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매거진

08. 시청역 주변(2)
2014.10.07
특별한 지도 그리기 프로젝트 8.
시청역 주변(2)
 
     특별한 지도 그리기 프로젝트는 장애인들의 여가활동을 위해 직접 서울 이곳저곳을 누비는 활동입니다. 휠체어가 들어갈 수 있는 턱없는 매장, 편견 없이 장애인들을 친절하게 맞아주는 착한 가게, 장애인들이 눈치 보지 않고 쉴만한 장소 등을 찾아 지도로 만듭니다. 두려움 때문에 문밖을 나서지 못하는 그들에게 안심하고 찾아갈만한 곳들을 미리 지도로 만든다면 그들의 소풍은 조금이나마 즐거워질 수 있을 테니까요.

 

덕수궁과 돌담길
     덕수궁은 경복궁에 비해 규모가 작은 편이지만 경복궁에 비해 덜 붐벼 여유롭게 산책하고자 하는 경우, 경복궁보다 더 좋은 고궁이다. 전체적으로 둘러보기에 어려움이 없을 정도로 거의 경사가 없고 돌로 포장된 곳을 거치지 않아도 흙길로 순회가 가능하다. 화장실도 세군데 이용이 가능해 장애인이 이용하기에 별다른 불편함이 없는 곳이란 생각이 든다.

     덕수궁보다 좋은 곳은 ‘덕수궁 돌담길’로 불리는 길인데 덕수궁 정문인 대한문에서 정동쪽으로 난 길을 뜻하다. 오래 전부터 이 길은 아름답기로, 그리고 연인들이 함께 걸으면 헤어지게 된다는 속설로 유명했다. 덕수궁의 돌담을 끼고 이어진 길이라 덕수궁 돌담길로 불리는데 그 명성만큼이나 아름답고 분위기 있는 길이다. 그리고 경사 없이 도로가 잘 깔려 있어 추천할 만하다.
 
▲ 경사가 없어 산책하기 좋은 덕수궁 안

     돌담길을 따라 정동극장까지 가면 ‘덕수정’이라는 음식점이 나오는데 턱을 없앤 가게라 편하게 입장이 가능하고 비싸지 않은 가격에 한식을 먹을 수 있어 이 주변에 간다면 이곳을 방문하기를 추천한다. 사실 덕수궁과 시청 주변 매장마다 턱이 높아서 휠체어로 이동할 만한 식당을 찾는 것이 쉽지 않았는데 덕수정은 가격과 위치 면에서 편안하게 식사를 할 수 있어서 꼭 기억해둘만 하다.
 
 ▲ 턱을 없애 이동을 편리하게 만든 식당, 덕수정

추천할 수 없는 곳들
     서울 시립미술관은 서울의 미술관들 중에서도 크고 작은 전시가 가장 활발하게 열리는 곳이다. 서울에서 추천할 미술관을 고르라면 손가락 안에 꼽을 정도로 좋은 전시가 많이 기획되고 있다. 그런데 휠체어를 이용해 진입하기에는 좀 까다롭다. 미술관의 위치가 약간 언덕 위에 있어서 어쩔 수 없기는 하지만, 진입로에 경사가 있어 혼자 휠체어를 타고 올라가기가 어렵다. 장애인의 경우 주차료의 80%가 감면되니 자가용을 이용해 주차하고 미술관을 이용하기를 권한다.
 
▲ 횡단보도를 건너자 문턱이 높아서 도로를 지나 보도 위로 올라가는 모습
▲ 턱이 있는 매장이 많았던 시청역 주변

     서울도서관과 덕수궁 주변은 오래된 시가지이기 때문에 도로의 상태가 휠체어로 이동하기에 부적절한 곳이 많았다. 직접 휠체어를 타고 이동해보며 주변을 탐방해 본 결과 시청 광장 주변의 음식점, 은행 등 필수적인 생활공간에서조차 휠체어 출입이 어렵게 되어 있었다. 게다가 횡단보도도 적어서 길을 잘못 들었다간 한참을 빙빙 돌며 고생할 수도 있다. 지하보도가 있지만 계단으로만 되어있기 때문이다.
 
▲ 경사가 급해 실제 이용이 힘들었던 정동극장 안 경사로

     덕수궁 돌담길 끝에 위치한 정동극장의 장애인 편의시설도 아쉬운 점이 있었다. 경사로와 장애인용 리프트가 설치되어 있기는 하지만 실제 사용하기에는 부적절해 아쉬움이 느껴졌다. 이곳의 경사로는 경사가 너무 급해 실제로 휠체어 이용자가 올라가보았더니 버겁고 위험해보였다. 잘 된 경사로의 경우 경사로를 길게 확보해 경사를 완만하게 설계하는데, 이곳의 경사로는 구색을 갖추기는 했지만 실제로 이용하기엔 불편함이 따랐다. 장애인용 리프트 역시 없는 것보다 큰 도움이 되지만 휠체어 낙상 등 위험요소가 많아 사용이 줄어드는 추세라고 한다. 정동극장 장애인용 리프트 앞에서 내려가 보고자 호출 벨을 눌러보았지만, 공연이 열리는 시간이 아니어서인지 도움을 받을 수 없었다.
 
교통과 주차
     시청역은 장애인 화장실이나 편의시설에는 큰 문제가 없어 편리하게 이용이 가능할 것 같다. 앞서 소개한 대로 2번과 4번 출구 주변에 엘리베이터가 설치되어 있고 각각 덕수궁과 서울도서관 쪽으로 접근이 용이하다. 덕수궁을 이용하는 경우 2번 출구 근처의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면 바로 대한문 앞으로 나와 편리하고 길을 건너면 바로 서울도서관으로도 갈 수 있다. 도서관만 이용할 경우 4번 출구 근처의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는 편이 더 좋은데 길을 건너지 않고 도서관에 도착할 수 있다. 버스는 동화면세점 앞이나 삼성본관 앞 쪽에서 가깝지만 지하철보다 멀어 추천하기는 어렵다. 서울도서관 근처의 파이낸스센터 주차장은 주말 공휴일의 경우 종일 주차가 9천원이라 비교적 적은 금액으로 편하게 주차가 가능하다. 시립미술관의 경우 장애인 80% 감면이 되니 미술관을 방문할 경우 이곳에 주차하는 것도 좋겠다.
 

총평
서울도서관은 생각보다 방대한 양의 장애인을 위한 자료를 보유하고 있어 장애인이 방문하면 좋을 도서관으로 꼭 추천하고 싶다. 덕수궁은 마음을 여유롭게 해주는 곳으로, 장애인과 동반 1인의 입장이 무료이니 부담 없이 방문해 산책하면 좋겠다. 또한 운치있는 덕수궁 돌담길을 따라가 덕수정에서 식사를 해결하는 코스도 추천할 만하다. 무엇보다 종로, 청계천, 인사동 등과도 인접하고 있어 이곳을 방문한 뒤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일정도 짤 수 있어 좋다. 지도에서 표기한 접근 비추천 코스를 유의해 이동한다면 문화와 휴식을 즐길 수 있는 좋은 소풍 장소가 될 것 같다.
 
접근성: ★★★
편의성: ★★★
재미: ★★★★

 
글: 작가 정지영
사진: 작가 정지영, 홍보팀 장혜영
지도: 작가 정지영(NAVER 지도 사용)
활동: CLOSER 서포터즈 김은지, 김찬걸, 유경재, 조영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