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매거진

‘부시맨 닥터’ 마다가스카르 이재훈 지부장 활동보고회
2014.10.01
‘부시맨 닥터’ 마다가스카르 이재훈 지부장
활동보고회


     ‘부시맨 닥터’를 아시나요? 아무런 의료시설이 없는 아프리카 오지에서도 환자들의 아픈 곳을 콕 찍어내 능숙하게 수술을 해내는 모습에 붙여진 이름입니다. 마다가스카르에서 2005년부터 의료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는 이재훈 지부장이 지난 9월 30일(화), 우리재단을 방문했습니다. 이재훈 지부장의 강의를 듣기 위해 재단 직원들과 기자 등 40여명이 모인 가운데, 이재훈 지부장은 의료봉사활동을 하며 보낸 지난 10여 년 간의 소감을 전했습니다.



     이재훈 지부장은 어린 시절부터 아프리카에서 의료봉사활동을 꿈꿔왔다고 합니다. 그 꿈을 이루기 위해 고려대 의과대학에 진학하였고 졸업 후에는 연세대 세브란스 병원에서 위장, 간, 대장, 갑상선, 소아외과 등 5개 분야의 전문의 과정을 마쳤는데요. 아프리카에서 의료봉사활동을 하며 만나게 될 여러 가지 유형의 질병을 떠올리며 최대한 다양한 분야의 의료지식과 기술을 섭렵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찾아간 아프리카에서 예상치 못했던 난관을 만나야만 했는데요. 바로 일부 아프리카 사람들에게 뿌리 깊게 박혀있는, 미신을 믿는 민간신앙 문화 때문입니다. 아프리카 오지 마을에는 질병으로 인한 고통을 자신에게 내린 ‘저주’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병이 걸려도 의사를 찾는 것이 아닌 주술사를 찾는일이 많다고 합니다. 주술사가 처방해 준 부적 등을 통해 자신의 상태가 호전될 것을 기대하는 것이지요. 주술을 통해서 자신의 상태가 나아지지 않더라도, 주술이라는 방법 자체에서 잘못을 찾는 것이 아닌 주술사가 내려준 처방을 제대로 따르지 않은 자신에게서 원인을 찾는다고 하는데요. 이재훈 지부장은 이러한 문화 때문에 겪은 웃지못할 에피소드를 전했습니다. 아들을 낳기 위해 주술사가 준 나뭇가지를 하루 종일 들고 다니는 여자, 열을 내리기 위해 온 몸에 하얀 재를 묻히고 있는 아이 등…. 상황이 이렇다보니 아픈 사람들을 병원으로 이끄는 일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이재훈 지부장은 사람들이 병원에 찾아올 수 없다면 의사가 직접 환자들을 찾아가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동진료사업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현지 의사와 간호사로 구성된 팀을 꾸려 한 달에 한 번씩 오지마을을 찾아 1~2주동안 이동 진료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인프라가 구축되어있지 않은 오지 마을을 찾아다니다 보니 텐트 하나에 의지해 생활한 날들도, 차 안에서 보내는 날들도 많았다고 하는데요. 2011년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정리된 기록을 보니 오지에서 텐트를 치고 지낸 생활이 180일, 길에서 보낸 시간은 160일이나 됩니다. 심지어 차편마저 여의치 않아 헬기를 타고 나룻배를 저어 들어가야만 했던 마을도 있었습니다. 이렇게 이재훈 지부장이 지난 10여 년간 치료한 환자는 어림잡아 2만 5천여 명에 이릅니다.



     “의사가 없는 오지 마을에 의료진을 늘리고 영양상태와 교육시스템을 개선하고 싶습니다. 장기적으로는 마다가스카르 사람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돕고 싶어요.”

     이들이 자립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이재훈 지부장은 ‘교육’을 생각합니다. 자신의 진료를 받았던 아이들이 선생님으로, 의사로 성장하여 아이들을 가르치고, 함께 의료봉사를 떠나는 모습을 떠올리면서 말입니다. 하지만 현지 사정은 열악하기만 합니다. 전체 인구의 85%가 하루 2천원 이하로 생활하고 있는 최빈국 마다가스카르, 당장 먹고 사는 일이 어려워 쉽게 교육을 포기해버리는 아이들이 너무도 많습니다.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교육이 중요합니다. 이재훈 지부장은 이를 위해 영어와 불어로 된 아동서적부터 시작하여 의학전공 책, 각종 전공 기초서적 등이 필요하다고 이야기 했습니다.
 

     이재훈 지부장은 지난 2011년, 남수단에서 봉사를 하다 생을 마감한 이태석 신부를 기려 재정된 이태석상(賞)을 받았습니다. 이 세상 소외된 이웃들을 위해 한 알의 밀알이 되길 자처한 이재훈 지부장, 그가 마다가스카르라는 땅에서 맺은 수많은 열매들을 볼 수 있었던 이번 활동보고회는 우리재단의 ‘밀알정신’을 다시한번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이재훈의사가 직접 쓰는 그의 삶과 열정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