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장애인 체육의 축제, 전국장애인체육대회가 올해 제44회를 맞아 경상남도 각지에서 개최되었습니다. 파리 패럴림픽의 열기가 아직 가시지 않은 가운데, 이번 대회는 역대 최대 규모로 총 9,806명의 선수단이 참가했는데요. 선수들의 뜨거운 열정과 도전정신이 빛나는 현장이었습니다. 밀알복지재단의 점프 선수들도 이번 대회에 출전해 의미 있는 성적을 거두었습니다.
휠체어펜싱 남자 플러레 개인전 예선 시합
밀알복지재단의 장애인 운동선수 지원 사업
점프(JUMP)
밀알복지재단이 KB국민카드와 신용카드사회공헌재단의 후원으로 2014년 시작한 장애인 운동선수 지원사업 ‘점프(JUMP)’는 운동에 재능 있는 장애 청소년 선수들에게 훈련비를 지원해 경기력 향상을 돕고, 운동선수라는 꿈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입니다. 점프는 장애 청소년 선수들이 스포츠를 통해 지속적으로 도전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으며, 그들이 운동선수이자 멋진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을 목표로 10년 째 사업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누적 총 262명의 선수를 지원했고, 올해에도 팀과 개인 부문을 포함한 39명의 선수들이 후원사들의 든든한 지원을 통해 훈련에 전념하고 있습니다.
장애청소년 운동선수 지원사업 점프 JUMP
성공적인 경기를 펼친
'점프'의 자랑스러운 선수들
이번 전국장애인체육대회에서 ‘점프’의 지원을 받는 선수들이 우수한 성적을 거두며 큰 관심을 모았는데요. 특히 휠체어펜싱의 조성환 선수와 육상필드의 김지혜 선수는 각 종목에서 탁월한 기량을 발휘하며 두각을 나타냈습니다.
휠체어펜싱의 조성환 선수는 이번 대회에서 치열한 접전 끝에 총 4개의 메달을 획득, 실력을 증명했습니다. 육상필드의 김지혜 선수 또한 투척종목 3관왕을 달성하며 장애인 스포츠계의 유망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창던지기 금메달을 획득한 김지혜 선수
찔리면 아프니까 제대로 막아야죠!
휠체어펜싱 조성환 선수
휠체어펜싱 경기는 국제펜싱연맹(FIE) 규칙에 따라 척수장애, 절단 및 기타장애로 1등급~4등급을 구분해 진행됩니다. 광주장애인펜싱협회 소속 조성환 선수는 2등급으로, 중학생 때 추락 사고를 겪으며 하반신 지체장애 판정을 받았습니다.
그가 펜싱을 시작하게 된 건 3년 전, 광주에 위치한 체육회에 방문했을 때 펜싱을 해보라는 추천을 받게 되면서부터인데요. 남다른 코어 힘과 날렵함으로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습니다. 펜싱 시작 전에는 운동 경험이 없었기에 스스로도 펜싱에서 재능을 발견할 줄 몰랐다고 합니다. 펜싱 선수로 활약중인 자신의 모습이 신기하다는 조성환 선수는 현재 휠체어펜싱 국가대표를 꿈꾸며 매일 6시간 넘게 훈련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플러레 개인전을 준비하는 조성환 선수
이번 제44회 전국체전에서 조성환 선수는 플러레와 사브르 단체전에서 금메달 2개, 플러레 개인전에서 은메달, 사브르 개인전에서 동메달을 획득했습니다. 검에 찔리면 아프지 않냐고 묻자, 조성환 선수는 “찔리면 당연히 아프죠. 멍도 들어요. 그치만 아프기 싫은 만큼 최대한 막으려고 훈련을 하는 거니까요”라고 답하며 의지를 드러냈습니다.
조성환 선수는 지역 선수권대회에서 메달을 획득한 경험은 많지만, 전국체전 개인전에서 메달을 딴 것은 처음이라고 하는데요. 금메달까지 기대했기에 아쉬운 마음도 남지만, 그럼에도 값진 메달인 건 분명하다며 힘차게 엄지를 추켜세웠습니다.
조성환 선수, 플러레 결승전 중 코치와 함께
수줍은 미소 뒤에 감춰진 놀라운 힘!
수많은 한국 신기록의 보유자, 육상필드 김지혜 선수
초등학생 때부터 오빠를 따라 육상을 배우기 시작한 김지혜 선수의 가족은 조금 특별합니다. 6남매 중 무려 3명이 시각장애 육상 선수인데요! 특히 동생 김선정 선수는 육상트랙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으며, 언니와 함께 점프(JUMP)의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서로를 향해 웃고 있는 육상트랙 김선정 선수(좌)와 육상필드 김지혜 선수(우)
김지혜, 김선정 선수가 참여하는 장애인체육대회 육상 종목은 장애유형, 중증도에 따라 등급이 나뉩니다. 김지혜 선수는 장애 등급 3급의 시각장애를 갖고 있으며, 이는 F11(전맹)~F13 중 F13 등급에 해당됩니다. 스포츠등급에 따라 경기 진행방식도 조금씩 차이가 나는데요. F11(전맹) 경기의 경우, 동일한 시각조건에서 경기를 진행할 수 있도록 불투명 안경이나 안대를 착용하게 하고, F11~F12 등급은 조력자의 방향 지시나 음향 지시를 받을 수 있습니다. 김지혜 선수의 등급인 F13은 가이드 없이 경기를 진행하는 게 특징입니다.
참가자격을 갖춘 해부터 매년 전국장애인체육대회에 참여하고 있는 김지혜 선수는 벌써 수많은 한국 신기록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2022년과 2023년 모두 금메달 3개를 수상하며 한국 신기록을 기록했고, 2024년 올해도 어김없이 원반던지기, 창던지기, 포환던지기 종목에서 3관왕을 달성했습니다. 참여하는 매 경기마다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은 묵묵히 훈련에 임하는 꾸준함과 목표를 향해 정진하는 향상심 덕분입니다. 올해 김지혜 선수는 이탈리아 오픈 챔피언십 ‘Jesolo 2024 Grand Prix’에 한국 국가대표로 참가해 세계적 선수들과 경기하기도 했습니다.
창던지기 금메달을 획득한 김지혜 선수
두 선수를 비롯해 점프(JUMP)에 참여하는 선수들이 보여준 우수한 성과는, 장애인운동선수들도 마음껏 꿈과 재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환경이 조성되고, 지원이 이뤄진다면 사회적 참여와 자립을 이룰 수 있다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밀알복지재단의 점프 사업과 함께하는 장애인 운동선수들의 도전과 활약에 지속적인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립니다.
글 | 밀알문화예술센터 김재윤 간사
편집 | 밀알복지재단 홍보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