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매거진

밀알첼로앙상블 ‘날개’의 두 번째 정기연주회, ‘지금 이 순간의 행복’
2014.12.08
 밀알첼로앙상블 ‘날개’의 두 번째 정기연주회,
‘지금 이 순간의 행복’


 
     
      공연이 끝나고 우레와도 같은 박수가 쏟아져 나왔을 때, 무표정하던 아이들의 얼굴에는 서서히 미소가 피어올랐습니다. 아이들은 그 순간 교감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자신들에게 박수를 치는 낯선 사람들과, 그리고 세상과 말입니다.

 


      밀알첼로앙상블 ‘날개’는 만 18세 미만의 발달장애청소년으로 구성된 첼로앙상블입니다. 우리재단은 2008년부터 음악을 배울 기회가 부족한 장애인들을 위해 음악지원사업을 펼쳐왔는데요. 지난 2012년 10월부터는 음악적 예술성을 지닌 발달장애인들에게 전문적인 음악교육을 제공하여, 이들의 예술성을 발굴하고 음악가로 성장할 수 있도록 밀알첼로앙상블 ‘날개’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2012년 10월에 있었던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단원들은 매주마다 두차례씩 모여 첼로 연습을 했습니다. 발달장애의 특성상 누군가와 맞추는 것이 서툰 아이들이었기에 처음부터 그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첼로를 배우는 아이들, 그런 아이들을 지켜보던 부모님, 첼로를 가르치는 선생님들 모두 오늘의 두 번째 정기연주회가 있기까지 소리 없는 눈물과 기쁨의 과정들을 거쳐야만 했습니다.
  
 
      2013년 10월 28일, 날개의 모든 단원이 무대에 섰던 밀알첼로앙상블 ‘날개’의 첫 정기연주회를 기억합니다. 첫 오디션을 치르기 위해 모였던 학생들이 어엿한 연주자가 되어 무대에 오르는 모습을 늘 꿈꿔왔지만, 그 꿈이 현실이 된 순간은 꿈보다 더 꿈같이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우리는 또 한번 꿈이 현실이 된 순간을 맞이했습니다. 두 번째로 열게 된 '날개' 정기연주회. 아이들은 작년보다 훨씬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며 우리의 꿈이 어디까지 현실로 이루어질 지 궁금하게 했습니다.

 
 

      “(가영이가) 작년보다 훨씬 좋은 공연을 보여줬어요.”
      오늘 ‘날개’ 단원인 가영이의 공연을 보러온 가영이 이모 김청옥(41)씨는, 가영이가 작년보다 성장한 모습을 보여 기쁘다는 소감을 전했습니다. 무대가 끝나고, 대기실에서 나올 단원들에게 전해줄 꽃다발을 들고 기다리고 있는 가족들과 친구들의 표정들은 공연을 한 아이들 못지 않게 상기되어 있었습니다. 잠시동안의 기다림 끝에, 공연을 마친 아이들이 로비로 나오자 잘했다, 멋지다는 찬사가 이곳저곳에서 들렸습니다. 칭찬을 듣고, 기념 사진을 찍고, 연신 축하의 인사를 듣는 날개 단원들의 얼굴에도 미소가 떠나지 않았습니다.
 


      “첼로는 연주자들에게 뿐만 아니라 가족들에게도, 가르치는 선생님들에게도 날개와 같은 존재에요.”
      ‘날개’ 사업을 맡고 있는 이축하 간사는 첼로를 가르치는 선생님들은 아이들을 더 잘 가르치기 위해 노력하며 장애에 대해 이해하게 되고, 가족들은 단원들을 연습시키기 위해 노력하다가 단원과 함께 음악이 주는 행복을 누리게 된다고 말합니다. 실제로 이번 두 번째 정기연주회에서는 단원들의 어머니들이 연주자로 함께 무대 위로 올라 공연을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아기새는 날 수 있을 때까지 수 백번, 수 천번이 넘는 날개짓을 한다고 합니다. 오늘, 밀알첼로앙상블 ‘날개’ 단원들은 그 간 수없이 연습한 날개짓을 바탕으로 세상을 향해 날아올랐습니다. 한 단원는 공연중에 엉엉 울음을 터뜨리기도 했고, 관객들에게 시선이 팔려 악보를 넘기지 못하는 단원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괜찮습니다. 우리에게는 날개가 있으니까요. 조금 느리지만 우리는 날 수 있습니다. 날개 아이들은 세상과 만나기 위해, 세상과 소통하기 위해 오늘도 힘찬 날개짓을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