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기준, 한국장애인개발원의 통계에 의하면 대한민국 내 장애인으로 등록된 인구수는 약 250만 명입니다. 이 중, 청각장애인은 약 30만 명, 시각장애인은 약 25만 명으로 국내 장애 유형 중 지체 장애 다음으로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고 있지만 시각과 청각, 두 가지의 장애를 동시에 가지고 있는 이들의 수는 위 통계에 집계되지 않았습니다.
시청각장애인,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촉구하고 그들을 지원하기 위한 법적제도 마련을 지지하기 위해 밀알복지재단은 3명의 홍보대사와 함께 장애인식개선 캠페인 <우리는 헬렌켈러가 될 수 없습니다>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캠페인에 함께하는 홍보대사 배우 박시은 / 캠페인 바로가기(이미지 클릭)
시청각장애란 일반적으로 시각 및 청각이 동시적으로 손상되어 그 기능을 적절히 수행할 수 없는 상태를 말합니다. 2017년 한국장애이인 개발원의 연구자료에 따르면 국내에 이러한 시청각장애를 가진 이의 수는 10,815명으로 추정됩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이들에 대한 실태조사가 이뤄지지 않아 정확한 수치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시청각장애인을 부르는 용어 또한 정해지지 않아 저마다 ‘맹농인’, ‘농맹인’, ‘시청인’ 등을 사용하고 있지만, 이러한 다양한 명칭과 달리 이들을 위한 서비스는 전무한 실정입니다.
“시청각장애인들은 장애 유형에 배제 되어 있고 지원 정책의 부재로 의사소통은 물론 사회에서도 단절되어 살아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시청각장애인들은 정보접근은 물론 교육받을 기회조차 박탈당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때문에 이들은 일자리는 물론 심지어 삶을 포기할 수밖에 없는 실정에 이르기도 합니다.”
-나사렛대 재활복지대학원장 김종인 교수
촉수화를 통해 대화를 하고 있는 손창환씨(왼)와 수화통역사 고경희씨(오)
선천적 청각장애를 앓고 있던 손창환 씨는 33살이 되던 해에 시각까지 잃게 되었습니다. 창환 씨는 수화통역사의 수화를 오로지 촉감으로만 이해해야 합니다. 이 '촉수화'는 일반적인 수화보다 무척이나 어려워 익히는 데만도 오랜 시간이 걸릴뿐더라 같은 문장을 몇뻔씩 반복해도 전체대화의 70~80%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창환 씨는 부단한 노력으로 집에서 가까운 거리에 있는 곳은 혼자서 이동하지만, 여전히 익숙하지 않은 곳에는 누군가의 도움이 꼭 필요한 상황입니다. 그러나 국내에는 촉수화를 할 수 있는 통역사도 많지 않기 때문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을 찾는 것도 어렵기만 합니다.
“아직 세상 밖으로 나오지 못한 많은 시청각장애인이 있어요. 볼 수도, 들을 수도 없어 스스로를 드러내지 못하는 이들을 찾는 과정이 시급하다고 생각합니다.”
-시청각장애인, 손창환 씨
헬렌켈러와 설리번 선생님(출처: 위키백과)
많은 분들이 ‘헬렌켈러’에 대해 알고 계실텐데요. 헬렌켈러는 두 살도 채 되기 전에 열병으로 보지도, 듣지도, 말하지도 못하는 장애를 얻었지만, 끝내 장애를 극복하고 미국 최고의 대학에서 교육을 받으며 평생 장애인을 위한 사업에 헌신했습니다. 헬렌켈러가 장애를 이겨낼 수 있었던 건 그녀의 선생님, 앤 설리번의 지원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미국이나 일본은 법률로 시청각장애를 별도 유형의 장애로 규정해 다양한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이미 1960년대에 ‘헬렌켈러법’이 통과되고 ‘헬렌켈러국립센터’가 설립되는 등 시청각장애인의 의사소통과 자립생활 및 직업재활을 지원하고 있으며 일본은 지자체별로 수화통역사를 집중 양성하고 시청각장애인의 자조모임을 정부차원에서 적극 독려하고 있습니다.
미국 헬렌켈러 센터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여전히 시청각장애인을 위한 법률이나 지원체계가 미미하기에 헬렌켈러와 같이 시청각장애를 극복하고 자립해서 살아가는 것이 너무나 어려운 처지입니다.
다행히도 지난 2월 11일, 국내에서도 시청각장애인의 권리 보장 및 사회통합을 지원하기 위한 법률안, 일명 ‘헬렌켈러법안’이 국회에서 발의되었습니다. 법안의 주요 내용은 한국 사회 내 시청각장애인에 대한 정의, 시청각장애인에 대한 정기적인 실태조사, 의사소통 지원 체계 수립 및 한국헬렌켈러센터 설립, 시청각장애인 자조단체 결성과 국제 교류 도모 지원 등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발의된 법안이 통과되고 실질적으로 효력이 발휘되기 위해서는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지지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밀알복지재단은 시청각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촉구하고 법적 제도가 조속히 마련될 수 있도록 한줄 서명으로 지지하는 <우리는 헬렌켈러가 될 수 없습니다>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번 캠페인에는 밀알복지재단의 강신일, 김인권, 박시은 홍보대사가 함께 해주었습니다. 홍보대사들은 시청각장애인이 가진 어려움에 공감하며 바쁜 일정 속에서도 캠페인을 위해 한달음에 달려와 주셨습니다. 또한 헬렌켈러 법안의 필요성을 호소하며 많은 분들의 참여를 독려하였습니다.
캠페인에 참여해 준 홍보대사 배우 강신일(왼), 김인권(오)
밀알복지재단은 이번 캠페인을 시작으로 향후, 시청각장애인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헬렌켈러 센터를 설립하고 수화통역사 및 전문 활동보조인 양성 등의 지원사업을 시작하고자 합니다.
시청각장애인이 세상에 나와 당당한 사회구성원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여러분도 함께해주시기 바랍니다.
▶ '우리는 헬렌켈러가 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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