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매거진

캄보디아 희망학교 2회 졸업식, 희망찬 내일을 꿈꾸며
2017.11.08
캄보디아 희망학교 2회 졸업식,
희망찬 내일을 꿈꾸며
 
 
 지난 8월 말, 캄보디아 희망학교가 새로운 졸업생을 배출하였습니다. 제2회 희망학교 고등과정 졸업식에는 학업을 수료한 23명의 졸업생과 함께, 400여명의 재학생이 모두 참여하여 서로를 격려하고 축복하였습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기까지 학생들에게는 수많은 역경과 눈물이 있었을 것입니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 열심히 공부하고, 잘 자라준 학생들의 모습이 참으로 대견합니다. 졸업한 학생들은 저마다 대학에 진학을 하거나 일자리를 얻어 취업을 하게 됩니다. 아직 진로가 정해지지 않은 학생들도 있지만, 졸업식 자리에서는 모두가 그저 떠남에 대한 섭섭함으로 가득해 눈가 가득 그렁그렁 맺힌 눈물을 숨기지 못합니다. 많은 분들의 수고와 후원 그리고 사랑을 통해, 상처와 아픔으로 눈물조차 말랐던 학생들의 차가운 심장에는 온기가 돌고, 얼굴에는 기쁨과 슬픔의 감정들이 그대로 드러납니다. 그저 건강하게, 최선을 다해 잘 자라서 무사히 졸업하는 것만 바랬지만, 학생들은 힘든 역경을 이겨내고 우리가 그들에게 기대했던 이상의 놀라운 기적을 보여주었습니다.
 
 캄보디아는 한국의 수능처럼, 국가에서 치르는 고등학교 졸업시험이 있습니다. 이 졸업시험을 치르는 학생의 40%이상이 기준 점수를 통과하지 못해 F등급을 받는다고 합니다. F등급을 받게 되면, 정부에서 인정하는 졸업장이 아닌 수료증이 발급됩니다. F등급을 받으면 정규대학에 응시할 수 없고 1년 후에 다시 재시험을 봐야 합니다. 시험에서 A등급을 받는 것은 기적에 가깝습니다. 올해 약 9만 5천명이 고등학교 졸업시험에 응시하였는데, 9만 5천명의 학생 중에서 450명만이 A등급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희망학교 2회 졸업생인 ‘리읍까니까’라는 학생이 전체 석차 56등으로 A등급 받은 것입니다. 전국에서 A등급을 받은 학생이 한명도 없는 지역이 3곳이나 있을 정도이니, 놀라운 일입니다.
 
졸업시험에서 우수한 성적을 받은 '라읍까니까'
 
 우리나라의 상황에 비유하자면, 달동네에서 나고 자란 가난한 아이가 서울대에 합격했다는 표현이 정확하지 않을까요? 사실 이 곳 캄보디아의 빈민지역에서는 그보다도 더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당연히 학교와 마을에 큰 경사였고 교사들과 재학생들에게도 큰 기쁨이었습니다. 희망학교는 교육부로부터 우수학교 표창장과 상금 $750(약 90만원)을 받게 되었습니다. 학교에서는 이 상금으로 과학실험실의 기자재를 구입한다고 합니다. 교사들에게도 상금$250이 주어졌습니다. 함께 모여서 식사를 하며 경사를 축하하였습니다. 무엇보다 당사자인 ‘리읍까니까’ 학생에게는 $500의 장학금과 본인이 원하는 대학의 시험에 합격하면, 전액 장학금을 받고 입학 할 수 있는 파격적인 혜택이 주어졌습니다. 이 학생은 현재 약학대학 시험을 보았고 결과를 기다리는 중입니다.
 
전액장학생으로 씨텍공과대학에 입학한 마으 쌈낭
 
 또 다른 학생(마으 쌈낭)은 전체응시생 중 2,000여명의 학생들만 받을 수 있는 B등급을 받았습니다. 학교에서 성적이 가장 우수한 학생이었기에 매우 훌륭한 성적임에도 불구하고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시험날 긴장을 많이해서 평소의 실력을 100%발휘하지 못했다며 본인도 아쉬움을 말하기도 했습니다. ‘마으 쌈낭’ 학생은 캄보디아 최고의 공과대학인 씨텍공과대학의 기계공학과에 지원했습니다. 씨텍공과대학은 한국의 대학교와 비교하자면, ‘카이스트’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대학 입학을 위한 별도의 시험을 다시 치렀고 3천명의 경쟁자 중 1천명만 합격을 했는데, 그 중에서도 마으 쌈낭 학생은 성적이 우수한 100명에게만 지급되는 전액 장학금을 받게 되어 앞으로 5년간 학비 전액을 지원받으며 학교를 다닐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밖에도 졸업생들은 다양한 계획을 세웠습니다. 기술을 배우는 전문학교에 진학하기도 하고, 1년 정도 사회경험을 거친 후에 대학에 진학하겠다는 학생도 있었습니다. 희망학교의 설립취지처럼 다양한 분야에서 건강한 사회인으로 준비되어가는 모습입니다. 학교를 졸업하는 것이 끝이 아닌 또 다른 멋진 출발임을 깨닫게 됩니다. 빈민가 아이들이라는 편견과 주변의 부정적 반응도 많았습니다. 그러나 해를 거듭하며 늘어나는 졸업생들의 멋진 모습을 통해 주변에 더 좋은 영향력을 끼치고 편견을 극복하며 세상을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이 멋진 열매들은 희생과 헌신을 아끼지 않은 교사들의 수고와 밀알복지재단과 함께 해 주신 많은 분들의 후원의 결실입니다. 앞으로도 캄보디아 희망학교 아이들을 위해 응원과 격려의 목소리로 함께 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