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지원사업 추진을 위한,
베트남 빈롱성 방문기
지난 1월 15일부터 5일간 우리재단 정형석 상임대표, 신명철 감사, 국제팀 여동근주임은 베트남 빈롱성(Vinh Long Province)에 있는 사회복지기관 및 장애인복지시설을 방문하고 왔습니다. 빈롱성은 베트남 남쪽 메콩 델타지역에 위치한 곳으로 면적은 서울의 약 2배, 인구는 1,044,900명이 분포되어있는 도시입니다.
앞서 베트남은 지울 수 없는 아픈 기억을 가지고 있는 국가입니다. 1960년대 후반 베트남 전쟁 당시 막대한 양의 고엽제가 살포되었고, 400만 명 이상이 고엽제에 노출되어 각 종 질병이 생기거나 장애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전쟁 이후 3세대를 지나고 있지만 아직 기형아가 출산되고 있습니다. 우리재단은 고엽제 피해로 장애가 있는 황유이(남, 16세)씨를 만났습니다. 황유이씨는 어렸을 때 소아과에서 고엽제 환자로 진단을 받았습니다. 손발을 자유롭게 사용하기 어렵고 언어장애가 있어 글을 써서 자신의 의사를 표현합니다. 현재까지 정규교육을 받아 본 적은 없지만, 글을 읽고 쓰는 것은 가능합니다. 본인의 발로 핸드폰 문자를 보내는 것이 특기인 황유이씨. 그는 아버지와 함께 거리로 나가 복권을 팔며 생계를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빈롱성에는 총 31,740명(빈롱성 전체인구 대비 약 3%)이 장애인으로 등록되어 있습니다. 시각장애를 갖고 있는 비중이 높습니다. 지방정부에 장애인등록을 하게 되면 월 150,000동(한화로 약 7,000원) 정도의 보조금을 지원받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빈롱성 주민들은 본인 또는 가족이 장애인일 경우 장애인으로 등록하여 혜택을 받으려고 합니다. 빈롱성에는 6,000여명이 고엽제 피해자로 등록되어 있고, 그 중 3,244명이 아동입니다.
우리재단은 지난해 10월, 300만원 규모의 물리치료기기 및 보조기기를 빈롱성에서 디에우(71세)씨가 운영하는 개인 장애인재활시설에 지원했습니다. 디에우씨는 의사로서 많은 장애인들을 물리치료하는 활동을 해왔고, 은퇴 후 본인의 가정집에서 장애아동을 대상으로 조기 물리치료 서비스를 펼쳐 왔습니다. 현재 2명의 물리치료사와 함께 40여명의 장애아동들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그녀를 통해 조기치료를 잘 받았던 장애아동이 일반학교에 진학한 이야기를 들으며, 조기치료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빈롱성에 있는 장애인재활시설의 상황은 한국과는 사뭇 달랐습니다. 첫 번째로 방문한 곳은 빈롱성 장애인재활시설로 국가운영 기관이었습니다. 하루 60여명의 장애인들이 서비스를 받고 있었는데, 주로 물리치료에 집중하고 있었습니다. 언어치료, 예술심리 치료 등의 서비스는 이곳에서 생소한 이야기였습니다. 그나마 활용하고 있던 물리치료 기기들도 많이 낙후되어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취약계층 및 6세 이하의 아동은 무료로 물리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서 가정형편이 어려운 장애인들이 어려움 없이 서비스는 받을 수 있는 부분은 고무적이었습니다.
두 번째로 방문한 곳은 장애아동 통합교육을 실천하고 있는 후안낀풍 유치원이었습니다. 만 3세에서 5세의 아동 300여명이 유치원 교육을 받고 있었는데, 이중 장애아동은 3명으로 약 1% 수준의 낮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통합교육을 지향하고 있지만 전문 인력과 예산확보의 어려움으로 최적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선 보다 많은 도움과 노력이 필요한 것 같았습니다.
마지막으로 방문한 빈롱성 사회복지센터(Center of Social Support)는 한국에는 찾아보기 쉽지 않은 통합모델로 다양한 사업을 복합적으로 수행하고 있었습니다. 어린이집, 양로원, 장애인보호, 직업재활, 병원 등이 동시에 운영되고 있었습니다. 2개의 캠퍼스로 분리되어 운영되고 있으며, 일일 이용인원이 총 250여명으로 큰 규모로 운영되는 사회복지 기관이었습니다. 한국의 장애인복지 서비스 현황에 대해 소개를 하였을 때 큰 관심을 보였습니다.
베트남 방문 일정을 마치며 정형석 상임대표는 “베트남 빈롱성 고엽제피해 환자들을 포함한 장애인들이 집에서 방치되어 있는 모습이 참 안타깝다. 빈롱성에 장애인들을 위한 주간보호센터 라든지, 공동생활가정, 직업재활센터 등의 좋은 프로그램들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고, 우리재단이 앞으로 이러한 부분을 돕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전 세계 인구 중 15%, 약 9억 7천만 명이 장애를 갖고 있으며 인구증가, 노령화 등의 이유로 장애인구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고 세계보건기구(WHO)는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우리 자신과 가족, 그리고 어느 누구도 장애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습니다. 주변에 있는 장애인들과 지구촌 곳곳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장애인들을 돌아보고, 그들에게 따뜻함을 전하기 위해 밀알복지재단은 오늘도 한 걸음 전진하고 있습니다. 베트남 빈롱성의 장애인들과 고엽제 피해 주민들에게 따뜻함이 전해지길 희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