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매거진

태국 사업장 방문기 ①, 핏사눌록 장애인들에게 전해진 희망의 빛
2014.10.31
태국 사업장 방문기 ①,
핏사눌록 장애인들에게 전해진 희망의 빛
 
글, 사진   국제협력팀 박동석


     우리재단은 지난 10월 13일부터 8일간 태국 핏사눌룩(Phitsanulok), 치앙마이(Chiang Mai) 사업장에 다녀왔습니다. 핏사눌룩 사업장은 현재 12명의 현지 장애인들을 대상으로 특수교육, 급식지원, 직업재활훈련을 실시하고 있으며, 치앙마이 사업장은 태국 북서부 오지 산간마을에 거주하는 카렌족 아동 178명을 대상으로 아동결연사업을 실시하여 아동들이 신체ㆍ정서적으로 균형잡힌 성장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 사업장 전경

 첫 번째 방문지인 핏사눌록은 방콕에서 북쪽으로 약 377km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는 역사적인 도시이자 핏사눌록 주의 주도입니다. 태국 북부와 중부 지역 사이의 교차점에 위치해 있어 예로부터 정치ㆍ전략적 요충지 역할을 수행해 왔습니다. 약 600년 전에 세워진 이 도시는 태국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 중 하나로, 16세기 후반 태국을 버마(미얀마)의 지배로부터 벗어나게 한 나레수안 왕의 출생지로 잘 알려져 있는 곳입니다. 

     공항에서 약 40여분 정도 차로 가다보면 태국 전통마을 한 가운데 세워진 하얀 건물들을 볼 수 있는데요, 이 곳이 바로 중증 장애인들을 사랑으로 돌보고 있는 핏사눌록 사업장입니다. 2001년 송태규 선생 부부가 인근 켁노이 산지 지역에 거주하는 몽족 장애아동을 입양하여 돌보는 것으로 시작하여 현재 10대에서 30대 중반에 이르는 12명의 장애인들을 가족으로 받아들여 함께 살고 있습니다.
 
▲ 언어교육을 받고 있는 학생들

      현재 사업장 내 거주하고 있는 12명의 장애인들은 지체, 정신지체, 자폐, 복합장애를 가지고 있습니다. 태국정부의 취약계층 지원정책에 따라 각 도마다 특수학교 1곳이 설립되어 있지만 태국 내 장애아동을 수용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입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민간 사회복지시설 설립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지만, 장애인 복지에 대한 저조한 관심으로 이마저도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결국 장애인들은 18세 이후부터 어떠한 지원도 받지 못하고 가족, 사회로부터 소외당한채 방치되어 있는 실정입니다.

     우리 재단은 장애인 복지증진 및 인권개선을 위해 2013년 12월부터 핏사눌록 큰빛복지센터에서 실시하는 재활복지사업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센터에 들어오기 전까지 대부분의 장애인들은 적절한 영양 공급을 받지 못해 영양실조 상태에 이를 때까지 아무런 도움도 받지 못하고 방치되어 있거나 불빛 하나 없는 집안에서 누워 있는 것이 하루 일과의 전부였습니다.

     이러한 장애인들이 밀알을 만나고 조금씩 변화하기 시작했습니다. 복합장애(지체장애, 지적장애)를 가진 17세에 남학생은 입양될 당시에는 영양실조로 생사의 고비를 넘나 드는 상황이었지만, 헌신적인 보살핌으로 건강을 회복하고 기타연주를 할 수 있을 정도로 장애 상태가 호전되었습니다. 33세의 여성 장애인은 가족에게 버림 받은 후 수년 간 누구와도 소통하지 못하고 혼자 고립되어 있었지만, 이제는 음악시간에 노래와 율동을 누구보다 신나게 하며 다른 사람들과도 잘 어울리는 밝은 사람으로 변화되었습니다.
 

▲ 즐거운 음악시간을 보내고 있는 장애인들

      핏사눌록 사업장에는 각기 다른 장애를 가진 이들이 모여삽니다. 대부분 중증 장애를 가지고 있어 그들을 돌보는 것에는 많은 인내와 어려움이 따릅니다. 그들은 앞으로도 우리와는 조금은 다른 모습으로 살아갈 수 밖에 없을지도 모릅니다. 그들이 비록 비장애인들과 같이 변화될 순 없을지라도, 한 인간으로서 더디지만 성장하고 발전하는 모습에서 우리는 희망을 찾을 수 있습니다. 핏사눌록의 장애인들에게 한 인간으로서 자립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신 모든 밀알 후원자님들께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사회통합과 장애 인식 개선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주시길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