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매거진

[밀터뷰 #3] ‘나에게 밀알은 리O펙O 이다!’ 홍수경 대리
2025.06.27

밀알인들의 터놓고 하는 인터뷰, 밀터뷰!


6월 27일 ‘세계 시청각장애인의 날’을 맞아,

밀알복지재단의 시청각장애인 지원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홍수경 대리의 인터뷰를 진행해보았습니다. 



 


Q.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2023년부터 밀알과 함께하고 있는 홍수경 대리입니다.

이렇게 밀터뷰로 인사드리게 되어 감회가 새롭네요! 



Q. 밀알에서 어떤 업무를 맡고 계신가요?

저는 헬렌켈러 시청각장애인 학습지원센터에서 행정과 회계업무를 총괄하고 있으며, 센터를 처음 이용하시는 시청각장애인분들의 초기 상담과 사례관리도 담당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난달부터는 시청각장애인분들의 보행훈련도 함께 맡고 있습니다. 


또 교육에 필요한 점자자료를 점역하고 출력해서 교육생 분들께 제공하는 일도 맡고 있어요. 밀알에서 제작되는 대부분의 점자자료는 저의 검수를 받고 나간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Q. 무척 다양한 일을 하고 계시네요. 시청각장애인 분들과의 초기 상담에서는 주로 어떤 내용이 이루어지나요?

첫 상담인 만큼 당사자분이 어떤 교육과 지원을 받고 싶은지 여쭤봅니다. 그리고 가정 안팎에 어려운 점은 없는지, 혹시 지원 받고 있는 복지서비스가 있는지도 파악합니다. 개인별 맞춤 지원을 할 수 있도록 상황을 체크한다고 보시면 돼요.



Q. 시청각장애인 대상 보행훈련의 프로세스가 궁금합니다.

외부 전문 강사를 초청해 총 6회에 걸쳐 실습 중심의 교육을 진행합니다. 

먼저 흰 지팡이 사용법을 알려드리고, 계단이나 에스컬레이터를 안전하게 이용하는 방법도 안내합니다.

다만, 훈련이 끝나고 실생활에 바로 적용하지 않으면 금세 잊기 쉬운 만큼, 배운 내용을 즉시 실천해보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Q. 일하면서 보람 있던 순간이 있으셨나요?

저희 센터는 이용자분들과 직접 대면하는 일이 많다 보니, 기억에 남는 순간들도 참 많은데요.

그중 특히 기억에 남는 일은, 보청기 고장으로 새로운 기기가 절실했던 시청각장애인분이 계셨는데, 보청기 지원사업에 적극 추천한 결과 결국 지원받으신 사례가 있었습니다. 그분이 진심으로 고마워하시는 마음이 느껴져서 오히려 제가 더 감사하고 뿌듯했던 순간이었습니다.




Q. 반대로 힘들거나 어려웠던 순간도 있으셨나요?

저희 센터를 이용하시는 시청각장애인분들 대부분은 촉수화(*수어를 손으로 만져가며 대화하는 의사소통 수단)를 의사소통으로 사용하시기 때문에, 이분들과 소통하려면 기본적인 수어 실력이 꼭 필요합니다.

 

밀알에 와서 수어를 많이 배우긴 했지만, 아직 자유롭게 대화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어서 자주 수어통역사 동료분들의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저도 이용자분들과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마음이 크지만,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만 소통이 가능할 때면 아쉬움과 답답한 마음이 들곤 합니다.



Q. 그래도 점역에 촉수화까지 대단하시네요. 그럼 소통의 어려움을 느낄 때, 오히려 이용자분들이 먼저 손을 내밀어주셨던 적도 있을까요?

네. 지금 저의 촉수화 실력을 영어에 비유하자면, 기초 회화 정도의 수준이라고 할 수 있어요. 

그래서 이용자분들께서 천천히 말씀해주시거나, 제가 표현한 내용을 교정해주시면서 오히려 뿌듯해하실 때가 종종 있습니다.  



Q. 과거에는 복지관에서 일하셨다고 들었습니다. 그때부터 점역교정사로 일하셨나요?

이전에 성남에 위치한 한마음복지관에서 회계 업무를 담당한 경험이 있습니다. 

그보다 앞서 경기도시각장애인도서관에서는 점역사로 근무하며, 점자 점역과 교정을 맡았고, 이 과정에서 점역교정사 자격증도 취득했습니다.


점자, 지면 위에 도드라진 점을 손가락으로 만져서 읽는 문자(출처 유토이미지)



Q. 회계와 점역교정 두 가지 다 꼼꼼함이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이 드네요.

네, 맞습니다. 많은 분들이 회계 업무는 어렵다고 하시고, 센터장님께서도 힘들지 않냐고 종종 물어보시곤 하는데요. 

사실 제 MBTI가 ISFJ에요. 공무원, 사회복지사, 간호사처럼 꼼꼼한 직업이 잘 맞는 유형이라는 걸 보면 지금 하는 일이 적성에 잘 맞는 것 같아요. 실제로도 그렇고요. 

예를 들면, 회계 업무 중에 숫자가 딱딱 맞아떨어질 때 희열을 느낀다고 할까요. (웃음)



Q. 이쯤에서 밸런스게임 들어갑니다. 직장인에게 가장 소중한 점심시간 복지 질문인데요.

     '매일 점심시간 2시간 VS 매일 점심 식대 제공' 중 대리님의 선택은?!



정말 고민되는 질문이네요..

물론 긴 점심시간도 좋지만, 학습지원센터에서 진행하는 수업이 많다 보니 시간이 늘어나더라도 수업과 겹쳐서 온전히 즐기긴 어려울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매일 점심 식대 제공’을 선택하겠습니다! 



Q. 지금 사내에서 점자동아리를 운영하고 계시죠. 어떤 계기로 만들게 되셨나요?

제가 점역교정사 자격증이 있다는 소문을 들은 한 직원 분께서 동아리 운영을 강력하게 추천해 주신 덕분에, 용기를 내서 도전해보게 되었습니다. 사실 그분이 아니었다면 동아리 운영은 전혀 생각하지 않았을 거예요. 저에게 새로운 경험을 만들어주신 그 직원분에게 이 자리를 빌려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웃음)



Q. 동아리를 운영하시면서 예상치 못했던 즐거움이나 배운 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운영을 위해 행정 업무를 처리해야 할 때는 다소 번거롭게 느껴질 때도 있지만, 동아리 활동을 통해 오히려 힐링을 얻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동아리에서 배워가는 게 많다’고 이야기해주시는 분들이 계실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낍니다. 


가끔 저에게 점역이 어렵지 않느냐고 물어보는 분들이 계신데, 생각보다 진입장벽은 높지 않습니다. 

특히 퍼즐 맞추기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점역의 매력을 충분히 즐기며 재미있게 참여하실 수 있을 거예요.


점자 동아리에서 점자 교육을 하고 있는 홍수경 대리



Q. 점자를 공부하려는 분들에게 해주실 말씀이 있을까요?

점자는 처음 접할 때 규칙이 많고 어렵게 느껴질 수 있지만, 모양을 익혀 실생활에서 점자를 읽어낼 수 있게 되면 큰 성취감을 얻을 수 있는 아주 매력적인 문자입니다. 시청각장애인과 시각장애인분들께 더 넓은 세상을 전해드리는 이 소중한 일에, 많은 분들이 함께해주신다면 참 좋을 것 같습니다!



점자 동아리에서 점자 교육을 하고 있는 홍수경 대리



Q. 이번 밀터뷰는 세계 시청각장애인의 날에 게재됩니다. 시청각장애인 분들께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실까요?

시청각장애인 여러분, 바깥으로 한 걸음 나서는 일부터 큰 용기가 필요한 줄 잘 알고 있습니다.

또한 일상을 이어나가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과 성실함이 필요한지도 잘 알고 있고요. 

현재 서울에서도 시청각장애인을 위한 전문 서비스 기관은 단 세 곳뿐이고, 다른 지역의 상황은 더욱 열악해 지원을 받기조차 쉽지 않은 현실입니다.


그런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저희 밀알복지재단 헬렌켈러 시청각장애인 학습지원센터를 찾아주시고 함께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여러분의 용기 있는 발걸음이 언제나 존중받고 응원받을 수 있도록, 저희도 계속 노력하겠습니다!



Q. ‘나에게 밀알은 OOOO 이다’ 내가 생각하는 밀알에 대해 표현해 주시고, 그 이유도 알려주세요!

‘나에게 밀알은 리스펙트(Respect)이다.’

밀알에 와서 만난 모든 분들이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직원 한 분 한 분에게서 배울 점이 참 많고, 큰 조직 안에서 다양한 부서가 각자의 자리에서 섬김의 자세로 일해나가는 모습에 진심으로 존경을 표하게 됩니다!

  

또 저희 센터를 찾아주시는 시청각장애인분들을 뵐 때마다 마음 깊이 존경스러운 마음이 듭니다.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는 환경 속에서도 무언가를 배우기 위해 먼저 찾아오시는 그 열정과, 배움을 삶에 적극적으로 적용해 나가시는 모습을 보며 오히려 제가 더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에게 있어 밀알은 언제나 ‘리스펙트’ 그 자체입니다!


밀알복지재단 헬렌켈러 시청각장애인 학습지원센터 단체 사진



’알인들의 ‘’놓고 하는 인터‘’, 밀터뷰!

다음에 함께할 밀알인은 누구일지 기대 부탁드리며, 또 만나요!



Interviewer | 커뮤니케이션실 유종화

Interviewee | 헬렌켈러 시청각장애인 학습지원센터 홍수경

편집 | 커뮤니케이션실 강희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