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로로 첫 곡을 연주한 뒤 남자는 어머니를 불렀다. “제가 앞이 보이지 않아서 엄마가 지금 어떤 표정을 짓는지 모르겠어요. 좀 나와 주세요.” 연신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치던 한 여성이 행사장 앞으로 천천히 걸어 나왔다. 아들 옆에 앉은 어머니는 남자가 연주하는 ‘숨어 우는 바람 소리’라는 곡을 들었고, 연주가 끝나자 두 사람은 흐느끼면서 서로를 꼭 끌어안았다. 지난 14일 이런 광경이 펼쳐진 곳은 밀알복지재단이 서울 강남구 재단 별관에서 개최한 ‘일상 속의 장애인 스토리텔링 공모전’ 시상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