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 난민촌에서 전하는 희망의 노래
바로 오늘, 6월 20일은 세계 난민의 날입니다. 2017년까지 6,850만 명의 사람이 집을 잃고 떠돌고 있으며 그 중 시리아 난민이 560만 명으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습니다.(유엔난민기구 자료) 이들은 7년 전부터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는 내전으로 정든 고향을 떠나야만 했고 터키, 레바논, 요르단 등 주변국과 세계 각지에 흩어져서 살고 있습니다.
시리아와 산맥을 사이에 두고 위치한 레바논에는 100만 명의 시리아 난민이 살고 있습니다. 이는 레바논 전체 인구의 1/6에 육박하는 수로 현재까지 4,800여 개의 난민촌이 레바논 내에 형성되었습니다. 그 중 시리아에서 불과 10km밖에 떨어지지 않은 자흘레 지역에는 3,000여 개의 난민촌이 밀집되어 있습니다. 생존을 위해 새로운 삶의 터전을 찾아 왔지만 가난과 아동노동 등 시리아 난민들 앞에 놓인 현실은 막막하기만 합니다.
8개월 전 레바논으로 피난 온 12살 림은 비만 겨우 피할 수 있는 얇은 천막으로 엮은 집에서 살고 있습니다. 피난길에서 헤어진 아버지는 생사조차 알 길이 없어 림은 어머니와 매일 폐고물을 주우며 간신히 살아내고 있습니다. 하루 종일 쓰레기통을 뒤져 버는 돈은 고작 3,000원 가량... 어린 동생들을 먹이기 위해 림과 어머니는 지역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에도 불구하고 거리로 나가야만 합니다.
13살 소년 메이자르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한창 친구들과 뛰놀아야 하는 나이지만 어린 동생들을 돌보기 위해 새벽부터 야채가게에 나가 일하고 있습니다. 소아마비에 걸린 동생과 다른 4명의 동생들을 돌봐야하는 엄마를 대신해 일곱 식구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메이자르. 어린 소년이 감당하기에는 너무나 버거운 현실입니다.
레바논 내의 시리아 난민 100만 명 중 절반이 어린 아이들입니다. 이 아이들이 있어야 할 곳은 학교이지만 어두운 현실로 인해 노동 현장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나라의 미래인 아이들이 제 때에 교육을 받지 못한다면, 시리아는 한 세대를 통째로 잃을 수도 있는 위기에 처할 수 있습니다.
"시리아 난민들은 폭격으로 눈앞에서 가족을 잃고, 오로지 생존을 위해 산과 바다를 건너 타국으로 넘어왔다. 하지만 시리아 전쟁 사태가 장기화됨에 따라 전쟁 초기보다 국제 사회의 관심과 지원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시리아 난민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밀알복지재단 레바논 김영화 프로젝트 매니저
밀알복지재단에서는 시리아 난민 아이들이 ‘잃어버린 세대’가 되지 않도록 4년 전, 자흘레 난민촌에 학교를 세웠습니다. 아이들이 전쟁이 끝난 후 고국에 돌아가 마음껏 역량을 펼칠 수 있도록 아랍어, 영어, 수학 등 시리아 정규 교육과정 그대로 수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학교를 다니는 것만으로도 너무나 행복하다는 아이들은 이곳에서 저마다의 꿈을 키워나가고 있습니다.
또한 타지에서 더욱 취약한 상황에 놓인 여자아이들이 조혼 등의 상황에 내몰리지 않도록 직업학교를 세워 교육하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아이들은 재봉틀, 이미용, 천연비누 제조 등의 직업교육을 받으며 미래에 대한 희망을 품어가고 있습니다.
극한의 상황에서도 미래에 대한 희망으로 하루하루를 이겨내고 있는 시리아 난민 아이들이 교육을 통해 밝은 미래를 꿈꿀 수 있도록 손을 내밀어 주시기를 바랍니다.
2018년 6월 MBC 나누면행복(레바논 시리아난민촌 특집) 방송영상 다시보기: https://goo.gl/tDThA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