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매거진

11. 서울역 주변
2015.05.20
특별한 지도 그리기 프로젝트
서울역 주변
 

     특별한 지도 그리기 프로젝트는 장애인들의 여가활동을 위해 직접 서울 이곳저곳을 누비는 활동입니다. 휠체어가 들어갈 수 있는 턱없는 매장, 편견 없이 장애인들을 친절하게 맞아주는 착한 가게, 장애인들이 눈치 보지 않고 쉴만한 장소 등을 찾아 지도로 만듭니다. 두려움 때문에 문밖을 나서지 못하는 그들에게 안심하고 찾아갈만한 곳들을 미리 지도로 만든다면 그들의 소풍은 조금이나마 즐거워질 수 있을 테니까요.
 
 
서울의 첫 인상
     유동인구가 많은 서울역. 서울로 통하는 첫 관문인 이곳은 장애인에게는 어떤 인상을 남길까? 먼저 서울역 홈페이지에는 장애인을 위한 편의시설 안내표가 있었지만 구체적인 위치는 명시되어있지 않아 아쉬웠다. 서울역 1번 출구로 나오면 롯데아울렛으로 향하는 에스컬레이터가 있었고, 에스컬레이터를 바라보는 방향에서 왼쪽을 보면 엘리베이터의 위치를 알려주는 안내판이 있었다. 안내판의 표시를 따라가면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밖으로 나올 수 있었는데, 한 가지 안타까운 점이 있었으니... 시각장애인을 위해 설치된 엘리베이터로 향하는 유도블록 중간에 빵집 판매대가 차려져 있다는 것이었다. 판매대가 시각장애인 유도블록의 진로를 방해하고 있어 만약 시각장애인이 블록을 따라 걸어왔다면 판매대에 부딪히는 위험상황이 생길 수 있었다.
 
 ▲ 서울역 1번출구의 엘리베이터로 이동하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 블록을 가로막고 있는 가판대

     장애인 화장실은 매호선마다 있었고 경사로가 있어서 진입하기에도 편리했다. 하지만 1호선 지하철역사의 장애인 화장실은 고장이 났는지 자동문이 열리지 않았고, 4호선 지하철역사의 장애인 화장실 앞에는 노숙자 분들이 문을 막고 자고 있어서 접근하기 어려웠다.
 
▲ 서울역 1번 출구에 위치한 엘리베이터
 
높아만 보이는 서울역 주변
     롯데아울렛의 경우, 모든 출입문이 회전문이거나 수동문이어서 휠체어장애인의 경우 출입을 할 때 도움이 필요했다. 아울렛의 내부는 길이 평평하고 넓어 휠체어로 이동하는 데 무리가 없었고, 2층에 여성전용화장실이, 3층에 남성전용화장실이 있었다. 아울렛 매장 안에 있는 엘리베이터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계단을 걸어 올라가야 해서 장애인의 출입이 어려웠고, 외부로 나와서 엘리베이터를 찾기에도 어려움이 있어 큰 아쉬움을 남겼다.
 
 ▲ 계단으로 되어있던 롯데아울렛 내부 엘리베이터로 가는 길

     옆에 있는 롯데마트는 모든 층이 자동문으로 되어있고, 내부 엘리베이터를 이용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1층에서 4층까지만 운행해 5층과 6층으로 휠체어장애인이 이동하기에는 어려웠다. 따라서 주차장이 2층부터 6층까지 있지만, 휠체어장애인은 2층부터 4층까지만 이용할 수 있었다. 롯데마트 2층의 푸드 코트는 출입문이 없고 통로도 넓어서 식사 장소로 추천할만했다. 하지만 음식 주문 시 본인이 직접 가지고 와야 해서 주변의 배려가 필요하다. 화장실의 경우 2층부터 4층까지 있었는데, 출입 통로가 좁아서 휠체어로 이동하기에 불편했고, 장애인 화장실이 있었지만 ‘고장’ 스티커가 문에 붙여져 있었다. 하지만 내부를 확인해보니 정상적으로 작동이 되어서, 실제 장애인이 ‘고장’이라고 붙여진 스티커를 보고 돌아섰을 생각을 하니 무척이나 안타까웠다.

▲ 통로가 넓고 쾌적했던 롯데마트 2층 푸드코트
▲ 고장이라고 표시되어있지만 실제로 작동이 잘 되고 있어서 혼란을 주었던 장애인 화장실
 
     그리고 남산공원을 갈 수 있는 8번 출구와 드라마 미생의 촬영지인 서울스퀘어를 갈 수 있는 9번 출구는 휠체어는 갈 수 없는 계단으로 시작했고, 이 곳들을 가고 싶다면 한참 돌아가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계단이어서 안타까웠던 드라마 미생 촬영지인 서울스퀘어로 가는 길

함께 넘어갈 수 있는 문턱들
     사적 제 284호인 구 서울역사, 문화역 서울284는 1925년 경성역의 모습으로 복원되어 시민과 소통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활용되고 있었다. 지하철역에서 이동 시에는 1번 출구 쪽 엘리베이터를 이용하고, 서울역에서 이동할 때에는 서울기차역 1번 출구와 2번 출구 사이에 있는 경사로를 이용하여 내려오면 된다. 문화역 서울284는 근대 건축물 중 가장 뛰어난 외관을 갖고 있으며 전시와 공연, 교육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어 볼거리를 안겨준다. 또한 실내에 장애인화장실과 엘리베이터를 갖추고 있다. 하지만 출입구에 낮은 문턱이 있고, 전시 내용에 따라 전시장 입구에 문턱들이 생기기도 해서, 우리가 조금만 관심을 가진다면 장애인분들이 충분히 관람을 즐길 수 있을 것 같았다. 진행 중인 행사가 없을 때에는 역사를 개방하지 않으니, 미리 홈페이지(http://www.seoul284.org/)에서 확인을 하고 방문하는 것이 좋겠다.

     서울역 15번 출구 건너편에는 국립극단이 있었는데, 장애인증 또는 복지카드 지참 시 50% 할인을 해준다. 빨간 건물이 너무나도 예뻐서 꼭 한번 공연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휠체어 지정 좌석이 없고, 연극을 관람하기 위해서는 높은 문턱을 올라야 해서 아쉬움을 남겼다. 국립극단에 미리 연락을 하면 직원이 공연을 볼 수 있게 안내해준다고 하니, 용기를 내보자. 국립극단 안에는 공연장 이외에도 파라솔이 놓인 평평한 마당과 경사로가 설치된 문화공간도 있으니 쉬었다 가도 좋겠다.  
 
▲ 빨간 건물이 너무나도 매력적이었지만 공연장 입구가 계단으로 되어있어서 아쉬웠던 국립극단

▲ 공연장과 함께 쉴 수 있는 문화공간이 있는 국립극단 

서울역에서 장애인을 만나다
     서울역 안으로 들어가 보면 먼저 입구인 2번 출입구 왼편에 서울역사를 안내해주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안내도가 있다. 그리고 서울역사 안의 음식점과 모든 가게에는 문턱이 없고 대부분 자동문이어서 장애인이 이용하기에 편리했다. 실제로 식사를 하는 휠체어 장애인분들을 만날 수 있었고, “여기 음식 맛있어요?” 라고 묻자 웃으시면서 “네!” 라고 대답하셨다. 서울역은 내부 지도가 잘 그려져 있고, 장애인 화장실도 잘 마련되어 있었으며 들어가는 입구 또한 복잡하거나 구석에 있는 것이 아니어서 편리했다.
 
▲ 턱이 없고 자동문으로 되어있는 서울역사 내부의 음식점들

     서울역사 3번 출구로 나오면 공항철도로 가는 출구가 보이는데, 들어가서 바로 왼쪽을 보면 엘리베이터가 위치해있다. 서울역사 내부의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으로 내려오면 바로 앞에 15번 출구가 있고 밖으로 나오면 경사로가 있어 휠체어로 이동하기 편리하다. 그리고 좌측으로 가면 실외 주차장이 보이는데, 유료주차장이지만 장애인은 50%할인이 된다.

 ▲ 서울역 주변 롯데마트의 주차장/ 장애인 주차공간이 잘 마련되어있는 서울역 지하주차장
 
총평

접근성 ★★☆☆☆
다양한 호선이 있어 접근은 편리할 수 있지만, 서울역을 제외한 주변의 건물들로 이동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편의성 ★★★☆☆
지하철역사 자체는 출구마다 대부분 장애인용 리프트 혹은 엘리베이터가 설치되어 있다. 하지만 주변의 건물들은 출입구가 미닫이문으로 되어있고, 롯데아울렛의 경우 엘리베이터 앞에 계단이 있어서 절망적이었다.
재미 ★★★☆☆
서울역 기차역사가 넓어서 이것저것 볼거리가 많고 각 지방 특산품을 만나볼 수 있는 공간도 있다. 외부에 있는 예전 서울역사, 문화역 서울284도 흥미롭다. 하지만 미생촬영지인 서울스퀘어로 이동하는 길과 국립극단 앞이 계단이어서 이용에 어려움이 있어 안타깝다.
 
 ▲ 서울역사를 이용하고 있는 장애인

     서울역 지하철역의 하루 평균 이용객수는 10만6300명. 2014년 서울메트로 수송·수입 실적 3위로 강남역, 홍대입구역에 이어 세 번째로 이용객이 많은 곳이다. 유동인구가 많아 비장애인도 신경을 곤두세우게 되는 서울역 주변. 오고가는 이 많은 사람들이 장애인을 배려하게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기대해본다.  
 
: 홍보팀 장혜영
사진: 특별한 지도그리기 서포터즈, 홍보팀 장혜영
활동: 특별한 지도그리기 서포터즈 조영훈, 이다인, 이보경, 이수연, 이효정, 최미서