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언론보도 [중앙일보]밀알복지재단 도봉실버센터
2005.04.28
밀알복지재단 도봉실버센터 중앙일보 2005-04-10 [중앙일보 이충형 기자] '원예요법'의 일환으로 꽃꽂이를 하는 노인들, 물리치료를 받는 할아버지가 눈에 띈다.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은 침상에 머물러 있다. '생활지도사'라 불리는 간병인과 간호사들이 곰살맞게 노인들에게 이런저런 인사를 건네고 있다. 서울 도봉구 방학동 도봉실버센터의 풍경이다. 위궤양으로 두 달째 요양 중이라는 송정현(82) 할아버지는 "간병인들이 친절해서 특별히 불편한 점이 없다. 병원보다 훨씬 낫다"며 서비스에 만족을 표시했다. 아파트촌 끝자락에 자리한 도봉실버센터는 지하층 포함 총 5층이다. 주로 치매와 뇌졸중을 앓는 노인들이 요양과 재활치료를 받으며 생활하고 있다. 센터 내부에는 신을 신고 들어갈 수 없다. 슬리퍼도 신지 않는다. 내 집같은 편안함을 느낄 수 있게 하려는 센터 측의 배려다. 실내는 반팔 옷을 입어도 될 만큼 따뜻하다. 추위를 잘 타는 노인들을 위해서다. 각 층에는 침상이 있는 요양실과 치료실, 그리고 노인들이 담소를 나누거나 TV를 보는 라운지가 있다. 노인들이 기거하는 요양실은 남녀 방을 번갈아 배치했다. 실버센터 김귀자 원장은 "할머니.할아버지들이 서로 자주 접촉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며 "노인 분들이지만 남녀가 함께 계시니 가끔 젊은이처럼 얼굴이 붉어지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노인 대상 편의시설이지만 일부 통제도 있다. 건물 입구의 자동문에는 "옆문을 사용해 주십시오"라는 안내 문구가 붙어있다. 자동문을 두고 미닫이문을 사용해야 한다. 김정남 센터 사무국장은 "치매 어르신들의 출입을 통제하기 위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김 원장이 "처음 건물을 설계할때 노인시설의 성격에 맞지 않은 부분이 많아 설계를 변경한 부분이 많다"고 김 사무국장을 거들었다. 건물안의 문턱을 없앤 것은 물론, 여닫이문을 미닫이문으로 고쳤고 내부 인테리어도 노인들이 편안한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나무로 했다. 조명과 냉.난방도 각 방마다 조절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비용 등의 문제로 현관까지는 고치지 못했다는 것이다. 자동문 뿐 아니라 엘리베이터의 경우 직원들이 동승해야만 사용할 수 있다. 기계에 익숙치 못하고 몸이 불편한 노인들이 엘리베이터 사용 중에 부상을 입을 수도 있다는 판단에서다. 건립에 어려움도 있었다. 이곳에만 해당되는 얘기는 아니었다. '노인복지시설은 협오시설'이라는 인식 탓이다. 김귀자 원장은 "실버센터 개원을 앞두고 지역 주민들의 유치 반대 시위가 끊임없이 이어졌다"며 "더 이상 우리 사회에 불합리한 님비(NIMBY) 현상이 없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곳곳에 노인복지시설이 생겨나고 있지만, '양로시설은 혐오시설'이라는 인식이 뿌리깊게 박혀 있는 탓이다. 도봉실버센터의 경우 인근 주민들을 초대해 내부를 둘러보게 하고, 직원을 선발할 때도 지역 주민에게 우선권을 주는 등 주민 설득에 역점을 뒀다. 또 하나의 장애물은 '복지시설의 노인들은 자식들에게 버림받은 사람일 것'이라는 선입견이다. 김 원장은 이에 대해 "현재 노인복지 시설은 소득별로 다양하게 분화되어 있다"며 "도봉실버센터처럼 매월 이용료를 내는 요양원에 계신 분들을 '버림받은 노인'으로 여기는 것은 어불성설"이라 설명했다. ◇ 도봉실버센터는= 지난 1월부터 운영을 시작한 국내 최초의 '실비전문요양원'이다. 거주하는 노인 전원이 요양원 운영에 필요한 실비를 지불한다는 뜻이다. 기존 국.공립 요양원은 국가 등이 비용을 부담해 무료로 운영되며, 30% 이내의 노인만 실비 입소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노인들이 내는 65만원 이외에 보건사회부.서울시.도봉구 등이 추가로 65만원을 조성해 센터측에 지급한다. 노인 한 명을 위해 매달 130만원이 필요한 셈이다. 운영은 정부의 위탁을 받은 기독교계 사회복지법인인 '밀알복지재단'이 담당한다. 가계 구성원 1인당 월 소득이 86만 6천원 미만인 가정의 노인 중 도봉구와 서울시에 거주하는 경우 우선적인 입주자격이 주어진다. 4인 가족인 경우 월수입이 346만 4천원 이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밀알복지재단 관계자는 "이같은 실비 요양원이 서울시 전역으로 확대 운영될 예정"이라 덧붙였다. 이충형 기자 adch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