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매거진

아시아 사업장 방문기 (2) - 네팔, 아름다운 히말라야 산과 최빈곤의 공존
2013.03.15

 

태국에서의 4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다음 방문국인 네팔로 이동했습니다. 네팔행 비행기를 탈 때는 왼쪽 편 좌석을 배정받아야 히말라야를 볼 수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여 왼쪽 창가자리에 앉게 되었습니다. 카트만두에 도착한다는 안내방송은 히말라야에 대한 설명과 함께 흘러나왔습니다. 저 멀리 만년설에 덮인 시선을 뗄 수 없게 만드는 히말라야 산봉우리들이 보입니다.

 

아름다운 히말라야와는 대조적으로 공항을 나서면 변변한 건물하나 제대로 보이지가 않습니다. 방글라데시, 캄보디아와 함께 아시아 최빈국이라는 불명예를 떨쳐버리지 못하는 나라, 네팔. 아름다운 자연과 최빈곤의 공존, 어느 최빈국보다도 많은 숫자의 UN과 정부기관, NGO들이 진출하여 협력사업을 벌이고 있는 이유가 아닐까 싶습니다.

 

 

 

최빈국 네팔에서도 더욱 소외받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장애인들입니다. 장애인 비율은 평균적으로 전체인구의 10~15%인 반면, 네팔의 장애인 비율은 17%에 육박합니다. 지진 등의 빈발한 자연재해, 빈곤으로 인한 유아시절의 불충분한 돌봄 이외에도 힌두교 카스트제도의 영향을 받아 장애인은 불가촉천민으로 차별을 받기 때문에, 네팔에서는 350만명 이상이 장애로 고통 받으며 살아갑니다.

 

수도인 카트만두 외곽 탕곳(Thangok)지역에는 장애 학생들을 위한 특수학교인 네팔 밀알학교(NMS, Nepal Miral School)가 운영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특수학교에 근무했던 김정근 프로젝트매니저가 2000년도 네팔에 파견된 이래, 인간이하의 취급을 받고 있는 장애인을 대상으로 교육을 시킬 수 있도록 현지인들의 이해를 얻기까지 수년의 시간이 걸렸고, 방해, 모략, 살해의 위험도 넘겨야 했습니다. 10년여의 시간이 흐른 지금, 특수교육에 있어 명성을 떨치며 안정적으로 학교운영이 이루어지고 있고 카트만두 전역에서 매일 60여명의 학생들이 등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학교입학에 대한 수요와 교육의 질에 대한 관심은 계속 고조되고 있어, 차량운행, 교육기자재 확보, 특수교사 연수, 자립을 위한 직업재활 등의 분야에 있어서 추가적인 지원이 계속되어야 하는 상황입니다.

 

 

네팔 사업장에서는 장애인을 위한 특수학교 운영 외에도 탕곳지역 3개 초등학교와 연계하여 아동지원사업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탕곳지역은 카트만두로 진입하기 위한 남서쪽 관문지역으로써 수도로 상경하지 못한 빈민들이 거주하는 지역입니다.

 

탕곳지역 춘데비학교, 멍걸다야학교, 브라이트엔젤학교 아동 200여명은 2012년부터 주 2-3회 점심 빵급식과 교복, 학용품을 지원받으며 학교교육을 받고 있습니다. 모니터링을 통해 확인한 결과, 빵급식을 시작한 이후 한 반에 12명 정도이던 출석인원이 30명이 넘게 늘어났습니다. 또한 당초 3개반이었던 저학년이 빵급식 이후 아동 증가로 2개반이 늘어났다고 합니다. 매일의 작은 빵 하나이지만, 학교의 출석률을 좌우하는 큰 힘을 가진 빵임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아동들이 그만큼 배고픔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이기도 합니다.

 

 

춘데비학교 1학년 니산 샤이(8)의 집을 방문해 보았습니다. 아동은 허름한 벽돌집, 너무 좁아 위험해 보이는 나무계단을 2층 올라가야 나오는 단칸방에서 할머니, 엄마와 함께 살고 있었습니다. 아빠는 가출하여 재혼을 했고, 엄마가 짐을 운반하거나 농사를 지어서 생계를 꾸려가고 있었습니다. 가끔 아침밥은 먹고 오지만, 점심 도시락은 거의 싸가지 못한다고 했습니다. 샤이에게는 주 3회 제공되는 빵급식이 유일한 점심인 셈입니다. 우기철에는 비가 많이 샌다는 샤이네 집을 수리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하고 집을 나섰습니다.

 

 

2013년도에는 빵급식뿐만 아니라 방과후 학습지도, 예체능교육에까지 후원을 확대할 계획입니다. 지원내용을 다양화하고 영역별로 균형을 맞춤으로써 전인적 아동복지 제공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고자 합니다. 의사가 되고 싶다는 샤이의 꿈이 사그라들지 않도록 하는 것. 3만원의 아동결연후원으로 할 수 있는 어렵지 않은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