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회 밀알콘서트 현장
‘모두의 화합이 있는 콘서트가 되기를’, ‘밀알콘서트는 장애인의 희망, 파이팅입니다’ 밀알콘서트를 응원하는 쪽지들이 나무에 가득합니다. 4월 28일(월) 저녁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제11회 밀알콘서트 현장. 우리재단과 예술의전당이 공동으로 주최한 밀알콘서트의 전경은 조금 특별했습니다.
관객들은 콘서트 시작 시간보다 2시간 일찍 도착해 함께 저녁을 먹고, 서로의 안부를 묻기도 합니다. 장애로 인한 이동의 어려움과 돌발행동으로 인한 공연관람의 어려움이 있었던 장애인들에게 밀알콘서트는 기다리고 기다렸던 나들이이기 때문입니다. 세월호 사고라는 국가적 재난상황 앞에서 우리재단은 밀알콘서트 개최여부에 대해 깊이 고민했습니다. 취소여부를 수차례 고민하였지만, 밀알콘서트는 그동안 우리가 힘써 달려온 장애인의 사회통합이라는 포기할 수 없는 가치가 담긴 음악회이기 때문에 예정된 프로그램에 세월호 피해자를 위한 추모의 시간을 더하여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밀알콘서트가 또 다른 희망의 씨앗을 심게 되길 바라면서 말입니다.
콘서트는 박나림 아나운서의 사회로 진행되었고, 밀알페스티발 오케스트라, 류정필 테너, 서활란 소프라노, 예그리나 오케스트라의 공연이 펼쳐졌습니다. 밀알페스티발 오케스트라(지휘 서진)는 독일 크로스챔버 오케스트라의 연주자들이 주축이 되어 밀알콘서트를 위해 기획되었고, 예그리나 오케스트라는 홀트학교 학생들로 구성된 발달장애인 오케스트라입니다. 예그리나 오케스트라 학생들이 연주한 밤벨은 우리재단이 6년 전에 지원한 것이었는데요. 장애인에게 봉사를 넘어 스스로 할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것과 장애인을 위해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느껴집니다. 예그리나 오케스트라는 밤벨을 흔들며 온몸으로 연주했습니다. 그리고 지켜보는 관객들 역시 온몸으로 박수를 보냈습니다.
더불어 콘서트홀의 스크린에는 특별한 공연이 이어졌는데요. 바로 김하준 작가의 샌드 에니메이션이었습니다. 현장에서 모래로 그림을 그리며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사회통합에 대한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관객들은 공연 중 돌발행동을 하는 장애인을 보아도 이상하게 쳐다보지 않았습니다. 밀알콘서트는 이들과 함께하는 것을 배우는 음악회이기 때문입니다.
‘함께하면 통합니다’라는 슬로건으로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사회통합을 위해 2004년부터 11년째 이어져오고 있는 밀알콘서트. 이번에 밀알콘서트를 처음 관람했다는 김다해(22)씨는 “지금까지 제가 보았던 어떤 오케스트라 공연보다 인상 깊었어요. 어색해하면서도 자신의 파트가 나오자 몸까지 흔들며 악기소리를 내는 예그리나 오케스트라를 보며 떨림과 감동을 느꼈습니다. 장애인의 완전한 사회통합! 저도 응원합니다.” 라며 소감을 전했습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음악이라는 재능을 나누며 함께 소통한 제11회 밀알콘서트. 콘서트를 통해 감동과 위로를 받은 사람들의 움직임이 있어 진정한 밀알콘서트가 이루어지지 않았나 싶습니다.
지난 해 제10회 밀알콘서트의 수익금으로 의정부시 녹양동에 위치한 중증장애인 생활시설 ‘꿈이 있는 땅’이 설립되었으며, 올해 수익금 전액은 장애인직업재활을 위한 보호작업장 설치에 사용됩니다. 함께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