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매거진

[Give 스타] “제게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할 뿐입니다.” - 김윤호 후원자 이야기

밀알복지재단 나눔을 전하는 사람들 기브스타


우연히 영화 ‘내겐 너무 소중한 너’를 보았습니다. 보고 듣지 못하는 시청각장애인에 대해 알게 된 이상, 모르는 척 그냥 지나칠 수 없어 바로 나눔을 실천하신 김윤호 후원자님을 소개합니다.


Q. 자기소개 부탁합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두 딸의 아빠이자 개인 투자 일을 하고 있는 밀알복지재단 후원자 김윤호입니다.


밀알복지재단 김윤호 후원자님이 사무실을 방문해주셨습니다.
 

Q. 밀알복지재단은 어떻게 알게 되셨나요? 저희 재단에 대한 첫 인상과 후원을 시작한 동기가 궁금합니다.

5월의 어느 날 영화를 보기 위해 검색을 하는데 우연히 영화 “내겐 너무 소중한 너”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호기심 반 기대 반 영화를 보고 나오니 제가 몰랐던 시청각장애인에 대한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영화 정보를 더 찾아보게 되었고 ‘밀알복지재단 헬렌켈러센터’에서 자문을 한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시청각장애인’들을 위해 민간단체인 밀알복지재단에서 발 벗고 나서는 모습이 정말 보기 좋았고, 감사했습니다.


Q. 영화를 통해 후원을 시작하셨는데 후원자님의 후원 동기를 보며 장애인을 위해 일하고 있는 저희도 보람을 느꼈습니다. 영화 내용 중 가장 감명 깊었던 장면이 있으신가요?

‘시청각장애인’에 대해 알고 나니 후원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저는 영화를 보기 전, ‘시청각장애’에 대해 아예 모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 있더군요. 

영화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손꼽을 수 없을 정도로 너무나 많습니다. 그냥 영화 전체가 다 기억에 남아요. 극 중 시청각장애아동인 은혜가 본인이 먹는 빵의 위치밖에 몰라 그게 없어졌을 때 충격을 받는 장면,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으니 가장 안전한 곳을 찾아 계속 숨어 있는 장면, 신발의 개수로 집에 누가 있는지 파악하는 장면, 등등 정말 많은 장면이 기억납니다. 저도 아이가 있으니까 마음이 쓰이더라고요.


밀알복지재단 헬렌켈러센터 홍유미 팀장에게 헬렌켈러센터의 사업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는 모습
밀알복지재단 헬렌켈러센터 홍유미 팀장에게 헬렌켈러센터의 사업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는 모습


Q. 후원자님께서 가족을 많이 사랑하시는 것을 알 수 있네요. 가족 분들의 반응은 어떠셨는지 궁금합니다.

저와 제 아내는 평소에도 기부, 후원에 대해 마음이 열려있어 오래전부터 후원해오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아내와 산책하며 “기부를 더 해보는 건 어떨까?”라는 대화를 나누었는데, 마침 영화를 통해 시청각장애인을 알게 되니 그쪽으로 후원을 하자고 마음을 먹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마음을 표현하기 시작한 게 여기까지 왔습니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라기 위해서는 가정과 사회의 관심과 사랑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낍니다. 누군가의 힘내라는 말이든 물질적인 지원이든 아이들이 자라날 힘과 동기부여가 되어주더라고요.

아이들에게 아빠 엄마가 이 세상에 어떻게 이바지했는지 가르쳐 주고 싶습니다. 부모가 자녀들에게 유산을 남겨준다고 하는데 저희는 이웃과 나누는 ‘삶’을 보여주기를 원하고, 앞으로도 그렇게 살아가는 게 꿈입니다. 남과 나눌 수 있을 때 어려운 이웃을 향해 손을 내밀 수 있는 자녀로 키우고 싶습니다.


Q. 나눔을 실천하면서 본인이나 주변 사람들에게 생긴 변화가 있나요? 

저는 기독교인으로서 재물은 그저 저에게 맡겨진 것이고 당연하게 돌려 드려야 하는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후원을 할 때 종교 단체에 맞춰서 하지는 않으며 어느 분야에 한정 짓지 않고 때에 따라 필요한 곳에 후원합니다. 사실 약 3년 전까지만 해도 주변 지인들에게 후원한다고 이야기를 해본 적이 없습니다. 후원은 제 삶이었기에 누군가에게 굳이 이야기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이 이야기를 가장 친한 친구에게 하니 이러더군요. “윤호야, 네가 믿고 함께할 수 있는 사람들한테는 이야기해도 돼. 네가 나에게 이야기를 해줬기 때문에 나도 변할 수 있었잖아.” 머리를 한 대 쿵 맞은 것 같았습니다. 저는 그 이후로 계속 주변 지인들에게 이야기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랬더니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 펼쳐졌고, ‘후원’에 관심 없을 거로 생각했던 지인들이 후원에 동참하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내겐 너무 소중한 너” 영화도 많은 이들에게 공유했고, 인터뷰하러 간다는 것도 이야기했습니다. 말한 이유는 ‘인식 변화’가 가장 컸습니다. 제가 시청각장애인을 위해 후원한 금액이 적을지는 몰라도, 제 지인들의 마음속 한편에 자리 잡고 있다는 사실이 참으로 감사합니다.

특별히 장애 유형에도 속하지 못할 만큼 아직도 많이 소외되어 지원받지 못하는 시청각장애인들에게 힘과 동기부여가 되어주고 싶습니다. 앞으로도 저는 제가 있는 자리에서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 제가 할 수 있는 방법으로 도움이 필요한 이웃들과 함께하고 싶습니다.


Q. 마지막으로 밀알복지재단에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으신가요?

파이팅! 입니다.(웃음)

원래도 그래왔고, 앞으로도 그럴 거지만 기부나 후원을 하는 것은 제 역할입니다.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좋은 후원 기관을 찾는 것. 딱 여기까지이고요. 물론 후원을 결정할 때 재단의 투명성이 가장 중요합니다. 하지만 “자, 회계적으로 봤을 때 이건 맞고, 이건 틀리네요?” 하면서 하나하나 확인하겠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복지 최전선에서 일하고 계신 재단 직원분들을 감히 제가 어떻게 저울질을 할 수 있을까요?

병원에는 아픈 사람들이 너무나도 많은 것처럼 경제적으로 도움이 필요한 분들도 많이 있습니다. 그렇기에 제 역할은 좋은 후원 기관을 찾아 후원하는 것이고, 밀알복지재단의 역할은 복지의 사각지대를 발굴하여 최선을 다해 그들을 도와주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우리 모두 각자에게 맡은 소임에 충실한 그런 삶을 살아보자고요!


나눔으로 생긴 변화를 설명하고 있는 김윤호 후원자
나눔으로 생긴 변화를 설명하고 있는 김윤호 후원자


김윤호 후원자님과 이야기를 마치고 생각난 노래 가사가 있습니다. 이 가사 자체가 후원자님의 삶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아 작은 촛불 하나 켜보면 달라지는 게 너무나도 많아.

아무것도 없다고 믿었던 내 주위엔 또 다른 초 하나가 놓여 있었기에 불을 밝히니

촛불이 두 개가 되고 그 불빛으로 다른 초를 또 찾고

세 개가 되고 네 개가 되고 어둠은 사라져가고”

- God, 촛불하나


작은 촛불 하나가 두 개가 되고, 세 개가 되는 것처럼 후원자님의 삶이 누군가에게 선한 영향력을 미쳐 이 세상이 보다 밝아질 것 같은 기분 좋은 예감입니다.


글. 후원협력실 이단아

사진. 홍보실 정이든




영화 ‘내겐 너무 소중한 너’ 소개

돈만 빼고 세상 무서울 게 없는 거친 어른 ‘재식(진구)’, 그리고 듣지도 보지도 못하지만 손끝으로 세상을 느끼는 ‘은혜(정서연)’. ‘재식’이 ‘은혜’의 가짜 아빠를 자처하면서 이 둘의 특별한 만남이 시작됩니다. 대화가 통하지 않아도 조금씩 마음을 열고 ‘은혜’에게 다가가며 소통하는 ‘재식’. 이 영화는 눈도 보이지 않고, 귀도 들리지 않지만 누구보다 순수한 마음을 갖고 있는 시청각장애 아동의 삶을 보여줍니다.



보지도, 듣지도 못하는 시청각장애인. 우리는 헬렌켈러가 될 수 없습니다.

밀알복지재단은 헬렌켈러센터 설립을 통해 시각과 청각에 모두 장애가 있는 시청각장애인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권익옹호와 사회통합을 위한 시청각장애인 복지사업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보지도, 듣지도 못하는 시청각장애인. 우리나라 시청각장애인은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있습니다. 법적 정의조차 없는 시청각장애는 단일장애(시각 또는 청각)와는 특성이 전혀 다른 장애유형이기 때문에 별도의 지원 체계가 필요합니다. 시청각장애인을 위한 단독 법안 제정과 제도 마련을 위해 서명 캠페인에 동참해주세요.


  • 2021년 가을호 Vol.75
    2021년 가을호 Vol.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