넘쳐나는 보석이 됩니다. 제가 본 자연의 모습, 제 주변 환경, 만화 속 이미지들을 연결하여 마음 속 이야기를 만들어서 제 마음의 느낌을 그립니다.


Q. 작품 제목이 시적이라는 평가가 있었어요. 나경 학생이 직접 붙인 제목인가요?

(나경) 제 그림은 제가 제목을 정한 것이 맞습니다. 설명도 직접 작성했습니다만, 제가 한 말은 길어서 엄마가 추려주셨습니다. 

(나경 어머님) 네, 제목과 설명은 나경이가 직접 작성했습니다. 제목은 10개 정도 생각나는 대로 적고 그 중에서 가장 좋은 걸 고릅니다. 그림 설명을 작성할 때에는, 나경이가 하는 말들을 제가 다 받아 적고 나서 내용을 이해할 수 있도록 편집합니다.


Q. 평소에 가장 많이 그리는 소재는 무엇인가요?

(나경) 저는 캐릭터 그리는 것을 좋아합니다. 제가 만든 저만의 캐릭터, 자연을 의인화한 캐릭터, 포켓몬, 쿠키런 쿠키, 지브리 애니메이션 캐릭터도 자주 그립니다. 그리고 판타지 세상의 동물인 용, 유니콘, 인어, 현무, 피닉스 등도 많이 그립니다.


(좌), (우) 드로잉하는 김나경 학생


Q. 하루 3시간 넘게 혼자 드로잉 연습을 한다고 전해 들었는데, 그 외 미술교육 경험은 어떻게 되는지 궁금합니다. 

(나경 어머님) 그동안 교육은 기회가 닿을 때마다 받았습니다. 동네 미술학원, 초등학교 자연미술 수업, 미술 동아리 교육, 아트페어 및 미술관의 원데이 클래스, 비엔날레 워크숍 등 최대한 여러 선생님들로부터 교육을 받으려고 노력했습니다.

미술 교육을 시작한 계기는 나경이가 6살 때 등록한 미술학원이었습니다. 당시 하루에 2시간 이상 진행되는 감통 수업과 인지치료 후 아이가 좋아하는 수업을 듣게 해주고 싶어서 치료실 근처 미술학원을 갔거든요. 지금은 아파트 상가 미술학원에 일주일에 두 번 정도 가고 있습니다. 학교나 치료실에 다녀와서 집에 있는 대부분의 시간은 좋아하는 음악이나 라디오를 들으면서 그림을 그립니다. 


Q. 혼자서 미술 공부를 지속하는 데에 어려움은 없나요? 

(나경) 혼자서 그림을 그릴 때는 제가 원하는 색을 만드는 게 어려워서 힘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어려움은 있어도 조금 더 발전하게 되었습니다. 옛날보다 색에 대한 관찰이 깊어진 것 같기도 합니다.


Q. 나경 학생의 앞으로의 꿈은 무엇인가요?

(나경)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저는 성우와 화가가 되고 싶습니다. 원래 화가가 되고 싶었는데 이제는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성우에 관한 깊은 관심도 생겼습니다. 화가는 다른 직업보다 훨씬 자유롭고 어디서나 작업을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화가는 다른 직업과 다르게 한 공간에서 그림을 그리면 그 공간이 훨씬 더 내 마음대로 자유롭게 펼쳐질 수 있습니다. 

성우는 화가보다 자유롭지는 않지만 그래도 내 목소리로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 줄 수 있고, 그 사람의 인생과 함께 걸어갈 수 있습니다. 저는 성우가 되기 위해서 여러 성우님의 목소리를 듣고 나서 성대모사를 하기도 하고, 책도 구매해서 찾아보고 있습니다. 성우가 되기 위해 문장도 메모해서 그림을 그릴 때 봅니다. ‘꾸준하게 살자’는 마음가짐을 다집니다.



[우수상] 김민서, '고래의 꿈'


 
김민서, '고래의 꿈'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김민서 학생의 프로필 사진


안녕하세요. 저는 대구 동도중학교 1학년 김민서입니다. 저는 음악과 미술을 좋아합니다. 지금 대구 교육청 소속 특수오케스트라 '위드 오케스트라'의 단원으로 바이올린 파트에서 연주하고 있습니다. 

초등학교 때 미술학원을 다닌 적이 있지만 바이올린 레슨 때문에 바빠서 미술을 다시 시작한지 오래되지는 못했습니다. 그래도 여가시간에는 미술활동을 주로 하면서, 한 번 작업을 시작하면 몇 시간이고 집중해서 그릴 만큼 좋아합니다.


Q. 그림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이 표정인데, 만화처럼 익살스러운 그림을 자주 그리는 편인가요?

네! 저는 다양한 만화 캐릭터들을 너무 좋아합니다. 만화에는 다양한 성격과 생김새, 특징을 가진 캐릭터가 등장합니다. 저는 재미있고 웃긴 캐릭터를 그리는 게 즐거워요.


Q. 이번 공모전 주제와 가장 적합한 그림을 제출해 주셨어요. 평소 환경에 대해 많이 생각하고 있고 관심을 갖기 때문에 나온 그림일까요?  

저는 동물들을 너무 좋아합니다. 유치원 때 플라스틱 섬이라는 프로그램을 봤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고래나 물고기들이 미세 플라스틱이나 쓰레기들을 먹고 숨을 쉬지 못하고 죽어가는 모습이 기억나서 고래의 꿈을 그리게 되었습니다.


(좌) 김민서, '봄의 얼굴' (우) 김민서 학생의 프로필 사진


Q. 그럼 이렇게 주제가 주어진 상황 말고, 본인이 평소에 가장 관심을 갖고 그리는 소재, 또는 자주 그리는 소재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저는 평소에 각종 애니메이션, 만화 캐릭터를 그리는 것을 가장 좋아합니다. 저는 유튜브를 검색해서 제가 좋아하는 만화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을 그리고 색칠하고 오려서 역할놀이도 하고 즐겁게 놀아요.


Q. 민서 학생의 앞으로의 꿈은 무엇인가요?

저는 귀가 예민하고 배우는 것이 느리고 학습이 어려울 때도 많지만, 음악으로 느끼는 예술적 감동을 그림으로 표현해내는 멋진 예술가가 되고 싶어요.



[장려상] 김동후, '달과 별과 밤산책, 올빼미' 


김동후, '달과 별과 밤산책, 올빼미'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김동후 학생의 프로필 사진

 

안녕하세요. 한국육영학교 고등학교 2학년 김동후입니다.


Q. 동후 학생은 작년 봄 프로젝트를 통해 부엉이 가족 작품을 창작했는데, 언제부터 부엉이나 올빼미라는 동물에 관심을 갖게 되었나요?

작년 봄 프로젝트에 참여해서 미술 교육도 받고, 전시 참여도 하게 되어 좋은 경험이 되었어요. 감사합니다.

동물원에 가면 꼭 독수리, 올빼미, 부엉이, 앵무새, 펭귄이 보고 싶었어요. 한 번은 여름이라 펭귄이 더워서 펭귄 집에서 나오지 않아서 펭귄이 나올 때까지 몇 시간을 기다린 적도 있어요. 동물원에서 새를 관찰한 후, 좋아하는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새에 관심이 생겼고, 특히 올빼미나 부엉이가 나오는 장면은 무한 반복해서 보며 좋아해요. 초등학교 때부터 관찰만 했던 올빼미와 부엉이를 그리고, 클레이로 만들기 시작했어요.


Q. 이번 작품에서는 털 질감까지 살아있는, 완성도 높은 작업을 해주셨어요. 완성까지 얼마 정도의 시간이 소요됐을까요? 

멸종 위기의 올빼미 사진을 참조하여 다양한 크기의 붓과 섬세한 붓을 사용하여 번갈아 덧칠을 여러 번 반복하면서 털을 표현했어요. 물감을 반복해서 칠할 때 최소 하루 이상 말리면서 덧칠을 해서 하루에 두 시간 정도씩 총 일주일 정도가 걸렸네요. 


(좌), (우) 드로잉하는 김동후 학생


Q. 이번에는 회화라는 응모 조건이 있었지만, 평소 클레이를 활용한 조소 작업도 하신다고요. 최근에 시도 중인 새로운 재료나 작품이 있다면 설명해주시겠어요? 

평소 사람들의 얼굴 표정을 기억했다가 평면 그림으로 자주 그리는데, 이번에는 도예 작업으로 재미있게 표현했어요. 도예 작품을 보며 함께 즐거움을 나눌 수 있는 기회가 생기면 좋겠어요.


Q. 동후 학생의 앞으로의 꿈은 무엇인가요?

그림 그리고 싶어요. 전시회도 해서 그림을 보고 사람들이 행복해지면 좋겠어요.



[장려상] 조건, '여왕벌의 파티'


 
조건, '여왕벌의 파티'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조건 학생의 프로필 사진 


안녕하세요. 백마중학교 2학년 조건입니다.


Q. 화폭을 꽉 차게, 다양한 색을 사용해서 그려냈다는 점이 좋은 평가를 받았어요. 작품을 완성하는 데 며칠이 걸렸나요?

오래 앉아서 그림을 잘 그릴 수 있습니다. 한번에 3시간씩 그린 거 같아요. 4주 정도 걸렸습니다.


Q. 평소에 가장 많이 그리는 소재는 무엇인가요? 

동물과 곤충 그리기를 좋아합니다. 아크릴화로 표현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보통 A4 용지에 연필로 그리고 색연필로 색칠합니다.


(좌), (우) 드로잉하는 조건 학생


Q. 꿀벌이 사라지면 환경에 큰 문제가 생긴다는 사실을 환경 보호와 연결시켜서 떠올리기가 쉽지 않은데요. 이렇게 심오하고도 창의적인 정보를 어디서 처음 접했을까요?

곤충을 좋아해서 곤충 관련한 책도 많이 보고, 영상도 많이 찾아봅니다. 영상을 보다 보니 꿀벌이 환경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내용을 접하게 돼서, 이번 그림에 담아보게 되었습니다.


Q. 건 학생의 앞으로의 꿈은 무엇인가요?

피규어 그리는 작가가 되고 싶어요. 작은 피규어들이 좋아요. 그림에 나온 곤충들도 클레이로 많이 만들어 보았어요. 나만의 피규어를 만들고 싶어요.



희망과 소망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밀알복지재단의 미술공모전

이렇게 <제1회 내가 GREEN 그림 미술공모전>의 수상자 4명을 만나보았습니다. 각자가 "환경 보호"라는 주제에 접근하는 방식이 다채롭고 창의적이어서, 보는 재미와 더불어 이해하는 즐거움까지 얻을 수 있는 공모전이었습니다. 앞으로도 수상자들이 자신의 꿈에 차근차근 다가갈 수 있도록 응원과 관심 부탁드립니다.

사람과 동식물, 자연환경이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을 위해, 그리고 예술적 재능을 가진 모든 발달장애인 학생 작가들을 위해, KB국민카드와 밀알복지재단의 <내가 GREEN 그림 미술공모전>은 앞으로도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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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밀알문화예술센터 김재윤 간사
편집 | 홍보실 유종화 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