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이는 희망의 교실
남들과는 조금 다르지만,
특별한 꿈을 그리는 아이들
코코넛 나무가 우거진 라이베리아의 깊은 시골마을. 밀알복지재단과 SBS가 함께하는 희망학교 건축 프로젝트로 완공된 그레이스 초등학교에서 300명의 아이들이 열심히 공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한쪽에는 남들과 조금 다르지만, 특별한 꿈을 꾸고 있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지난 2013년 시작된 희망학교 건축 프로젝트는 조형섭 프로젝트매니저와 마을 주민들의 땀과 노력으로 2년의 건축기간을 거쳐 완성되었습니다. 하지만 완공과 동시에 온 나라를 덮친 에볼라바이러스로 인해 모든 학교에 휴교령이 내려지면서 올해 2월에야 특수학급을 시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밀알복지재단은 이 곳에 한국인 특수교사를 파견하고, 통학차량과 교육기자재, 영양 간식 등을 지원함으로써 장애아동들의 교육권을 보장하고 있습니다.
그레이스학교 학생들과 라이베리아 조형섭 프로젝트 매니저
열 여섯 살 시므온,
오늘 첫 등교했어요!그레이스학교의 특수학급에는 현재 다섯 명의 개성 강한 아이들이 공부하고 있습니다. 이 아이들에게는 학교에 간다는 것이 정말 꿈만 같습니다. 매일 집에만 갇혀서 다른 형제자매들이 학교에 가는 것을 부러운 눈으로 바라보기만 했는데, 올해 초부터는 교복을 입고 당당하게 등교하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매일 멋진 통학차량으로 등교를 하니, 이제는 오히려 다른 아이들이 부러워합니다. 라이베리아의 다른 어떤 학교에서도 볼 수 없는 쾌적하고 안전한 교실에서, 날마다 열심히 배우며 자라나고 있습니다.
학교를 한 번도 다녀본 적이 없던 열여섯 살 시므온은, 특수학급에서 올해 2월부터 꿈에 그리던 공부를 하게 되었습니다. 매일 아침 집으로 시므온을 데리러 오는 통학차량을 보면 좋아서 어쩔 줄을 모릅니다. 아이의 집은 학교에서도 비포장도로로 한참을 들어가야 하는 시골 마을이라 우기에는 차량이 다니기가 어렵지만, 시므온의 천사같이 행복한 얼굴을 떠올리면 험한 길도 즐겁습니다.
수업중인 특수학급 학생들
시므온은 뇌성마비로 인해 온 몸의 근육이 경직되어 있고 척추가 휘어 바르게 앉아있기가 어렵습니다. 혼자서는 걸을 수도, 글씨를 쓸 수도 없고 발음도 부정확해서 말을 알아듣기가 쉽지 않습니다. 부모님은 농사를 지어 생계를 이어가는데, 작황이 좋지 않아 먹고 살기조차 어렵습니다. 시므온이 사는 집은 흙과 풀로 지어져 있고, 천장이 위태롭게 내려앉아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상황입니다.
학교에 다니기 전에는 부모님이 밭에 농사를 지으러 가시고, 형제자매들이 학교에 가면 시므온은 집 안에 혼자 덩그러니 누워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습니다. 부모님과 형제자매들이 집으로 돌아와도, 그 누구도 시므온에게 관심을 갖고 이야기를 나누거나 공부를 가르쳐 주지 않았습니다. 마음에 많은 상처를 받은 시므온은, 동네 아이들에게 배운 아주 나쁜 욕설을 습관처럼 내뱉곤 했습니다.
교실 벽에 그려진 특수학급 아이들
하지만 이제 시므온에게 변화가 시작되었습니다. 16년 동안 혼자 지내느라 자라지 못했던 아이의 마음이, 학교에 다니면서 공부를 하고, 친구들과 장난도 치고, 때로는 선생님께 혼이 나기도 하면서 점점 크게 자라나고 있습니다. 물리치료와 자세교정을 통해 건강도 점차 나아지고 있습니다. 이제는 나쁜 말도 하지 않고, 수업시간에는 늘 밝은 얼굴로 누구보다 크게 노래를 따라 부릅니다. 시므온이 학교에서 열심히 공부해서 책을 줄줄 읽고, 당당한 태도로 사람들 앞에 서는 그 날을 기대해봅니다.
왼쪽 두번째, 휠체어에 앉아있는 시므온과 특수학급 아이들, 선생님의 모습.
특수학급에서 아이들이 자라가는 모습을 보면 참 신기합니다. 1분도 자리에 가만히 앉아있지 못하던 장난꾸러기 스탠리는 이제 선생님의 심부름도 잘하고, 부끄러움 많던 폴은 어느새 반에서 제일 친화력이 좋은 아이가 되었습니다. 우등생 찰스에타는 벌써 1부터 20까지 셀 수 있게 되었고, 룻은 일반 학급에 적응을 거의 다 했습니다.
이 아이들이 자라서 이 나라에 어떤 희망을 가져올지, 어떤 선한 영향력을 끼칠지 기대가 됩니다.
밀알복지재단은 이 아이들이 건강하고 바르게 자라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도울 것입니다.
함께 응원해주세요.
그레이스 학교의 특수학급이 라이베리아를 밝게 비치는, 반짝이는 희망의 교실이 될 수 있기를!
글 라이베리아 그레이스학교 특수교사 진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