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원자 활동 이야기

[회원 인터뷰] "후원은 마음을 주고 받는 일“
2016.03.28
편지를 보내는 기쁨

 문현정 후원자는 20여년 전 영국에서 오랫동안 유학생활을 했던 경험이 있다. “당시만 해도 지금처럼 인터넷이 보급돼있지 않을 때여서 부모님이나 형, 결혼하기 전에 지금 집사람과 편지로 연락을 주고받고 그랬었죠.” 그래서인지 문현정 후원자는 편지를 받았을 때의 기쁨이나, 편지를 쓰면서 느끼는 감정들을 여전히 기억하고 있다. “요즘은 문자메세지나 카카오톡같은 빠르고 간편한 연락수단이 많지만, 쉽게 보낼 수 있어서 그런지 그 내용들도 가벼워지고 형식적이게 되는 것 같아요. 그에 비해 편지는 내 손으로 직접 시간을 들여 쓰는 거다 보니, 상대에게 내 진심이 조금 더 전달되는 것 같은, 정이 담겨있는 느낌이 들죠.”
 
 결연아동들에게도 마음을 전하고 싶었던 문현정 후원자는 밀알복지재단을 통해 인연을 맺은 2명의 지적장애 소녀, 선민이와 선혜에게도 편지를 쓰기 시작했다. “아이들이 어린이날, 생일, 크리스마스… 이런 날에 가장 외로움을 느낄 것 같아서, 그때만큼은 꼭 아이들에게 선물을 해주고 싶었어요. 그런데 선물만 그냥 주는 것보단 편지를 써서 마음을 전해주고 싶다는 마음에 쓰게 됐죠.” 선물은 아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들을 해주고 싶어 밀알복지재단의 직원을 통해 필요한 것을 물어보고 구입했다. “학용품, 책, 옷이나 신발 같은 것을 위주에요. 이미 자녀가 있지만, 또 하나의 식구들이 생겼다는 기분으로 하고 있죠. 선민이나 선혜가 처한 상황을 보면, 아이들이 얼마나 외롭고 힘들까 싶어요. 자신이 선택할 수 없었던 환경에서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아이들이 감당하기엔 힘든 상황을 자주 맞이해야 하니까요. 사실 제가 보낸 선물이나 편지가 큰 도움은 안 될지도 몰라요. 그래도 아이들에게 전하는 편지나 선물을 통해서 이 세상은 나 혼자가 아니라, 나를 위해 기도하고 나를 사랑해 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생각해 줬으면 좋겠어요.”
 
편지를 기다리는 설레임
 
 얼마 전, 문현정 후원자는 결연아동들이 직접 쓴 카드를 받았다. 유학생 시절, 고향에서 날아온 반가운 편지를 받을 때처럼 마음이 설렜다. 아이들이 보내온 편지에는 어떤 내용이 담겨 있었을까. “제가 누군지 궁금하고 보고 싶다고 하더라구요. 아이들에게 제 진심이 조금은 전해진 것 같아 고마웠죠. 가장 감사했던 건, 나중에는 어려운 사람들 돕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내용이었어요.” 문현정 후원자는 아이들이 직접 쓴 편지를 보니 후원을 시작하기를 참 잘했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아이들은 여러가지로 상황이 많이 어렵기 때문에 기쁜 일이 많지 않을 거에요. 그런데 아이들이 제 편지나 선물로 힘을 내고, 잠시나마 기쁨과 행복을 느낄 수 있다는 것에 저도 기쁠 따름이죠.”
 
마음을 나누어야 하는 이유
 
 “아이들에게는 아직도 필요하고 부족한 것들이 많아요. 물질로 채워지지 않는 정서적인 부분들이요. 저만 해도 몸이 아프거나 피곤하면 아이들을 제대로 챙기기가 어려운데, 부모님이 계시지 않거나, 지병이 있거나 하는 아이들은 어떻겠어요. 다른 후원자분들도 여유가 있으시다면, 이왕 후원이라는 큰 걸음 내딛으셨으니, 거기서 한발 더 내딛어 아이들이 사랑을 느끼고, 아이들에게 힘이 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아이들과 교류하는 활동에 참여해보시라고 말씀 드리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