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와 함께하는 "장애아 부모로 산다는 것 "
"두 달동안 남자화장실 간 막내딸... 억장이 무너졌죠"
흔히 '장애아'라고 하면 '불쌍하다' '안 됐다' 등의 말이 따라붙곤 합니다. 하지만 여기, '행복하다' '네 덕분에 산다'며 미소 짓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들을 키우는 부모들입니다. 사회의 편견을 딛고 한 걸음 한 걸음 사랑으로 사는 그들. <오마이뉴스>와 사회복지법인 밀알복지재단(www.miral.org)이 이들을 만나러 갑니다. |
젖조차 제대로 빨지 못해 주사기로 분유를 흘려 넣어주던 아이가 자라 초등학교에 입학했을 때의 감격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그렇게 가슴 벅찬 시간이 또 있었을까. 그러나 기쁨도 잠시. 혜연이는 한 학기 만에 학교를 나와야 했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것 같은 딸아이가 학교에서 친구들로부터 괴롭힘을 당했기 때문이다. 아빠는 당시 혜연이가 학교에서 받았을 충격과 고통을 생각하면 지금도 마음이 아프다.
"혜연이가 겪은 일을 생각하면... 아비로서 말로 할 수 없이 속상하고 화가 나지요. 꼬집혀서 피를 줄줄 흘리고 온 날도 있고, 여기저기 다쳐 오는 날도 많았어요. 친구들의 따돌림과 집단 괴롭힘, 선생님들의 무관심, 다른 부모님들의 불편한 시선... 혜연이도 저희 부부도 참 힘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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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편 인생을 왜 이 아이한테 올인하는지 아세요?]
"열 살 무렵, 세준이도 저도 아주 힘들었던 시기가 있었어요. 그때 울며 기도했어요. 세준이를 위해서라면 제 심장이라도 드릴 수 있다고요. 그 후로 그런 기도는 하지 않아요. 세준이와 저의 기도를 들어주셨거든요. 이제는 더 이상 모자란 아이, 부족한 아이, 바보 같은 아이가 아니에요. 그림 잘 그리는 아이, 착한 아이, 행복한 아이가 되었거든요."
세준이 엄마(윤혜선·47)는 세준이의 남다른 능력(서번트증후군)을 '하나님의 선물'이라고 말한다. 약한 아이, 부족한 아이, 남에게 손가락질받는 아이였던 세준이가 귀한 재능을 선물로 받았다는 것이다.
"천재적 재능, 특별한 능력보다는 아무것도 할 수 없을 줄 알았던 세준이가 잘 할 수 있는 것이 있고, 또 그런 작업을 통해 행복을 찾았다는 것이 더 중요하죠."
3편 원문기사 보러가기 (클릭)
[2편 엄마 꼬집던 아이, 같이 죽을 생각도 했죠]
"우리 영규를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요. 1초도 쉬지 않고 의미 없는 소리들을 내고, 의미 없는 행동을 반복하고, 길을 갈 때도 앞으로만 가야지 절대 유턴을 해서도 안 되고, 일의 순서가 조금만 달라져도 폭발하듯 화를 내고, 마음에 들지 않거나 불편하면 제 몸을 물어뜯고 피가 나도록 자해하고, 엄마를 물고 때리기도 하고... 영규도 제 손을 물어서 엉망이지만 한때는 저도 영규에게 물려 온몸이 멍투성이였어요."
[1편 뇌성마비 아들 불쌍해 같이 죽고 싶었지만..]
"현호와 지하철을 탔는데, 내릴 때가 돼 현호를 업고 일어섰거든요. 그런데 우리가 앉았던 자리에 앉으려던 사람이 손으로 의자를 싹싹 털더라고요. 우리 몸에 뭐 더러운 것이 묻어 있었던 것처럼... 보는 데서 그러는데 정말 슬프더라고요. 비장애인들의 시선과 선입견이 정말 우리를 힘들게 해요. 벌 받을 이야기지만 그런 모든 것들이 너무 힘들어서 현호와 함께 지하철에 뛰어들까 하는 생각도 여러 번 했어요. 이런 세상을 현호가 어떻게 살아갈까 절망스럽고... 제가 언제까지나 현호 곁을 지켜줄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일이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