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해외사업장 직원인터뷰] 밀알복지재단 해외사업장에선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 _말라위 편
2020.09.04
밀알복지재단은 국내뿐만 아니라 네팔, 말라위, 필리핀 등 해외 각지에서도 장애인과 사회적 약자를 위한 사업을 펼치고 있습니다! 밀알복지재단 해외사업장으로 파견된 프로젝트 매니저들의 인터뷰를 통해 생생한 현장이야기와 더불어 국제개발협력 현장 활동가로서의 삶을 알아보고자 합니다. 그 첫 번째 이야기의 주인공은 바밀알복지재단 말라위 해외사업장에서 근무하고 계시는 강슬기 프로젝트 매니저 입니다. 밀알복지재단 말라위 해외사업장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들어볼까요?

안녕하세요, 저는 밀알복지재단 말라위 해외사업장에서 자체 재활복지사업과 외부기금 프로젝트 기획 및 관리를 담당하고 있는 프로젝트 매니저, 강슬기입니다.

강슬기 프로젝트 매니저(우)와 말라위 아이들
 

Q. 어떤 계기로 국제개발협력에 관심을 갖게 되었나요? 또한 파견직을 지원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첫 단추를 되짚어보자면, 제가 중학교 때 우연한 기회로 참여했던 당시 여성부에서 주최한 ‘글로벌리더십캠프’였습니다. 이 때, UN기구에서 일하시는 여러 한국분들의 특강과 경험들을 들을 수 있었고, 중남미대사관 방문도 하면서 국제개발협력이라는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파견되기 이전에는 국내에 있는 NGO본부에서 해외사무소를 관리하는 일을 했었습니다. 그러던 중 현장에서 부딪히며 프로젝트를 직접 현지에 맞게 기획하고, 실질적으로 운영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되어 파견직을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Q. 말라위 사업장을 한 단어로 표현해주세요!
“치소모”입니다. 치소모를 영어로 풀이하면 Grace(하느님의 은혜)입니다. 저희 사업장에서 운영하는 센터 이름입니다. 우리 사업에 참여하는 모든 현지인들에게 치소모가 가득하길 바랍니다.
 

Q. 코로나 19가 발생하기 전까지 말라위 해외사업장에서는 어떤 프로젝트와 사업이 진행 중이었나요?
말라위 해외사업장에서는 정말 많은 사업이 진행 중이었습니다. 운영하는 센터들은 각각 3개의 팀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첫 번째 팀은 지역사회 옹호팀으로, 말라위 지역 주민이 직접 장애인 주민을 옹호하고 인식개선 활동을 하는 팀입니다. 두 번째는 일자리 조합팀으로 장애인 근로자들이 재봉제품을 생산해서 판매하는 공동작업장이 대표적인 예시입니다. 여기서 생산한 제품이 현재 파일럿으로 국내 기빙플러스*에서 판매되고 있답니다!


말라위사업장의 일자리 조합팀에서 근무하는 장애인 근로자들 

마지막으로는 장애아동교육팀입니다. 이 팀에서는 도서관 중심으로 삼성 꿈 재단 글로벌 국외 장학사업*을 진행 중이에요. 말라위에서는 초등학교 5학년 때 갑자기 교과서와 수업 언어가 모두 영어로 바뀌어버리거든요. 갑자기 언어가 바뀌기 때문에 아이들이 굉장히 낯설어하고, 그 시기에 유급률도 높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 팀은 도서관에서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영어 교육과 독서 교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기빙플러스: 기업으로부터 기부받은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하고, 수익금 전액을 취약계층에 사용하며 장애인의 일자리 창출을 도모하는 국내 최초 기업사회공헌(CSR) 전문 스토어
*삼성꿈재단 글로벌 국외장학사업: 개발도상국 현지 저소득층 아동ㆍ청소년에게 양질의 교육프로그램을 지원하여 동등한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고자 하는 장학사업


Q. 말라위 에너지 드림타운 프로젝트* 중 하나로 계획되어 있던 태양광 도서관은 어떻게 운영되고 있나요?
태양광 도서관은 밀알복지재단 말라위 센터에 있는 건 아니고, 나중에 지역사회에 이양할 수 있도록 은코마 대학에서 건물을 받아 진행했습니다. 그 건물에 컴퓨터가 있는 멀티미디어 실과 열람실을 만들어 도서관으로 개조했어요. 은코마는 전기가 열약해서 전기는 모두 태양광발전으로 돌리고 있습니다. ‘태양광 도서관’이라는 이름이 잘 어울리죠?

태양광 도서관의 모습

*말라위 에너지 드림타운 프로젝트: 삼성전자,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함께하는 “나눔과 꿈” 공모사업에 밀알복지재단이 선정되어, 2017년부터 3년간 해외 빈곤 국가의 에너지 인프라 조성을 통한 직업재활과 교육환경 개선으로 지속 가능한 자립마을 구축을 목표로 진행했던 프로젝트


Q. 코로나 19로 인한 현재 말라위 해외사업장 상황은 어떠한가요?

현재 코로나로 인해서 앞서 말씀드린 사업은 모두 잠정 중단이 되었습니다. 지금은 은코마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코로나 19 예방을 위한 위생키트 배분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위생키트는 몸을 씻을 수 있는 양동이, 비누, 그리고 천 마스크 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천 마스크는 아까 말씀드렸던 공동작업장에서 장애인 근로자가 직접 생산하고 있는데요. 불행 중 다행으로, 다른 NGO에서 천 마스크를 몇 만 장씩 주문해주셔서 오히려 공동작업장 장애인 근로자들은 더욱 활기를 띠고 열심히 일하고 계신답니다.

재봉으로 마스크를 제작하는 모습(좌) / 제작한 마스크를 착용한 장애아동(우)
 

Q. 아프리카에서 장애인은 ‘저주받은 이들’이라는 잘못된 인식으로, 어려서부터 차별과 학대를 받는다고 해요. 말라위 내 장애인에 대한 인식은 어떠한가요? 

저희가 올해 초에 마을 이장님을 대상으로 ‘focus-group’ 토론을 해 장애인 인식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였는데, 현지 마을 이장님들은 장애인을 지역사회의 일원으로 여기시지 않더라고요. 우리나라에서는 장애인을 조금 더 도와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말라위의 장애인들은 비장애인 주민들이 받는 도움조차 받지 못하고 오히려 더 많은 차별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심지어 장애인을 ‘professional beggar’라고 부르시더라고요. 이 단어가 사회적 약자를 비꼬는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되기도 하는 단어입니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다시금 장애인 인식이 얼마나 심각한지 깨닫고 ‘더 지역으로 나가서 지역 주민분들이 우리 사업에 더 많이 참여하실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Q. 현장 활동가로서 힘든 점은 무엇이 있나요?

아무래도 보수적인 아프리카에서, 여자이며 외국인라는 점이 참 힘든 것 같습니다. 고위직에 있는 남성 리더와 소통하기 다소 어려운 점이 있고, 지역주민들은 제가 리더쉽을 가지고 있는 외국인 관리자라는 것을 단번에 알아보고 컴플레인을 하고 싶으면 중간 단계를 건너뛰고 저에게 바로 무작정 찾아오기도 하거든요. 그래서 최대한 저는 전면에 나서지 않으려고 하는 편입니다. 현지 팀장들이 다양한 문제해결능력을 기를 수 있도록 지지하고 역량강화하는 방법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말라위 현지직원 역량강화 워크샵

Q. 힘든 점은 있지만 현장 활동가로서만 느낄 수 있는 매력은 무엇이 있나요?
사업 실행을 직접 목도할 수 있다는, 그리고 내가 직접 키를 잡고 조정하며 끌고 나갈 수 있다는 점입니다. 페이퍼에 잘 그려놓은 계획을 현장에서 직접 실행하고 부딪히며 느끼는 짜릿함은 참 큰 즐거움인 것 같습니다. 살아 숨쉬는 사업을 경험 할 수 있죠.

Q. 밀알복지재단 말라위 해외사업장에서 근무하시면서 기억에 남는 일화가 있으신가요?
말라위 해외사업장에서 근무하시는 현지 직원들이 정말 장애인에 대한 사명감으로 일한다는 것을 느꼈던 순간이 많습니다. 함께 근무하시던 직원 중 한 분이 대학교 졸업하면서 공무원 지원 신청을 해두셨어요. 근데 결과 나오기까지 되게 오래 걸려 지원하신 것을 잊은 채로 밀알복지재단 말라위 사업장에서 일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5~6년이 지나서 공무원 합격 연락이 온 거예요. 저희보다 연봉이 3~4배고, 집값도 따로 제공해주어서 당연히 저희도 축하하면서 보내드렸습니다. 근데 이분이 어느 날 부터 계속 “네가 장애인들을 두고 가면 어떻게 할 거냐”라는 꿈을 꾼다면서 지부장님께 연락하셨습니다. 그렇게 계속 고민하고, 연락하시고 하다가 다시 돌아오셨어요. 이런 분들을 보면서 저도 마음을 다잡고, 제가 이 일을 하는 이유를 다시 되새기게 되었습니다.

직업재활교육을 받고 있는 말라위 공동작업장 직원들
 

Q. 앞으로 매니저님이 꿈꾸는 말라위 사업장의 미래는 어떤 것이 있나요?

말라위에 우스갯 소리로 이런 말이 있습니다. “말라위는 안 되는 것도 되는 것도 없다.” 한 줄 안에 참 많은 걸 느낄 수 있죠? 그런 곳입니다 말라위는. 하지만 그런 점에서 무한한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고 할 수 있죠. 하지만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하는 것은 분명합니다. 최빈국 말라위는 외교적으도 경제적으로도 많이 힘든 곳이라 ODA 분야에서 소위 ‘성공한 모델’이 나오기 힘든 나라입니다. 우리 사업이 좋은 본보기가 되어 회자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코로나 19로 귀국하시기 전까지, 현지에서 근무하고 계셨던 강슬기 프로젝트 매니저를 통해 말라위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해 들을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밀알복지재단 말라위 사업장의 장애인 인식개선 활동과 사회적 약자 지원 활동에 많은 관심 바랍니다.


글·사진ㅣ 밀알 대학생기자단 2기 조지민 기자

편집ㅣ 홍보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