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살 평생을 침대에서 보낸 하랑이를 지난 9월 경기도 고양 자택에서 처음 만났습니다. 아이의 방을 채우는 건 장난감이 아니라 인공호흡기와 가래를 뽑는 흡입기, 산소포화도 측정기였습니다. 하랑이는 목에 연결된 튜브에 의지해 24시간 숨을 쉬고 있었습니다.
‘하나님의 사랑’을 줄여 지은 이름, 하랑. 예수아(35)씨 김민규(35)씨 부부는 아이가 태어나기 전부터 이 이름을 지어놓고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렸습니다. 하지만 하랑이는 30주를 채우지 못하고 뇌 손상을 입은 채 1.46㎏ 이른둥이로 세상에 나왔습니다. 하랑이가 오래 살 가망이 없다는 의료진의 말에도, 부부는 미리 지어둔 이름처럼 이 작은 생명을 하나님이 주신 소중한 선물로 여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