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매거진

[해외사업장 직원인터뷰] 밀알복지재단 해외사업장에선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_탄자니아 편
2020.10.15

매년 10월 17일은 빈곤, 기아 근절과 국제적 관심 촉구를 위해 1992년 10월 17일 국제연합(UN)에 의해 제정된 ‘세계빈곤퇴치의 날’입니다. 2015년 유엔 지속가능발전목표(SDGs)에서는 2030년까지 절대빈곤을 퇴치하고, 모든 종류의 빈곤인구를 50% 감축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세계빈곤퇴치의 날’을 맞이하여 ‘밀알복지재단 해외사업장에선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의 세 번째 이야기가 돌아왔습니다. 세 번째 주인공은 탄자니아에서 아이들의 교육과 건강을 책임지고 있는 탄자니아 사업장의 김소희 프로젝트 매니저입니다.


안녕하세요! KCOC NGO봉사자로 시작하여 현재는 프로젝트 매니저로 근무하고 있는 탄자니아 사업장 프로젝트 매니저, 김소희입니다.



크리스마스 파티를 즐기는 결연아동들과 김소희 프로젝트 매니저(우) 

Q. 어떤 계기로 국제개발협력에 관심을 갖게 되었나요? 파견직을 지원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학부시절 NGO관련 수업을 수강하며 처음으로 NGO에 대해, 국제개발협력에 대해 알게 되었습니다. 이후에 휴학하고 1년 정도 이곳 탄자니아에 개인적으로 자원봉사를 하러 왔었습니다. 한국 분이 지은 로컬 유치원에서 교구를 만들고, 학교 도서관 정리를 돕는 일을 했었습니다. 귀국하여 교육관련 기관에서 근무하는 동안에도 초롱초롱 맑은 눈으로 환하게 웃던 탄자니아 아이들이 마음 깊은 한구석에 항상 남아있었습니다. 결국 아이들을 잊지 못하고 2016년 밀알복지재단 탄자니아 사업장에 KCOC NGO봉사단으로 지원하여 3년간 활동 후, 2019년 6월부터는 프로젝트 매니저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Q. 탄자니아 사업장을 한 단어로 정의한다면?
탄자니아 사업장을 한 단어로 표현하자면 ‘보물찾기’입니다. 보물은 찾기 어렵지만 그 가치는 매우 큽니다. 밀알복지재단 탄자니아 사업장 역시 비록 힘들고 어렵지만 탄자니아의 밝은 미래와 자립이라는 보물을 찾기 위해 이곳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학용품을 지급받고 기뻐하는 결연아동의 모습 

Q. 탄자니아 사업장에서 진행하고 있는 사업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밀알복지재단 탄자니아 사업장은 약 480여 명을 대상으로 아동결연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크게는 동아프리카의 관광 관문이라 불리는 아루샤, 전통 마사이 지역인 롱기도, 탄자니아 내에서 손꼽히는 빈곤지역인 싱기다에서 유치원, 초등학교를 중심으로 아동들의 신체적, 지식적, 정서적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Q. 탄자니아 아이들만의 특징이 있다면?
바로 ‘넘치는 자신감’입니다! 탄자니아는 어릴 때부터 발표하는 연습을 많이 시켜요. 정답을 모르고 틀리더라도 자신 있게 손을 들고 발표하도록 교육합니다. 대중 앞에서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는 훈련을 많이 해서 그런지 자신감 넘치는 아이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Q.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현장에 남아있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탄자니아 아이들이 제가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현장에 계속 남아있는 이유입니다. 빈곤아동들에게 학교는 배움의 장인 동시에 신체발달을 위한 영양공급의 역할을 합니다. 아이들이 집에서는 거의 아무것도 먹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마사이 지역인 롱기도 학교와 탄자니아 내 빈곤지역 5위 안에 드는 신기다 학교에는 균형 잡히고 든든한 급식뿐 아니라 여러 곡식으로 만든 죽이나 옥수수, 콩 등을 이용해 만든 간식으로 아동들에게 영양 공급을 하고 있습니다.


급식을 먹고 있는 결연아동들(좌)
 / 영양죽 간식을 먹고 있는 결연아동들(우)

하지만 코로나19로 휴교령이 발령되면서 집에서 하루 한 끼밖에 못 먹는 아동들이 여럿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밀알복지재단 탄자니아 사업장은 현지 직원들과 함께 결연아동들의 상황을 파악하고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에게 후원자님들의 따뜻한 사랑이 담긴 기초 위생용품과 긴급 식량세트를 전달하였습니다. 또한 아동들의 가정학습을 위해 가정 학습지를 제작하고 이를 배부하는 현지 교사들을 위해 사업장 내 학교에도 소독, 방역물품을 지원하고 사용방법을 교육하였습니다. 특별한 것이 아니라 그저 이곳에서 제가 해야 할 일들을 한 것 같아요.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코로나19라는 상황 속에서 제가 이곳, 탄자니아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이 있어서 감사했습니다.

Q. 봉사단원으로 시작해 프로젝트 매니저까지 하게 되었는데, 매니저가 되고 나서 어떤 것들이 변했는지 궁금합니다.
탄자니아에서 봉사단원으로 활동한 3년은 개인적으로 참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결연아동들을 직접 만나고 그들을 알아갈 수 있었기 때문이죠. 프로젝트 매니저가 된 지금은 결연아동들을 돌보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실제적으로 우리가 어떻게 사업을 운영해야 대상자들에게 더욱 필요한 것을 지원할 수 있는지 많은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9월부터 교육공학전공 대학원에 다니고 있습니다. 온라인으로 진행되어 먼 이곳 탄자니아에서도 공부할 수 있는 과정이에요. 이제 막 첫 발을 내디딘 거지만 이곳의 학교들에 전문성을 갖고 더욱 효과적이고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날을 꿈꾸며 공부하고 있습니다.


탄자니아 현지 지원들과 김소희 프로젝트 매니저(중간)의 모습

또 하나의 큰 변화는 올해부터 밀알복지재단 탄자니아 사업장에서 두 명의 현지 직원들이 함께 일하게 되었습니다. 현지 직원을 통해 결연아동뿐만 아니라 그 가족들과도 더욱 깊은 대화를 나눌 수 있게 되었고, 이전보다 더 많은 상황들을 탄자니아 문화 내에서 이해할 수 있어 매우 큰 도움이 됩니다.

Q. 탄자니아에서 장애인에 대한 인식은 어떠한가요?
아직은 안타까운 부분이 많습니다. 물론 정부가 운영하는 특수학교가 있지만 교육기관이 부족하고 교육체계도 미비해 장애아동들의 교육률은 1% 미만으로 굉장히 낮습니다. 장애아동이 태어나거나 아이가 후천적으로 장애를 가지게 되면 많은 가정에서 이를 부끄럽게 여기고 아이를 집 밖으로 내보내지 않습니다. 가족들이 장애아동을 타인에게 보이길 꺼려하니 장애아동들은 학교도 가지 못하고 집에서만 지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도 탄자니아 내에서 많은 NGO가 장애인식개선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으며, 탄자니아 장애인연맹 또한 교육정책 및 교육환경 개선을 위해 여러 방면으로 힘을 쓰고 있으니 점차 나아지겠죠?

Q. 봉사단원 시절부터 지금까지 가장 기억에 남는 경험을 꼽는다면?
빈곤마을을 찾아가 학교에 가지 못하는 아동들을 만난 적이 있습니다. 특히 마사이 부족은 전통적인 관습으로 한 가정 내 모든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지 않습니다. 물론 경제적인 이유도 있지만 물을 길고, 소와 염소, 양과 같은 가축을 치는 일들은 아이들 담당이라고 여기기 때문이에요. 매일 아침, 형은 학교에 갈 때 저 멀리 가축을 치러 나가는 남자아이에게 소원을 물으니 학교에 가는 것이라고 하더라고요. 아이는 아침 일찍 가축들을 몰고 나가면 초저녁까지 아무것도 못 먹은 채로 집에 돌아온다고 하더군요. 이러한 상황을 알고는 있었지만 그 아이를 직접 만나 소원을 들으니 안타까운 마음이 너무 컸습니다. 학교에 가고 싶다고 말하는 그 아이의 얼굴과 표정이 잊히지 않아요.


학교를 가지 못하고 양을 치러가는 아동의 모습 

Q. 현장 활동가로서 힘든 점은?
사업을 하다보면 관습이나 현실의 한계에 종종 부딪힐 때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 아동들에게 위생, 성교육을 하며 깨끗한 물을 이용한 청결을 강조하는데, 실질적으로 깨끗한 물을 구할 수가 없는 거죠. 그나마 깨끗해서 식수로 이용하는 물이 미숫가루 색인 지역이니까요. 이럴 때 참 어렵더라고요. 우리가 어떻게 도울 수 있을지 계속해서 관심을 갖고 깊이 고민해 봐야하는 문제들이겠죠.

Q. 탄자니아 현지직원 동료들에게 프로젝트 매니저로서 한마디 해준다면?
우리는 후원자님들이 보내주시는 사랑을 전달하는 전달자로서 매우 소중하고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있어요. 마음을 다해 이곳 아동들에게 더욱 관심을 갖고 하는 일들을 감당하면 따뜻한 마음이 아동들에게 전해질 것이고, 덩달아 우리의 삶도 더욱 기쁘고 즐거울 것 같아요. 밀알복지재단 탄자니아 사업장의 스탭으로서 자부심을 갖고 행복하게 일했으면 좋겠습니다.

밀알복지재단은 탄자니아 아이들의 건강하고 밝은 미래를 위하여 현장에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