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봄’ 하면 무엇을 떠올리시나요? 따뜻해진 날씨, 푸르게 우거진 나무, 만발한 꽃들... 만물이 깨어나는 계절, 기분 좋은 설렘들이 우리 마음을 가득 채우곤 합니다. 그러나 모두가 봄을 만끽하고 있는 건 아닙니다. 세상의 차가운 무관심 속, 봄날의 기적을 애타게 기다리는 이들이 있습니다. |
봄을 맞이하지 못한 사람들
지난 3월, 우리 사회를 충격과 슬픔에 빠뜨린 일이 있었습니다. 부모가 자녀를 살해한 사건이 연달아 일어난 건데요. 이 사건들에는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첫 번째는 자녀에게 중증장애가 있었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한모 가정으로 홀로 자녀를 돌보며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었다는 겁니다.
3월 2일, 초등학교 입학식 날 목숨을 잃은 7살 A군은 발달장애가 있었습니다. 기초생활수급가정으로, 반지하방에서 A군과 단둘이 살던 미혼모 엄마 B씨가 범인이었습니다. 같은 날, 경찰에는 “내가 딸을 죽였다”는 신고가 들어왔습니다. 전화를 건 것은 말기 암 투병 중이던 50대 C씨였습니다. C씨는 지적장애가 있던 20대 딸 D씨를 살해하고 자신 또한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하다 경찰에 자수했습니다.
장애도, 생활고도 누군가의 생명을 앗아갈 이유가 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사건들이 일어나는 배경에 대해서는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사건이 일어난 후, 전국장애인부모연대는 기자회견을 열고 "가족이 가족을 살해하는 극단적 선택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지원을 전적으로 가족에게 전가하고 있는 우리 사회 복지체계의 문제"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의료비·돌봄 부담에 어려움 겪는 장애아동 가정
장애아동을 키우는 가정은 경제적으로 어려울 가능성이 높습니다. 재활치료와 의약품, 의료장비, 정기검진비 등 의료비 지출이 계속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2017년 장애인실태조사에 따르면 장애인은 장애로 인해 월평균 16만5100원의 추가 비용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2016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장애 아동과 비장애 아동의 의료이용 및 질환 비교 연구’에서는 장애 아동의 연간 진료비가 비장애아동에 비해 4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중증 장애자녀의 긴 돌봄 시간도 장애 아동 가정의 형편을 어렵게 만드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한국장애인개발원이 2014년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장애 아동 부모는 평일 평균 12.3 시간을, 주말과 공휴일에는 18.4 시간을 자녀를 돌보는데 쓰고 있었습니다. 중증 장애자녀가 있을 경우 간병을 맡은 부모의 경제활동 참여는 사실상 불가한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한부모 가정의 경우 문제는 더 커집니다. 경제활동을 할 사람이 없어 순식간에 수입이 없는 저소득층으로 전락해버리기 쉽습니다.
또한 이러한 의료비와 돌봄 부담은 일부 장애인의 교육 기회마저 앗아가고 있습니다. 한국장애인개발원이 발표한 ‘장애인삶패널조사’에 따르면 학업을 중단하거나 상급학교에 진학하지 못한 장애인들은 그 이유로 ‘가족의 치료나 재활(28.6%)’, ‘학비 문제, 취업 등 경제적 문제(28.6%)’를 가장 높게 꼽았습니다.
늦지 않게 지켜주세요
육아정책연구소의 2019년 조사에 따르면 장애진단 후 필요한 시기에 치료와 교육을 받지 못한 장애영유아가 33.8%나 된다고 합니다. 많은 장애영유아가 의료비 부담에 최적의 치료 시기인 ‘골든 타임’을 놓칠 위기에 놓여있습니다. 적기에 충분한 치료를 받지 못할 경우 장애가 고착화되거나 심할 경우엔 악화될 수 있으며, 교육과 취업 등 생애주기의 다음 단계들을 이어가는데도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이는 고스란히 장애자녀를 돌보는 부모들의 부담과 그로 인한 사회적 문제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장애영유아 치료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는 것은, 장애로 인한 빈곤의 악순환을 막는 시작점입니다.
2011년부터 장애아동의료비지원사업을 실시중인 밀알복지재단은 저소득가정 장애아동에게 의료비를 지원하여 건강한 성장을 돕고 있습니다. 아이가 산소호흡기를 떼고 드디어 학교에 가게 되었다고, 혹은 어느덧 학교를 졸업하고 취업을 해 첫 월급으로 가족들과 저녁 식사를 함께했다는 훈훈한 소식도 들려옵니다. 모두 ‘늦지 않게 지켜준’ 후원자님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저소득가정 장애아동들에게 ‘봄날의 기적’이 오도록
밀알복지재단은 올해도 장애인의 날을 맞아 장애아동 긴급의료비 지원캠페인 ’늦지 않게 지켜주세요‘를 실시합니다. 4월 한 달간 온·오프라인 채널을 통해 장애아동의 어려움을 알리고, 아이들의 골든 타임을 함께 지켜줄 후원자님을 모집합니다. 특별히 장애인의 날 당일에는 MBC <봄날의 기적>을 통해 치료가 시급한 장애아동의 사연을 방영하여 어려움을 알리고 도움의 손길을 모을 예정입니다. 방송인 도경완과 가수 이석훈, 배우 표예진님이 함께합니다.
밀알복지재단은 모아진 후원금으로 장애아동의 수술비와 치료비, 검사비, 의약품비. 보장구 등 의료비를 지원합니다. 또한 의료비 지출로 생계가 어려운 장애영유아아동 가정에게 긴급생계비도 지원할 계획입니다.
장애아동들의 따뜻한 봄날을 우리가 만들어 줄 수 있습니다. 4월 18일 밀알복지재단 홈페이지에서 시작하는 ‘늦지 않게 지켜주세요’ 온라인 캠페인과 4월 20일 오후 6시 5분, MBC에서 방영될 <봄날의 기적>을 통해 장애아동들이 따스한 봄을 맞이할 수 있도록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글. 홍보실 오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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