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매거진

MBC <나누면 행복>, 배우 조안이 만난 캄보디아의 아이들 ①
2014.07.28
MBC <나누면 행복>, 배우 조안이 만난 캄보디아의 아이들 ①



     우리재단은 지난 6월 20일부터 25일까지 총 5박 6일간의 일정으로 배우 조안씨와 함께 봉사활동을 다녀왔습니다. 열악한 환경 속에 놓인 캄보디아의 아이들을 만나고 온 이 날의 이야기는 지난 7월 24일 오전 1시, MBC <나누면 행복>을 통해 방영되었습니다.



     끝이라는 뜻의 '쫑', 모래를 뜻하는 '크삿'. 캄보디아의 수도  프놈펜에서 한 시간 반이 떨어진 땅끝 마을 '쫑크삿'은 이 두 단어가 합쳐진 이름으로, 가난한 사람들이 밀리고 밀려서 맨 끝 동네의 끝자락까지 오게 되었다는 의미로 붙여진 이름입니다.



     햇빛이 내리쬐는 평일의 한 낮, 학교에 있어야 할 어린 아이들이 냇가에 있었습니다. 빤냐(13, 남)와 막카라(10, 남). 고작 열세 살, 열 살밖에 되지 않는 어린이들이 돈을 벌기 위해 냇가에 나와 물고기를 잡고 있었습니다. 익숙한지 능숙한 폼으로 그물을 휘두르는 아이들. 일용직 일을 하는 아빠가 일을 하기 위해 몇 달씩 집을 비울 때마다, 빤냐와 막카라는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냇가로 나옵니다. 빤냐는 일을 하기 위해 학교까지 그만두었습니다.

     아이들이 힘겹게 물고기 1kg를 잡아 올리고 버는 돈은 우리나라 돈으로 삼천 원. 그나마도 비가 많이 오는 우기에는 물고기가 잘 잡히지 않아 걱정입니다. 동이 트기 전부터 물고기를 잡기 위해 냇가로 나온 아이들은, 정오가 되서야 엄마와 동생들이 기다리는 집으로 돌아갑니다. 화장실도 없고 부엌도 없는 집에 빤냐와 막카라를 포함한 여섯 식구가 살고 있었습니다. 판자를 기워놓은 듯 이어붙인 집은, 비가 오는 날이면 마치 천장이 없는 듯 집 안으로 세찬 비가 쏟아진다고 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며칠 전 쏟아진 비를 그대로 맞은 막내 삐사이다(1, 여)의 몸에는 열꽃이 가득 피어있었습니다. 같이 비를 맞은 쓰라이다(8, 여)는 아무런 기척도 없이 사흘 째 가만히 눈을 감고 누워만 있었습니다. 조안씨는 빤냐의 가족이 처한 열악한 현실에 안타까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병원에 가고 싶지만, 곁에서 아픈 아이들을 돌보아 주고 싶지만 그러기 위해선 돈을 벌어야만 하는 엄마. 아픈 아이들을 두고 엄마는 무거운 마음으로 물고기를 팔기 위해 시장으로 향합니다.



     우기를 맞은 캄보디아는 하루에도 몇번 씩 세찬 비가 쏟아집니다. 물고기를 팔기 위해 엄마와 빤냐는 한 시간을 걸어 시장에 나왔지만, 하늘이 무심하게도 다시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장사를 하지 못하는 것은 둘째 치고, 집에서 비를 맞고 있을 아이들 생각에 엄마의 걱정은 멈출 줄을 몰랐습니다. 그런 엄마의 마음을 모르는 듯 빗줄기는 점점 거세어져만 갔습니다.

     집에 돌아가니 그 사이에 비를 맞은 쓰라이다의 상태는 더 심각해져 있었습니다. 가만히 두고 볼 수 없어 의사선생님을 집으로 모셔왔습니다. 쓰라이다가 장염에 걸린 것 같다는 의사선생님의 이야기. 조안씨와 가족들은 정확한 진단을 위해 병원을 찾았습니다. 차로 한 시간 가까이 걸려 도착한 병원. 병원비도 병원비지만, 멀리 떨어져 있는 병원은 이들을 더 힘들게 합니다. 병원 침대에 가만히 누워있는 쓰라이다의 손을 쓰다듬는 엄마. 쓰라이다가 이렇게 아픈 적이 없었는데… 엄마는 모든 것이 자기 탓인 것 같아 마음이 무겁습니다. 그런 가족들을 지켜보는 조안씨는 자신이 아무것도 해줄 수 있는 것이 없는 것 같아 눈물만 흘렸습니다. 주사 한번 맞는 데 7천원. 한 달 생활비가 고작 2만원인 이들에게, 아파도 병원을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겠다며 조안씨는 가족들의 상황에 마음 아파 했습니다.
 


     병원을 다녀온 오후, 배우 조안씨는 가족들을 위해 깜짝 선물을 준비했습니다. 바로 튼튼하고 안전한 자전거. 학교도, 병원도 멀기만 한 가족들을 위해 준비한 선물입니다. 자전거 하나가 큰 변화를 가져다 줄 순 없지만, 아이들의 삶이 조금이라도 편해지기를 바라면서 말입니다. 자전거를 본 아이들의 얼굴에는 웃음 꽃이 활짝 피어납니다.

     아픈 쓰라이다 대신 첫째 빤냐가 자전거를 타기 시작합니다. 빤냐의 몸집보다 조금 커다란 자전거지만, 아무런 문제도 되지 않는다는 듯 거침없이 페달을 밟습니다. 빤냐의 미래도 씽씽 나아가는 자전거처럼 앞으로 힘차게 나아가기를….

"앞으로 학교도 잘 다니고, 공부도 열심히 하고, 아프지 않기. 약속!"



     힘든 삶 속에서도 아이들이 희망을 찾을 수 있기를, 조안씨와 아이들이 함께 건 이 약속이 지켜질 수 있도록 도움의 손길이 더욱 많아지기를 바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