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지도 그리기 프로젝트
3. 방이역 일대
특별한 지도 그리기 프로젝트는 장애인들의 여가활동을 위해 직접 서울 이곳저곳을 누비는 활동입니다. 휠체어가 들어갈 수 있는 턱없는 매장, 편견 없이 장애인들을 친절하게 맞아주는 착한 가게, 장애인들이 눈치 보지 않고 쉴만한 장소 등을 찾아 지도로 만듭니다. 두려움 때문에 문밖을 나서지 못하는 그들에게 안심하고 찾아갈만한 곳들을 미리 지도로 만든다면 그들의 소풍은 조금이나마 즐거워질 수 있을 테니까요.
한적하고 편안한 동네
방이동은 사람들이 몰려오는 동네는 아니다. 그렇지만 장애인이 사람들이 북적이는 곳을 선호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 일반적으로 찾는 번화가와는 다른 개념으로, 보통의 거리들을 살피며 지도를 넓혀가려 한다.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일단 편안한 느낌으로 다가오는 곳이 방이역이다. 우선 방이역 주변에는 경사로가 거의 없고 자전거 도로가 잘 되어 있어 이곳으로 휠체어를 타고 이동하기 편하다. 게다가 승강기 등 장애인 편의시설이 양호한 지하철역 중 한 곳이기 때문에 더 후한 점수를 줄만하다. 다만 이곳으로 오는 버스가 거의 없는 점은 조금 안타까웠다.
공원과 이어진 고급 음식점들
방이역에서 도보 5분 거리에는 올림픽공원이 위치하고 있다. 보도가 잘 되어 있을 뿐 아니라 횡단보도를 이용해 올림픽공원 쪽으로 건너 갈 수 있어서 이동도 편리한 편이다. 다만 차도가 상당히 넓은 편이라 휠체어 혹은 시각장애인이 횡단보도 이용 시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올림픽 공원은 소마미술관, 조각공원 등 여유 있게 즐길 거리가 많았다. 공원 내에서 종종 공연이 열리기도 하고, 카페와 음식점, 그리고 광장까지 갖춰져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에게 추천할 만한 장소였다.
방이역 4번 출구로 나와 직선으로 이동하면 공원으로 바로 이어지게 되는데 그 길을 따라 공원까지, 그리고 공원을 마주보고 왼쪽으로 꺾인 길을 따라 계속해서 고급음식점이 들어서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휠체어 이동이 편리하도록 경사로가 설치된 곳은 거의 없었다. 고급음식점들이니 장애인이 방문해도 서비스 정신을 발휘해 식사에 어려움이 없도록 해주리라 기대해본다.
4번 출구를 나와 공원으로 가다보면 유기농 식품점이 있는데 장애인을 위해 통로를 만든 것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턱이 없게 이어져 있어 휠체어로 유기농 식품 쇼핑이 가능해 보였다. 유기농 식품을 즐겨 드시는 분들이라면 방문해볼만 할 것이다. 바로 맞은편에 있는 벽제갈비도 입구에 턱을 없애 휠체어로 출입이 가능했다.
방이역 주변 최고의 추천 장소
방이역 1번 출구로 나오면 앞으로 쭉 뻗은 시원한 도로를 만날 수 있다. 경사도 없고 보도가 잘 깔려 있는데다가 자전거 도로가 설치되어있어 휠체어를 타고 이동하는 사람이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질 모습을 하고 있다. 1번 출구로 나오자마자 만나는 또 하나의 반가운 점은 바로 유명한 커피 프랜차이즈가 있다는 점. 약속장소로 잡기에도 좋은 이곳엔 휠체어로 진입이 가능하도록 경사로가 설치되어 있었다. 문이 조금 무겁게 느껴지기는 하겠지만 밀고 들어갈 수 있는 문이라 크게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매장 안은 여유가 있고 넓은 편이라 휠체어 이동도 크게 불편하지 않을 것 같았다. 또한 자동문이 설치된 장애인용 화장실이 남성용과 여성용으로 각각 설치되어 있어 망설일 것 없이 장애인들에게 방이역 주변 최고의 약속장소로 추천할 수 있겠다.
그 외에 갈 만한 곳들
4번 출구 주변 골목 안쪽으로 카페와 음식점들이 상당히 많지만 추천할 만한 곳이 많은 편은 아니었다. 가볍게 식사를 하고 싶다면 4번 출구에서 뒤로 돌아 오른쪽으로 꺾어 들어가면 바로 던킨도너츠와 버거킹 햄버거가 있다. 두 점포 모두 경사로 설치로 휠체어 입장이 가능하고, 1층 매장이라 바로 이용이 가능하다. 앞서 소개한 벽제 갈비 뒤쪽 작은 골목에는 막국수집과 생고기집이 있는데 턱이 없어 또한 이용이 가능하다. 1번 출구 주변으로 기업은행과 국민은행이 있어 편리하고, 조금 더 둔촌동 방향으로 올라가면 농협은행과 하나은행, 우리은행이 있어 은행 업무를 볼 때 이용해도 좋겠다.
아쉬웠던 점
대형 건물에는 보통 장애인을 위한 시설이 잘 되어 있는 편이다. 하나로 마트가 위치한 건물도 규모가 아주 큰 편이라 장애인을 위한 경사로가 곳곳에 설치되어 있었고 승강기를 이용해 마트 이용이 가능하게 되어 있었다. 그러나 마트를 이용하는 고객이 무신경하게 주차한 자동차때문에 휠체어용 경사로가 막혀 있는 경우가 있었다. 만약 휠체어를 탄 사람이 마침 방문했다면 얼마나 그 차를 원망했을까.
1번과 4번 출구에서 나오면 길고 넓은 보도가 있다. 이 길에는 나란히 조경이 되어 운치를 더하고 있는데, 보기에는 좋지만 한 가지 안타까운 것은 중간 중간 계단만 설치되어있어 장애인에게는 이 조경 공간이 벽처럼 느껴진다는 점이다. 중간 중간 길을 좀 더 내주었다면 장애인도 편하게 이동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또 휠체어 이동은 편리하지만 시각장애인을 위한 보도 블럭은 설치되어 있지 않은 점도 조금 아쉬웠다.
가장 추천할 만한 장소였던 스타벅스 건물에는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과 전용 출입구가 안내되어 있었지만 실제로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은 체인으로 막혀 있었고 전용출입구는 너무 좁아 휠체어로 출입이 어려웠다.
총평
공원이 근처에 있고 여유로우며 보도가 잘 설치되어있어 장애인의 이동에 좋은 곳이라 생각된다. 다만, 즐길 거리가 아주 많은 편은 아니다.
접근성: ★★★★
편의성: ★★★★
재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