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희망 TV’와 함께한
류수영 나눔대사의 브룰리 궤양 이야기
지난 5월 30일(금), SBS '희망TV'를 통해 우리재단 류수영 나눔대사의 코트디부아르 방문기가 방영되었습니다. SBS '희망TV'는 셀러브리티와 함께 소외된 지구촌 이웃들을 돌아보며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나눔문화를 선도하는 SBS의 대표적인 사회공헌 프로그램으로, 전문적인 국제협력사업을 수행하고 있는 6개의 NGO 단체와 협력하고 있습니다.
우리재단은 SBS '희망TV', 류수영 나눔대사와 함께 코트디부아르의 브룰리 궤양으로 고통받는 아이들을 만나고 돌아왔는데요. ‘희망 TV'가 방영되는 30(금), 31(토) 양일간 우리재단 법인사무국의 전직원은 후원신청을 받는 콜센터 업무를 나서기도 했습니다.
▲ SBS ‘희망 TV’ 후원신청 콜센터가 운영된 ‘밀알학교’ 현장
‘브룰리 궤양’은 서부아프리카의 3대 풍토병 중 하나로, 연간 7,000여명 이상의 환자들이 발생하고 있으며 특히 코트디부아르에 41%의 환자가 집중되어 있습니다. 게다가 환자들의 절반 이상은 15세 미만의 아동들인데요. 밀알복지재단 류수영 나눔대사는 브룰리 궤양의 원인을 찾아 부아플레지역의 시에텡플레 마을로 들어갔습니다. 지금부터 SBS '희망 TV’에 소개된 류수영 나눔대사의 코트디부아르 방문기를 소개합니다.
가난한 사람들의 질병, 브룰리 궤양
흙먼지가 날리는 비포장도로를 달려 도착한 곳은 코트디부아르 시에텡플레 마을. 처음 만난 아이는 7살 소녀 니콜이었습니다. 마을 공터 큰 나무 아래 멍 하니 앉아 있는 니콜을 발견하고 류수영 나눔대사는 반갑게 인사하며 다가갔습니다. 니콜은 할머니, 외삼촌과 함께 살고 있다며 어머니는 돈을 벌기 위해 도시로 떠났고, 아버지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니콜을 가만히 바라보니 팔에 하얀 천이 감겨 있었습니다. 1년 째 브룰리 궤양을 앓고 있다는 니콜은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아무런 치료도 받지 못하고 방치되어 있었습니다. 상처로 인해 팔이 펴지지 않을 정도. 이 상처가 왜 생겼는지 니콜도 가족들도 원인을 모르고 있었습니다. 언제 가장 아프냐고 물으니 밤이 되면 상처가 아파 잠에서 깨곤 한다고 말했습니다.
▲ 오른쪽 다리에 심각한 브룰리 궤양을 앓고 있는 드보라
니콜의 집에서 30분 정도 더 깊이 들어가자, 공터에서 놀고 있는 아이들을 마냥 바라보고만 있는 6세 소녀 드보라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류수영 나눔대사는 드보라의 곁에 조심스럽게 다가가 앉았는데, 아이의 표정에는 놀람이나 두려움 같은 표정의 변화가 전혀 없었습니다. 왜 친구들과 함께 놀지 않고 여기에 앉아 있느냐고 물으니 브룰리 궤양으로 오른쪽 다리가 아파 혼자서는 움직일 수 없는 상태라고 했습니다. 아버지는 그런 딸이 안타까워서 또래 친구들이 노는 모습이라도 보라며 마을 공터가 가장 잘 보이는 곳에 딸을 앉혀 놓았다고 했습니다. 드보라의 상처를 보기 위해 다리에 감겨 있는 천을 조심스럽게 풀던 류수영 나눔대사는 갑자기 손짓을 멈췄습니다. 상처 위에 바로 천이 둘러져 있어서 피와 고름으로 천이 엉켜 있었던 것입니다. 고름과 악취로 인해 계속 파리가 달라붙었고 류수영 나눔대사는 파리로 인한 2차 감염이 걱정된다며 내내 손으로 파리를 쫓았습니다.
방치되어 있는 아이들
마을 사람들은 전통적인 방식으로 부룰리 궤양을 치료하고 있었는데, 현지에서 자라는 나무의 잎을 닭 두 마리 가격의 비싼 돈을 주고 사서, 잎을 끓인 후 잘게 빻아 상처 부위에 올려놓고 천으로 감싼다는 것입니다. 안타까운 것은 이 전통방식이 소문으로만 나았다고 들었을 뿐 실제적으로 나은 사람을 본 적은 없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2차 감염이 일어나 상태가 더욱 심각해지는 참담한 상황이었습니다. 드보라의 아버지도 질병의 완치를 위해서는 병원에 가야한다는 건 알지만 카카오 농장에서 일용직으로 일하고 있어 생계를 두고 병원에 가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류수영 나눔대사는 “아이가 치료 받지 못하고 계속 이 상태로 방치 된다면 우리가 다시 왔을 때 아이의 다리는 없어져 있지도 모른다.” 며 안타까움에 눈물 흘렸습니다.
우리는 아이들을 데리고 보건소로 이동했습니다. 28개의 마을, 2만 1천 500명을 담당하고 있는 동네 유일의 보건소는 정식 의사 없이 간호사에 의해서 운영되고 있었습니다. 보건소에서는 아이들의 질병은 브룰리 궤양이 맞으며, 오염된 물에 사는 물벼룩에 의해 팔이나 다리에 감염되어 피부와 조직이 파괴되고 커다란 궤양으로 발전한다고 했습니다. 발병 초기에 제일 강한 항생제라고 알려진 리팜피신이나 스트렙토마이신을 56일 동안 사용하면 치료가 가능하지만, 조기 치료를 하지 못할 경우 감염 부위를 절단하거나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질환이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이 보건소에서 할 수 있는 치료 방법은 소독 밖에 없었고, 제대로 된 치료를 받기 위해서는 몇 시간을 차로 이동해서 큰 병원으로 가야만 했습니다.
울려 퍼지는 브룰리 노래
다음날 마을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에 갔습니다. 나무와 지푸라기로 만들어 놓은 두 개의 교실에서 아이들은 열심히 공부하고 있었습니다. 다른 브룰리 궤양 환자들이 있는지 보기 위해 팔과 다리에 상처가 있는 아이들은 손을 들어보라고 했더니, 학급의 삼분의 일 이상(30여명)이 손을 들었습니다. 아이들에게 물벼룩에 물릴 수 있는 곳을 물었더니 학교 근처에 농업용으로 만들어놓은 저수지가 있고, 그곳에서 놀다가 물벼룩에 물리곤 했다고 말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찾아간 저수지는 물의 흐름 없이 오랫동안 고여 있기만 한 곳으로, 아이들은 물고기를 잡기 위해 저수지에 들어갔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어른들도 농업용수를 얻기 위해 저수지에 들어갔다가 물벼룩에 물려 브룰리 궤양에 걸리기도 했다고 말했습니다.
▲ 물벼룩의 원인이 되고 있는 시에텡플레 마을의 저수지
류수영 나눔대사는 많은 아이들이 본인이 앓고 있는 브룰리 궤양에 대해서도 잘 모르고 왜 걸리게 되었는지 조차 모른다며, 아이들에게 간단한 노래를 지어 계몽 교육을 해야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곤 노래를 만들어 다음날 학교에 다시 찾아갔습니다. 먼저 현지 스텝에게 브룰리 궤양의 원인과 질병에 대한 설명을 하며 인식 개선 교육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류수영 나눔대사는 아이들에게 브룰리 노래를 한절씩 가르쳐주었습니다. “질병을 피하려면 더러운 물에 들어가지마, 몸을 깨끗이 씻어, 병원에 가야해” 등 예방법을 노래로 알려주었습니다.
▲ 아이들에게 브룰리 궤양을 예방법이 담긴 노래를 가르치고 있는 류수영 나눔대사
다음날, 시에텡플레 마을을 떠나 차로 3시간을 달려 부아케 지역의 큰 병원에 갔습니다. 브룰리 궤양 치료 소독이 한 창인 병원 안. 아이들은 상처 위에 붙어있는 붕대를 푸는 것조차 고통스러워 온 몸으로 발버둥 치며 살려달라고 외쳤습니다. 류수영 나눔대사는 아이의 어깨를 끌어안으며 “조금만 힘내... 조금만 버텨...” 라며 진심을 다해 말했습니다. 방문 후 니콜과 드보라는 현지 날짜 4월 8일에 입원을 하여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그리고 학교에서 손을 들었던 아이들 30여명은 부아케 지역의 병원으로 이동해 브룰리 궤양 여부를 확인하는 진단을 받았고, 치료가 필요한 아이들은 입원을 하여 치료할 예정입니다. 부아케 지역의 병원과 시에텡플레 마을의 보건소는 서로 협력하여 파견 의료인을 교육시키고, 질병 초기의 아이들에게 약과 영양을 공급하기로 했습니다. 더 이상 아이들이 원인도 모른 채 아파하지 않도록 밀알복지재단도 최선을 다해 보건의료 사업을 펼칠 것입니다.
우리재단은 SBS '희망TV'를 통해 브룰리 궤양으로 고통받는 아이들을 위해 기꺼이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 학교에서 공부하고 있는 아이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