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매거진

아시아 사업장 방문기 (3) - 필리핀, 완전하고 평등한 권리를 실현하기 위한 장애인 지원
2013.03.19

 

아시아 사업장 방문기 세 번째는 필리핀 세부의 이야기입니다. 하루에 2,000명 가량의 한국 관광객들이 방문하는 이름난 관광지답게 아름다운 해변과 전경을 자랑하지만, 관광지의 풍요로움과 현란함 이면에는 빈곤으로 고통받는 많은 주민들이 존재합니다. 필리핀 인구의 32.9%에 해당하는 2,760만 명이 식사 한 끼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만연한 빈곤과 인권의식의 부족은 필리핀 장애인들의 삶을 통해 잘 알 수 있습니다. 세부섬 근처 힐루동안섬에서 발견된 정신지제뇌병변 중복 장애아동 알드린(7)71세 할머니와 함께 살면서 할머니보다 먼저 죽기를 기다려 먹을 것을 주지 않아 영양실조로 굶어가는 중에 발견되었습니다. 정신지체인 플로라매(30) 역시 부모님에 의해 30여년간 줄로 다리가 묶여 살아가다 발견되었습니다.

 

 

20128월에 시작된 필베밀하우스는 알드린, 플로라매가 갈 만한 곳이 마땅치 않아 시작된 밀알복지재단의 장애인 공동생활가정입니다. 정신지체, 뇌병변, 다운증후군 등의 장애인 5명과 비장애인 3명이 함께 생활하며 자립을 도모하고 있습니다. 장애인 가족들은 형편이 닿는 범위 내에서 생선, 과일 등 식재료를 가져오며 동참하고 있고, 한 달에 1번은 귀가함으로써 가족간 유대관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합니다. 막 시작하여 아직은 작은 시설이지만 서로를 보듬어주는 가족의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곳입니다.

 

수상가옥을 방문했습니다. 세부섬과 막탄섬을 잇는 2개의 다리 중에 오래된 다리(Old Bridge)’ 밑 바닷가에 여기저기 세워진 판자촌입니다. 상하수도는 물론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곳, 쓰레기더미와 판자집이 뒤섞인 틈에서 아이들은 한낮의 더운 날씨를 피해 오염된 바닷물에서 물장구를 치고 있었습니다. 물놀이에 허기진 아이들에 의해 가져간 빵상자가 금방 바닥을 드러냈습니다. 미래가 잘 보이지 않는 그곳이지만, 밀알복지재단에서 의해 열리는 토요학교에서는 아이들의 작은 희망이 자라고 있었습니다.

 

 

전 세계 인구 중 15%인 약 97천만명이 장애를 가졌으며 80%는 개발도상국에 거주하는 가운데, 장애인 대부분은 생계, 의료, 교육, 직업의 영역에 있어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밀알복지재단은 필리핀 세부 막탄섬 코르드바시내 1,200여평 규모의 부지를 구입하여 장애인을 위한 종합 복지시설을 설립하고, 아시아 권역본부의 기능까지 수행할 계획입니다. 장애인들이 사회로부터 소외, 차별을 받지 않고 완전하고 평등한 권리를 누리는 것. 우리가 가야 할 방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