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뉴스펀딩 [천재와 장애 사이, 서번트신드롬]
- 9화 동영상 같은 그림을 그리는 지적장애 천재소년 -
지난 추석 <위대한 유산>이라는 방송 프로그램에서 가수 김태원씨를 보았습니다. 유빈이처럼 자폐장애를 가진 아들 우현이와 함께 였습니다.
아빠 김태원은 지난 15년간 아들에게 보여주지 못했던 관심과 사랑을 표현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고 저를 포함한 많은 시청자들이 공감하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아버지가 있다는 것, 엄마가 있다는 것, 부모가 있다는 것이 그런 것이겠지요.
문득 시설에서 외롭게 추석을 보낼 유빈이가 떠올랐습니다. 모두들 가족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을 추석에도 유빈이는 홀로였을 테니 말입니다. 하지만 이제 유빈이는 더 이상 슬프거나 외롭지 않습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유빈이를 응원하고 더 많은 사람들이 유빈이에게 사랑과 관심을 보내고 있으니까요.
‘힘내라 유빈아, 사랑한다 유빈아’ 함께 외쳐주세요.“안개가 일어나고 있어요. 여기도 안개 저기도 안개 안개가 흘러가요. 안개 때문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요. 건물도 산도 나무도 길도 보이지 않아요. 안개가 점점 많아지고 있어요. 안개는 나빠요. 안개 속에는 미세먼지가 있어요. 안개 속에는 메르스가 있어요. 그래서 밖에 나갈 수가 없어요. 화산이 폭발해요. 안개가 화산 때문에 숨어있어요. 화산이 폭발해서 메르스도 미세먼지도 덮어버렸어요. 화산이 지나가면 안개가 다시 나올 거에요....”
유빈의 손 끝에서 피어난 안개는 도화지의 한쪽 끝에서 또 다른 끝을 향해 달리는가 싶더니 어느새 구름이 되고 한순간 화산이 되어 검붉은 용암을 뿜어내기 시작한다.
벌써 세 시간 째. 유빈이는 도화지와 붓 끝에 몰두해 꼼짝도 하지 않았다. 목도 마를만하고 엉덩이에 좀이 쑤실 만도 하지만 꼬마 천재의 작업은 멈출 줄을 모른다. 기존의 틀을 파괴하는 작품세계와 집착에 가까운 작품활동... 전문가들이 유빈이를 놓고 감히 천재 혹은 서번트라고 이름붙이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