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총 든 라이베리아 아이들에 연필 쥐여준 코리안
건축의 'ㄱ'자도 몰랐던 그이지만 27년 전 텔레비전에서 '마이신' 한 알을 먹지 못해 죽어가는 흑인 어린이들을 본 뒤 인생이 달라졌다. '남은
생을 저 아이들을 도우며 살고 싶다'는 생각으로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그가 라이베리아에 도착했을 때 현지인들은 햇볕과 폭우를 피할
길이 없어 죽어가고 있었다. 내전(內戰) 속에서 아이들은 자기 키만 한 총을 들고 다녔다. "잠깐 전쟁을 쉬면 총을 들었던 아이들이 구걸하러
다녔어요. 이 아이들의 세상엔 전쟁 아니면 구걸밖에 없다는 생각에 마음이 아팠어요."
본격적으로 내전이 시작된 1990년 외국인은
모두 라이베리아 밖으로 대피했다. 하지만 그는 그해부터 수도 몬로비아의 마을 콩고타운에 학교를 짓기 시작했다. 기초공사를 하는 데에만 1년이
넘게 걸렸다. 15년 만에 4층짜리 콘크리트 건물 한 동과 1층 건물 두 동이 생겼다. "한국에선 3개월이면 지을 간단한 건물도 라이베리아에선
10년이 걸려요. 자재를 구하기가 어렵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